“아무도 가보지 않은 위험한 실험”…구조적 저성장의 산물 ‘마이너스 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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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가보지 않은 위험한 실험”…구조적 저성장의 산물 ‘마이너스 금리’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6.07.0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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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까지 내리면서 1%대 붕괴를 위협하고 있다. 저성장 고착화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구조조정으로 인한 불안감은 확산되고 브렉시트 여파로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더욱 커져가고 있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던 미국 연방준비은행(FRB)도 입장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추가 금리인하 카드를 매만지고 있다.

자칫 0%대 기준금리가 아니라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의미다. 즉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받는 지금과 달리 오히려 보관료를 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신간 『마이너스 금리의 경고』(다온북스)는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마이너스 금리를 취하면서 통화전쟁을 벌이는 이면에 구조적 저성장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마이너스 금리의 시작이 금리저하에 있고, 저금리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구조적 저성장 시대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해 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세계 각국은 근본 원인을 외면한 채 오직 성장 일변도의 경쟁적인 양적완화와 재정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경제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되던 저금리와 마이너스 금리는 고성장은커녕 반대로 마이너스 성장을 가져오는 모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미국·일본·유로존 등 경제 강대국들은 자국의 경기 부양을 위해 화폐 발행 규모를 무제한적으로 늘렸지만 경기 부양은커녕 경제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일본은 엔저를 유발함으로써 아베노믹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했지만 마이너스 금리 상황은 당초 일본은행이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엔화 가치가 7% 상승하고 닛케이 주가 평균도 10%나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책에서는 매우 일반적인 표준 경기회복약이었던 저금리 정책이 한계에 부딪힌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며 마이너스 금리의 세계가 몰고 올 금융·경제의 변화를 예측한다.

예를 들면 마이너스 금리로 대출을 받고 시간이 흘러 대출을 상환할 때 다시 마이너스 금리로 대출을 받으면 오히려 갚을 돈이 적어진다. 이것이 반복되면 결국 갚아야 할 돈은 제로(0)에 가까워진다. 반대로 예금자라면 은행에 이자를 내고 돈을 맡겨야 할지 모른다.

이는 일본경제를 통해 경험한 현실이다.

저자는 곧 우리 눈앞으로 다가오는 마이너스 금리라는 위험한 실험이 가져올 금융·경제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라고 경고한다. 이 길은 아직 세계의 어느 나라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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