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를 다스리는 사람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보통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수학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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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다스리는 사람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보통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수학책』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6.07.0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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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지구의 적도 둘레가 2만7000킬로미터라는 전제 아래 대항해에 나섰다. 13세기 말 베네치아의 마르코 폴로의 보고에 따르면 리스본에서 중국의 천주(泉州)까지 거리가 1만1000킬로미터가 넘기 때문이다.

이런 가정 하에 콜럼버스는 대서양을 지나 서쪽항로를 이용해 중국이나 인도에 이르려는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

포르투갈 왕실의 고문관들은 이 사업에 투자하지 말라고 권유했다. 이들은 옛날 에라토스테네스의 계산을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콜럼버스는 끈질긴 협상 끝에 스페인 왕실의 후원을 받아냈고 1492년 8월3일 출항할 수 있었다. 잘못된 측정이 신대륙의 발견을 가능하게 해준 것이다.

신간 『보통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수학책』(이랑)에는 숫자가 인간과 문화, 세계사의 진보에 미친 다양한 일화들이 소개돼 있다.

저자는 아라비아의 10진법의 보급이 유럽에 계몽주의를 전파했고, 콜럼버스의 대항해는 지구 표면적을 잘못 계산한 덕분이라고 말한다.

또한 파스칼이 왜 계산기를 발명했는지, 뉴턴이 숫자에 어떻게 생각을 담았는지, 힐베르트가 왜 수학에 무한의 개념을 도입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통해 수학이 단순히 수를 세는 도구가 아니라 ‘생각’을 담아내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논리와 수학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그 논리에 따라 인간은 진화를 거듭했으며 문명의 진보와 수 개념의 발달은 어떤 비례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학이라는 말에 머리부터 아파오는 일반인들에게 흥미로운 주제와 다양한 일화를 통해 숫자가 만들어낸 인류의 역사와 진보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참신하다.

 

잔돈을 세고 집 크기와 땅 면적을 헤아리는 일상의 작은 일부터 일식과 월식을 계산하고 스파이들의 암호 전쟁에 이겨 승리자가 된 세계사의 주인공 옆에는 숫자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또한 투탕카멘은 나일 강 범람의 수수께끼를 알고 백성을 다스렸으며 바빌로니아의 학자들은 일식과 월식을 계산해 기득권을 누렸고, 아르키메데스는 수학으로 로마 함대를 물리쳤으며 냉전 시대 각국의 비밀정보부는 숫자로 메시지를 암호화하여 두뇌 싸움을 벌였다.

현재 빈 공과대학 교수로 독일어권 최고의 과학자인 저자 루돌프 타슈너는 “결정적인 수를 알고 그 수를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은 모든 것을 규정하는 최종적인 판단을 할 줄 안다”고 말한다.

즉 ‘수’는 단순히 숫자를 세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성찰이나 합리적 능력의 결과로 인간을 이해하려면 ‘수’의 마법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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