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의 함정…“통계학적 확률은 당신과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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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의 함정…“통계학적 확률은 당신과 상관없다”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6.07.19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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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사람이 있다. 사소한 위험에도 극도로 민감하게 대응하는 소심 씨, 위험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을 저지르고 보는 대범 씨, 위험을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관리한다고 믿는 보통 씨가 그들이다.

소심 씨는 아주 작은 위험에도 노출되기를 극도로 꺼린다. 그것이 평범한 삶의 기준인 1마이크로몰트, 즉 예기치 못한 사고 100만명 중 1명이 사망할 위험이라도 말이다.

이에 반해 대범 씨는 세상에 존재하는 위험에 대해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스카이다이빙은 물론 베이스점핑 같은 큰 위험이 따르는 익스트림 스포츠도 거리낌 없이 즐긴다.

보통 씨는 위험에 민감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대담한 행동으로 위험을 자초하지도 않는다. 그는 위험이 계산 가능하며 적절한 균형 감각을 가지면 이성적으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간 『보통 씨의 일생』(영림카디널)은 이들 세 사람 가운데 다른 두 명에 비해 보통 씨의 삶을 고단하게 그리고 있다.

벨기에 통계학자 아돌프 케틀러가 150년 전 도입한 평균인이라는 통계학적 개념은 오늘날 흔한 것이 되었지만 책에서는 이 세상에 평균인에 꼭 맞는 사람은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한다.

즉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을 나타내는 수치는 그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평균값일 뿐이라는 것이다.

 

나는 평균값을 산정하는 데 표본으로 참여하지도 않았고, 그 표본은 세상에 사는 사람들 가운데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설사 사망 가능성이 높은 사고의 확률일지라도 내가 그런 사고를 당해 사망한다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예를 들어 환자 100명 가운데 30명이 수술로 죽는다고 할 때 내가 수술로 사망할 확률이 30%라는 것은 아니다. 나의 죽음은 항상 100%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확률 계산은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책에서 평균인의 삶을 살며 위험에 대처하려 했던 보통 씨도 어느 순간부터 위험의 평균값이 별 의미가 없음을 깨닫게 된다.

오히려 확률과 통계에 사로잡혀 위험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살기보다 세상의 위험이 나와 무관하다고 여기며 삶을 즐기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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