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항소심 하루 앞두고 백혈병 사과·보상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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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항소심 하루 앞두고 백혈병 사과·보상 발표
  • 김윤태 기자
  • 승인 2014.05.1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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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입원, 그룹경영권 변화 따른 반감 해소 차원 해석도
▲ 지난 3월6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열린 반도체-전자산업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문화제. <반올림 제공>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투병 중이거나 사망한 직원과 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 황유미씨 등 백혈병 피해자들의 항소심 재판 하루 전 전격 발표라는 점에서 진의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4일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백혈병 문제와 관련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합당한 보상을 위한 협상 테이블도 만들겠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저희 사업장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백혈병 등 난치병에 걸려 투병하고 있고 그분들 중 일부는 세상을 떠나셨다”면서 “정말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분들과 가족의 아픔·어려움에 대해 저희가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을 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 권 부회장은 “직원 가족과 반올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지난달 9일 제안한 내용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겠다”면서 “당사자와 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보상과 관련해서는 가족과 반올림, 심 의원 측에 구체적인 의견도 요청했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사과와 제안 내용에 대해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심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전자가 사과와 함께 해결의지를 밝힌 만큼 피해자 가족 및 반올림과 성실히 협의해 조속한 시일 내에 문제가 최종 매듭지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심 의원은 “삼성의 변화가 전제될 때 우리 사회의 경제민주화도,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도 가능하다”면서 “오늘 백혈병 및 직업병 문제 해결의지 표명이 삼성의 변화와 내부혁신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삼성전자의 전격적인 사과와 보상 발표는 고 황유미씨 등 백혈병 피해자들의 항소심 하루 전이라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실제 내일(15일) 오후 4시 서울고등법원에서는 고 황유미씨 유족 황상기씨 등 4명이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 등에 대해 항소한 삼성반도체 백혈병 10차 공판이 예정돼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장기공백으로 인한 그룹 경영권 변화 가능성에 따른 사회적 반감 해소와 고 황유미씨에 이은 패소 가능성 등이 고려됐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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