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부채비율 400% 초과 상장사 40곳…올해 21곳 재무구조 더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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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부채비율 400% 초과 상장사 40곳…올해 21곳 재무구조 더 악화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6.08.3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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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개 중 23곳 영업적자·당기순손실 ‘더블 악재’…LG전자도 잃어버린 6년

273개 중 23곳 영업적자·당기순손실 ‘더블 악재’…LG전자도 잃어버린 6년

매출 5000억원이 넘는 대기업 상장사 중 지난해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의 ‘더블 악재’를 기록한 기업은 23곳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전체 상장사 중 작년 말 부채비율이 400%를 넘은 40개 기업 중 21곳은 반년 사이 재무상황이 더 안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개사는 올 상반기에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31일 한국2만기업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매출 5000억원 이상 대기업에 속하는 상장사는 273곳으로, 이중 영업적자를 본 기업은 27곳(9.9%)이나 됐다.

상장대기업 10곳 중 1곳은 영업활동으로 마이너스를 맛봤다는 얘기다.

영업흑자를 냈더라도 회사에 이익이 남지 않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회사는 영업적자 기업보다 두 배 더 많았다.

당기순손실을 낸 기업 수는 273곳 중 55곳(20.1%)이었다. 5곳 중 1곳은 작년 한 해 회사 금고가 줄줄 새나갔다는 의미다.

273개 대기업 중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곳은 53개 회사였다.

특히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이라는 ‘더블 악재’ 폭탄을 동시에 맞은 기업도 23곳(8.4%)이나 됐다.

이들 23개사 중 11곳은 부채비율도 200% 이상인 ‘고위험 기업’으로 분류됐다. 여기에 포함되는 대표적인 기업이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다.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은 물론 올 상반기 부채비율이 작년 말보다 더 나빠졌다. 지난해 말 기준 7000%가 넘는 부채비율은 올 상반기에는 자본잠식에 빠지고 말았다.

상반기 정기보고서 기준으로 자본잠식 웅덩이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필요한 자금만 해도 1조2000억원이 넘는다. 외부 수혈이 없으면 생존에 위협을 맞는 수준까지 다다른 셈이다.

STX도 비슷한 상황이다. 역시 작년 말 영업적자·당기순손실·1300%가 넘는 부채비율로 트리플 악재 수난을 겪었다. 이런 와중에 올 상반기에는 자본잠식 상황까지 이르렀다. 3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지원해야 자본잠식 굴레에서 겨우 벗어날 수 있는 정도다.

이들 두 기업과 달리 작년 말 경영 현황으로만 보면 삼성엔지니어링의 앞날이 가장 어둡다. 삼성엔지니이링은 지난해 말 자본잠식 상태에 영업손실 1조1369억 원, 당기순손실 1조3492억원으로 삼성 계열사 치곤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런데 반 년 만에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다. 올 상반기 부채비율이 358%로 크게 나아진 것이다. 부채비율은 350% 후반대로 안전지대까지 완전히 빠져나온 것은 아니지만 6개월 전과 비교하면 크게 변화된 양상이다.

대림그룹 계열사인 고려개발도 작년 말 자본잠식 상황을 맞았다. 이런 상태에서 올 상반기에는 자본잠식 상태에서 간신히 빠져나왔다. 그러나 부채비율이 988%로 여전히 높아 삼성엔지니어링과 같은 재무구조 개선은 큰 폭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작년 말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 유탄을 동시에 맞은 23개 상장사 중 현대상선은 올해 현대그룹에서 아예 떨어져 나갔다. 현대상선 역시 지난 해 말 부채비율 1565%에 6255억원이나 되는 당기순손실의 쓴 맛을 봐야 했다.

올 1분기 부채비율은 5307%까지 롤러코스트를 탔다가 올 상반기 1577%로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1000%가 넘는 부채비율은 여전히 현대상선의 앞날에 먹구름이 되고 있다.

대성산업도 불안하기는 매한가지다. 작년 말 부채비율은 734%였고 영업적자(361억원), 당기순손실(1220억원)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재무 건전성에 먹구름이 더 짙게 깔렸다. 부채비율이 1323%로 6개월 전보다 두 배 정도 불어났기 때문이다. 상반기 경영 실적도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라 미래가 다소 어두워진 형국이다.

◇ 부채 400% 기업 40곳서 31곳으로 감소…7개사는 자본잠식

범위를 확대해 작년 말 전체 상장사 중 부채비율이 400%를 넘는 기업(금융업 제외·12월 결산법인 기준) 수는 40곳으로 나타났다. 이중 19곳은 작년 말보다 올 상반기 부채비율이 더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코스닥기업 태양씨앤엘이 꼽힌다. 작년 말 부채비율은 1363%였는데 올 상반기에는 378%로 크게 개선됐다.

금호산업도 498%에서 299%로 300% 이하대로 떨어졌다. (주)한라도 414%에서 275%로 재무구조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과 달리 21곳은 불과 반년 사이 재구구조가 더 악화됐다. 21곳 중에서도 7곳은 아예 자본잠식 상태로 돌아서고 말았다. 여기에는 대우조선해양과 STX 이외에 현대시멘트, 넥솔론 등이 포함됐다.

자본잠식은 아니지만 올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이 1000%를 넘는 고위험 기업도 9곳으로 파악됐다.

한진해운이 여기에 속했다. 작년 말 817%였던 부채비율은 올 상반기 1011%로 더 높아졌다. 회사의 존립 자체가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한진해운의 올 상반기 부채총액은 6조285억원이었지만 자본은 5959억원에 불과했다.

같은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부채 상황도 비슷한 형국이다. 대한항공의 작년 말 부채비율은 904%였는데 6개월 만에 1108%로 부채가 더 늘어났다.

현진소재도 613%이던 부채비율이 올 상반기에는 1277%로 치솟았다.

작년 말 부채비율이 400%를 넘었던 40개 상장사는 올 상반기 31곳으로 줄었다. 9개 상장사는 부채비율 400% 이상에서 300%대 이하로 떨어졌다는 얘기다.

◇ LG전자, 2010년부터 연속 당기순손실 기록

2만기업연구소는 올해 LG전자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을 동시에 기록한 23개 대기업 명단에 LG전자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작년 말 영업적자 175억원, 당기순손실액 3558억원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중 당기순손실은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 6년간 누적된 당기순손실 금액만 1조9679억원이나 됐다. 이 기간 동안 부채는 3조8564억원 더 증가하고 말았다.

또한 올 상반기 LG전자 부채비율은 195.3%였지만 1분기에는 200%를 상회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성적표는 흑자였지만 크게 웃을 수도 없는 입장이다. 상반기 흑자를 기록했어도 하반기에 적자로 돌아선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오일선 한국2만기업연구소 소장은 “올 한 해는 LG전자에 있어 잃어버린 6년에 대한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인지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올해 경영 성적표도 여느 해처럼 좋지 않을 경우 LG전자에 위기 경보 등이 켜짐은 물론 그 여파가 국내 전자 부품 중견·중소업체까지 미쳐 국내 전자 산업이 다소 후퇴할 수 있는 분깃점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소장은 “향후 LG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이 약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더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자금과 인력 등의 화력을 집중하는 전략을 펼쳐 기업의 새로운 발전 도약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각 기업의 사업보고서와 반기보고서를 기초로 조사가 이뤄졌다. 해당 수치는 각 기업의 개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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