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우위의 최우선 요소 ‘진입장벽’…“높이 쌓든가 혹은 은근슬쩍 들어가 경쟁하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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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우위의 최우선 요소 ‘진입장벽’…“높이 쌓든가 혹은 은근슬쩍 들어가 경쟁하든가”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6.09.13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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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들은 종종 전략과 계획을 혼동한다. 고객을 유인하는 계획이나 마진을 늘릴 수 있는 계획을 모두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략은 성공을 유지하거나 확보할 수 있는 계획이다. 상품·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아이디어라고 다 전략이 아닌 것이다. 또한 고객에게 충분한 수익을 내고 물건을 팔 수 있는 단순한 요령 역시 전략이 아니다.

전략은 경쟁자의 행동이나 대응에 깊이 집중한 계획을 칭한다. 경쟁우위를 만들고 보호하고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전략적 사고의 핵심인 것이다.

모든 시장 참여자에게 공평하게 열려있는 자유경쟁시장은 참여자의 수익을 최소화한다. 그 이상의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다른 경쟁자가 할 수 없는 그 무엇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경쟁우위의 덕을 봐야 한다는 의미다.

신간 『경쟁우위전략』(처음북스)는 모든 사업의 전략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돼야 한다면서 이를 실현할 최우선 요소로 ‘진입장벽’을 화두로 내건다.

콜롬비아대한 경영대학원에서 금융·자산관리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 브루스 그린완드는 책에서 월마트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월마트는 초기 전국적인 할인매장은 아니었지만 아칸소 지방에서는 우위에 있는 할인마트였다. 지역적으로 잘 짜인 물류 시스템을 이용해 획기적인 영업 이익을 내고 있었던 것이다.

한 지역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조금씩 확장해 나간 곳에서도 역시 성공을 거두었다. 지엽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다른 경쟁자가 들어올 틈을 만들지 않은 것이 성공의 기반이었다.

그러나 이런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동일한 방법을 지역적 기반이 없는 곳에서 펼치려 하면 실패하고 만다는 사실을 월마트는 보여주었다.

대표적인 곳이 대한민국이었다. 한국에서 월마트는 지엽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기존 사업자가 아니라 신규 진입자 입장이었다. 그러나 위치를 고려하지 않고 미국에서와 동일한 방식으로 사업을 하려 했던 것이 실패의 원인이 됐다.

그렇다고 지엽적 규모의 경제가 모든 기업에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는 지엽적이라는 의미를 물리적 지역에 한정하지 않는다. 제품군에서 지엽적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도 있다는 것이.

라우터 분야에서 지엽적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뛰어난 영업실적을 달성한 시소코 같은 기업이 대표적인 예다.

 

저자는 사업 전략을 짤 때 내가 속해 있는 산업군에 진입장벽이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만약 진입장벽이 있다면 그 장벽 안에 내가 있는지, 밖에 있는지를 아는 것부터 시작한다. 만약 진입 장벽이 없는 사업, 즉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시작할 수 있는 사업군에 있다면 따로 전략이란 게 필요하지 않다. 모두 동일한 조건이라면 회사 내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극대화한 효율이 다른 회사의 효율보다 떨어진다면 조용히 손을 털고 나오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결국 성공하는 사업이란 진입장벽을 높이 쌓든지, 아니면 은근슬쩍 진입장벽 안으로 들어가 경쟁하든지 두 가지 중 하나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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