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던졌던 모진 말들의 후회”…안병호 시화전 ‘표현 잘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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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던졌던 모진 말들의 후회”…안병호 시화전 ‘표현 잘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 한정곤 기자
  • 승인 2016.10.28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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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을 향해, 46×70cm, 2016

작품을 통해 작가의 성격과 품성 등을 알 수 있을까? 더러 글이나 그림으로 자신을 미화하면서 전혀 딴판으로 살고 있는 작가들이 활개치고 있는 것을 보면 작품만으로 내면을 온전히 알기에는 부족한 듯하다.

최근 문화계에 불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성폭력 논란을 보면 어쩌면 ‘작가 따로 작품 따로’라는 잣대를 쉽게 들이대는 일반화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일반화의 오류에서도 안병호 작가는 예외다.

LG이노텍에서 근무하며 시인이자 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여름이었다. 선머슴 같은 차림으로 인사동에 나타난 그는 영락없는 동네말썽꾸러기 소년 그대로였다. 순수하면서도 천진난만한, 격의 없이 사람들을 대하는 그를 보면서 부러움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무언가 이해관계에 따라 사람을 가리지 않고 한결같은 그에게서는 즐겁고 행복한 삶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둘이 함께, 70×46cm, 2016

여기에 그가 첫 대면에서 내밀었던 시집 『내 안에 품은 달』을 본 후에는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며 그리움을 안고 살고 있는지도 보여주었다.

멀리서 찾지 않은, 주변의 친숙한 언어로 쓰여진 그의 시는 내가 보았던 그의 외면과도 다르지 않았다. 치열한 고민도 굳이 밀어내지 않고 오히려 가까이 하며 극복하려는 몸부림이 그의 시어(詩語) 곳곳에서 보였기 때문이다.

▲ 있을 때 잘혀, 69×69cm, 2016

“꿈을 위해 도전하는 사람에겐 없는 길도 생기지만 꿈이 없는 사람에겐 다니던 길도 사라진다.”

오는 11월1~17일 충북 보은군 속리산 미 갤러리(법주사 매표소 옆)에서 개인시화전을 갖는 그의 작품 ‘꿈을 향해’에 등장하는 말이다. 뱀처럼 꾸불꾸불한 길 옆에 마치 롤러코스터가 질주하듯 글을 올렸다. 삶이라는 게 오르막이 있으면 급격한 내리막도 있는 법 아닌가.

다른 작품 ‘넉넉한 마음’, ‘둘이 함께’, ‘부부’, ‘있을 때 잘혀’ 등에서도 평소 그의 언행과 같은 해학과 풍자가 읽혀진다.

특히 한글 붓글씨를 통해서도 의미가 전달되는 그의 시화(詩畵)들은 동심을 불러일으키며 따뜻한 미소를 부른다.

▲ 부부, 46×35cm, 2016

지난해 전국투어 시화전으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며 만날 사람은 다 만나고, 하고 싶은 일은 다하는 성격이라는 스승 김문태 작가는 “서둘지 않고 천천히 익히고 준비한 작품들이 이제는 부끄럽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이렇게 표현한다.

“힘들 때 가족·친구들한테 모질게 말을 한 것이 화근이 되어 다 떠나고 혼자 외톨이가 되었을 때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기분 좋은 표현이 성공의 지름길이란 걸 왜 몰랐을까? 후회가 되어 많은 분들이 시와 작품을 보고 후회 없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안병호 작가와 전시 팸플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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