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싸움의 방식 바꾼다”…롯데그룹 형제간 분쟁 ‘3라운드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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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싸움의 방식 바꾼다”…롯데그룹 형제간 분쟁 ‘3라운드 초읽기’
  • 한정곤 기자
  • 승인 2016.11.0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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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잡지 ‘다이아몬드’ 특집기사서 전망…“누가 이기든 롯데그룹 지배구조 변화 전환점”
▲ ‘암흑의 롯데-독재가 낳은 부패경영’이라는 제목의 11월5일자 일본 잡지 ‘다이아몬드’의 10페이지 분량의 롯데그룹 특집기사.

일본 잡지 ‘다이아몬드’ 특집기사서 전망…“누가 이기든 롯데그룹 지배구조 변화 전환점”

롯데그룹의 비자금 수사에 대한 검찰의 오너 일가 불구속 기소와 신동빈 회장의 경영쇄신안 발표로 일단락된 것처럼 보이는 롯데그룹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3라운드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나왔다.

일본 주간지 ‘다이아몬드’는 지난달 31일 발행한 최신호에서 “창업가에서 3명이 불구속돼 한국 롯데에 대한 한국검찰의 비자금수사가 축소돼도 수사의 발단이 된 집안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다”며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된 것이 아니다는 것이다.

두 형제는 지난 3월과 6월 두 번의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놓고 표 대결을 했지만 신동빈 회장이 모두 승리했다. 그러나 연패한 신동주 전 부회장은 멈출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암흑의 롯데-독재가 낳은 부패경영’라는 제목으로 10페이지에 걸친 다이아몬드의 특집기사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를 장악하고 있어 몇 번이고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 신 부회장 역시 ‘이길 때까지 계속할 생각’이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즉 신동빈 회장이 계속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몇 차례가 될지 모르는 주주총회에서 계속 이겨야 한다는 의미다.

다이아몬드는 “싸움에서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의결권의 31%를 가진 종업원지주회”라며 “신동주 전 부회장이 앞선 두 번의 주총과 달리 싸움의 방식을 바꿀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의 종업원지주회의 이사장이 ‘신동빈파’로 분류돼 같은 싸움방식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 다이아몬드 특집기사의 표를 번역해 재구성.

주총에서 지주회의 표는 이사장의 일임으로 결정되는데 지난 두 번의 주주총회에서 이사장은 신동빈측에 표를 던졌다.

다시 말하면 신 전 부회장 측은 이사장에게 일임된 의결권을 통일하는 대신 주주가 의안에 대해 찬반 양쪽에게 표를 던지도록 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다이아몬드는 “신동주 전 부회장도 이같은 지주회의 와해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전하며 “다만 통일하지 못하도록 행사할 경우 실명투표가 되기 때문에 회원들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잡지는 두 형제간의 싸움에서 누가 이기든 지배구조 변화를 불러와 롯데그룹에게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신동빈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롯데홀딩스의 경영권을 빼앗겼을 때 한국롯데 회장의 자리를 사수하고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자본 관계를 약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신 회장은 한국롯데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호텔롯데를, 일본에서는 제과회사인 롯데를 상장할 예정이다.

▲ 다이아몬드 특집기사의 표를 번역해 재구성.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한국에서는 호텔롯데의 상장을 겨냥하고 일본에서는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상장이 예상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장악했을 경우 롯데가 일본기업이라는 인상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의 지배비율을 낮추고 한국의 소비자에게 한국롯데가 독립 기업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형제싸움을 계기로 일본롯데와 한국롯데의 자본관계가 크게 바뀌게 되고 창업 때부터 닫혀있던 롯데의 경영도 만천하에 드러나게 될 것으로 다이아몬드는 분석했다.

▲ 다이아몬드 특집기사의 표를 번역해 재구성.

다이아몬드는 한국롯데 전 간부의 말을 인용해 신동빈 회장 취임 이후 두드러졌던 ‘단기이익 추구’ 경영이 롯데그룹을 파행으로 몰고 갔다고 꼬집기도 했다. 즉 “롯데의 창업주인 신격호가 장기이익을 중시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신동빈 체제에서는 눈앞의 결과만을 추구하는 기업문화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성과주의에 사로잡혔던 사람은 현장의 사원들만이 아니라 오히려 신동빈 회장 자신이었다고 잡지는 분석했다. 삼성그룹과 현대그룹에서 벌어진 ‘형제의 난’을 예로 들며 유교의 나라인 한국에서는 능력보다 나이가 중요시되고 기업의 경영은 장남이 잇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때문에 차남인 신동빈 회장도 유교의 관례를 ‘성과’로 뒤집으려고 했다는 롯데홀딩스 관계자의 말을 덧붙였다.

다이아몬드는 “신동빈에게 있어 자신이 롯데의 총수가 되기 위해서는 신동주를 추방하는 것 외에는 없었다”며 “지난해 초 발발한 신동주의 해임을 시작으로 일어난 집안싸움은 이러한 복잡한 배경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한편 지난달 25일 신동빈 회장의 경영쇄신안에 대해 다이아몬드는 “개혁안을 계기로 롯데가 과도한 성과주의에서 탈출하고 준법 경영을 이루는 등 변할 수 있을 것인가”를 묻고 “재생의 열쇠를 쥐고 있는 개혁안의 성패는 바로 신동빈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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