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앞둔 권오준 포스코 회장 구설수 곤욕…“정권교체기 흑역사 끊는 계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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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앞둔 권오준 포스코 회장 구설수 곤욕…“정권교체기 흑역사 끊는 계기돼야”
  • 한정곤 기자
  • 승인 2016.11.1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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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난한 구조조정·1조클럽 복귀 ‘긍정론’ vs 부인 박충선 교수 역할론·최순실 의혹 ‘부정론’
▲ 포스코는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회장들이 바뀌는 흑역사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다. 원안은 내년 3월 임기를 앞두고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권오준 회장.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연임을 둘러싸고 포스코 안팎에서는 물론 재계에서도 논란이 뜨겁다.

핵심은 무난한 구조조정을 이끌고 있어 연임에 문제가 없다는 긍정론과 연구원 출신의 백면서생으로 회장 선임 배경부터 재임 중 갖은 구설로 인한 부정적 견해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긍정론의 배경에는 4년 만에 1조 클럽에 복귀한 3분기 경영실적과 대과 없는 구조조정 수행능력이 꼽히고 있다.

반면 부정론자들은 성진지오텍 2900억원 출자, 그룹계열사 사장의 하극상 해프닝, 최근 최순실씨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포레카 매각을 둘러싼 의혹 등을 내세우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연임 여부는 주주총회 3개월 전인 오는 12월까지 이사회에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

사실상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의미로 권오준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가 시급한 이유다.

권 회장에 대한 연임 긍정론은 대체로 3분기 경영실적의 호조와 구조조정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서 비롯된다.

포스코는 지난달 26일 기업설명회를 통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2조7476억원, 영업이익 1조343억원, 순이익 4755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4년 만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재가입했다면서 이러한 실적의 배경에는 권 회장의 철강에 대한 첨단적 시각과 고부가가치를 지향하는 경영 마인드가 효과를 발휘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포스코의 지속성장을 위한 강력한 구조조정의 효과가 경영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3분기 포스코의 실적은 중국의 강력한 생산감축에 따른 철강 가격 상승에 의한 일시적인 것으로 지속적인 경영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실제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매년 약 2500만톤의 철강 생산량을 감축해 향후 1억~1억5000톤 규모의 철강 생산량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중국 철광석 수입도 8080만톤으로 지난 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철강 제품 수입은 108만톤으로 9월에 비해 4.4% 줄었고 수출도 9월보다 12.5% 감소한 770만톤을 기록했다.

철강 업계의 수익이 줄고 비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업체들이 생산량을 감축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이 가속화하면서 연초 톤당 40만원 수준이던 중국산 철근의 국내 유통가격은 50만원에 근접해 있다. 같은 기간 국내산도 45만원에서 50만원을 넘어섰다.

철근뿐 아니라 스테인리스(STS)·열연 등 여타 철강재 가격 상승도 전망되고 있다.

권 회장 유임 긍정론자들이 앞세운 실적은 경영능력보다 대외적인 환경의 영향이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반면 부정론의 중심에는 권 회장의 회장선임 자체가 잘못됐다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포스코 내에서 존재감조차 없었던 연구원 출신의 권 회장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회장에 선임될 수 있었던 데에는 ‘보이지 않은 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줄곧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난맥상이 드러나면서 권 회장의 부인인 박충선 대구대 교수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교수는 박 대통령의 서강대 2년 후배로 지난 2003~2005년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을 역임했다.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경북 달성) 시절로 서로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포스코가 미르·K스포츠 재단에 49억원을 출연하는 과정도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당시 이사회 의장이었던 박병원 한국경총회장이 출연금 관련 이사회에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며 개인적인 푸념을 토로한 대목에서 누군가의 입김에 의한 강제 출연 여부가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계열 광고회사인 포레카 강탈 과정에서는 권 회장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경향신문은 당시 포레카 대표였던 김영수씨의 대화 녹취록을 통해 비선실세인 최순실씨와 차은택씨가 지분강탈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안종범 청와대 수석과 권오준 회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경영능력과 관련해서도 부실인수의 대표적인 기업인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에 2900억원의 출자해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 점,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타난 조직관리에 대한 리더십의 부재 등이 지적되고 있다.

포스코는 그동안 정권교체시마다 회장들이 바뀌는 흑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를 역설적으로 보면 5년 단임의 정권 하에서 3년 임기의 회장 연임은 신·구 정권과 시기가 겹쳐 흑역사가 반복되는 빌미가 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때문에 포스코 안팎에서는 권오준 회장에 대한 공과의 평가를 떠나 연임에 성공해 다음 정권으로 넘어갈 경우 포스코는 또 다시 지난 흑역사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회장 선임 당시부터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임기 동안에도 온갖 구설수를 낳은 장본인인 권오준 회장이 마음을 비우고 이 같은 포스코의 흑역사를 멈추게 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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