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와 누각을 배경으로 한 옛 선비들의 풍류…『정자에 올라 세상을 굽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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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와 누각을 배경으로 한 옛 선비들의 풍류…『정자에 올라 세상을 굽어보니』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6.12.1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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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각과 정자는 옛 선비들의 풍류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당대의 선비들이 모여 자연을 벗 삼아 문장과 시문으로 교류하며 소통했는가 하면 시대에 맞서 대쪽 같은 기개를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명망 있는 선비나 유림들이 경영하던 누정은 자연스레 문인 배출의 양성소 역할을 하기도 했다.

신간 『정자에 올라 세상을 굽어보니』(인북스)에는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한국의 대표적인 누각과 정자 22곳을 찾아 누정을 소재로 한 시와 누정의 현판에 걸린 누정시 210여편이 소개돼 있다.

특히 선비들이 남긴 시문뿐 아니라 각 누정마다 창건자와 시대적 배경, 지리적 환경, 주변의 풍광과 인물에 얽힌 일화들을 기술해 역사문학 기행이라는 특성도 살렸다.

 

누정시를 남긴 시인 묵객은 신라 시대의 최치원을 비롯해 고려의 이규보, 문익점, 이색, 정몽주 등과 조선시대의 하륜, 이이, 정철, 이산해, 김시습, 김병연, 서거정 등 역사의 고비마다 중요한 역할로 이름을 떨친 선비들이 주류를 이룬다.

작품의 창작 배경과 문학적 의의는 물론 시를 쓴 인물에 얽힌 영욕의 역사를 함께 조명해 문인 선비들의 풍류와 기개, 예술적 향기를 오롯이 감상할 수 있게 했다.

권력의 정점에서 세상을 호령했던 이들이 굴곡진 삶을 겪고 나서 누정을 짓고 강학에 전념해 재기를 다지거나 마음을 추스르며 귀거래사를 읊었음을 상기할 때 누정시는 선비들이 정신을 수양하며 살아가는 지혜를 모색하는 하나의 수단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우리의 산하 곳곳에 남아 있는 누정시의 무늬와 결을 역사문학적 관점에서 살펴 한국 정신문화의 굳건한 기둥 역할을 해온 선비정신의 숨결과 고전문학의 향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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