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시대와 프런티어 손실이 불러올 미래는”…『자본주의의 종말, 그 너머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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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시대와 프런티어 손실이 불러올 미래는”…『자본주의의 종말, 그 너머의 세계』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7.04.11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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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는 사회주의라는 자양분을 먹고 자라는 나무다. 자본주의에 내재된 모순을 사회주의의 각종 제도적 장점을 통해 극복하며 발전해 온 것이다.

이제 그나마도 한계에 이르렀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자본주의는 21세기 들어 점차 기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자본주의와의 이별을 준비하는 서적들도 쏟아지고 있다. 20세기 말 사회주의 역사가 종말을 고했듯이 21세기 초반부터 포스트 자본주의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신간 『자본주의의 종말, 그 너머의 세계』(테이크원)도 근대 자본주의가 최종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주장하며, 그 근거와 함께 세계 경제 현황을 풀어내고 있다.

저자인 미즈노 가즈오 일본대학 국제관계학부 교수와 일본 대장성 국제금융국장과 재무관을 역임한 사카키바라 에이스케는 이 책을 통해 제로 금리 시대와 프런티어의 손실에 따른 자본주의 종말의 견해를 밝힌다.

즉 여러 선진국의 국채 이율이 2% 이하에서 제로 금리도 모자라 이제 마이너스까지 내려가는 상황을 인지한 저자들은 이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그 수명을 다했음을 뜻한다고 주장한다.

자본주의는 자본을 넣고 이윤을 얻으며 자본을 자기증식해가는 시스템으로 이자율이 극단적으로 낮은 사태가 오랫동안 계속된다는 것은 이미 자본주의가 자본주의로서의 제 기능을 다하고 있지 못하다고 있다는 의미와 상통한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이미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에 걸쳐 이탈리아 제노바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바로 이 시기를 통해 중세 봉건사회에서 근대자본주의 사회로 변했음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예로 오늘날 이런 이자율 저하 현상 역시 자본주의 시스템이 다른 시스템으로 변화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사실을 간과하고 무조건 성장 전략만을 고집한다면 국가나 국민 모두 큰 고통을 받을 것이라는 게 저자들의 경고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는 “제로(zero) 성장이 좋다고 하면 모두가 가난해지는 것 같은 이미지로 받아들여지지만 그것은 큰 오해”라며 “잉여를 무리하게 모아서 저축해 재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생산한 것을 공유하면서 누리는 것이라서 풍부한 생활을 되찾게 된다”고 말한다.

특히 스페인에서 시작해 영국에서 완성된 근대 자본주의는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유럽은 쇠퇴하고 미국으로 옮겨가게 되지만 20세기 번영했던 미국도 21세기 들어 유럽 선진국과 함께 저성장·저인플레이션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또한 선진국의 프런티어였던 아시아와 아프리카도 세계 경제의 주요국으로 떠오르며 더 이상의 프런티어는 존재하지 않게 됐다.

저자는 이렇듯 프런티어가 소멸됐다는 것은 자본주의의 쇠락을 의미한다고 강조한다. 자본주의는 외부에서 착취·수집해야 유지해나갈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대 자본주의는 더 멀리, 더 빠르게 나아가는 것으로 전개됐지만 이제는 더 가깝게, 더 천천히 걸어갈 수밖에 없는 포스트모던 시기에 들어섰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는 “원래 ‘역사의 위기’에서 다음 시스템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데는 100년에서 200년이 걸린다”면서 “역사의 위기에서 목격자가 되는 것은 거의 접할 수 없는 기회이므로 생각을 바꾸면 이렇게 흥분되는 시대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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