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업 입맛 따라 다른 블라인드 채용…정확한 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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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업 입맛 따라 다른 블라인드 채용…정확한 기준은?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7.09.11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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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공채 시즌이 다가왔다. 이번 채용의 화두는 당연 블라인드 채용이다.

블라인드 채용은 지원자를 선입견 없이 판단하고 능력만으로 회사에 알맞은 인재를 뽑는다는 게 핵심이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기업들은 사진, 학력, 학점, 영어 점수, 수상 내역 등을 배제하고 오로지 실무와 직무수행 능력만 평가하는 블라인드 방식을 적용해 하반기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아예 브라인드 전형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러한 블라인드 채용으로 구직자들은 스펙 쌓기, 학벌 등에서 자유로워졌을까? 오히려 구직자들은 혼란만 더 가중됐다고 말한다.

채용 전형이 기업들의 입맛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진행하는 블라인드 채용 전형을 살펴보면 구직자 지원서에 나이와 학력 등은 기재하지만 사진이나 주소, 수상내역, 자격증 등 일부 항목만 삭제하거나 축소했다. 일부 기업 지원서에는 증명사진이나 어학 점수 등은 기재해야 하며 나이나 학력 등은 삭제토록 했다.

결국 구직자들은 특정 기업에 맞춰 채용을 준비하지 않는 이상 여전히 스펙을 쌓아야 한다.

지원서 항목만이 문제가 아니다. 구직자들은 블라인드 전형을 신설한 기업들의 태도도 이해할 수 없다는 시선이다.

취업준비생 이준열(29)씨는 “일부 기업들은 하반기 채용을 일반 공채와 블라인드 채용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두 전형의 채용 비중을 명시하지 않는 기업도 많을 뿐더러 블라인드 채용으로 합격한다 한들 일반 전형 채용자와 비교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처럼 구직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키는 현재의 채용 방식은 있으니만 못하다. 현재 기준이 되는 정부의 블라인드 채용도 기준이 모호할 뿐만 아니라 기업들 역시 정부 눈치보기식 블라인드 채용에 급급해 있는 모양새다.

정부나 기업 모두 맞춤형 인재 찾기보다는 구직자를 외면한 보여주기식 채용에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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