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을 걱정하는 당신이 기아 문제 해결의 주체”
상태바
“비만을 걱정하는 당신이 기아 문제 해결의 주체”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4.07.24 08: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장 본질적이고 오래된 갈등의 근원, 식량문제의 해법은?
 

전 세계가 공급과잉 시대를 살고 있다. 슈퍼마켓의 진열장에는 온갖 식료품이 넘쳐나고 비만이 사회적 문제가 된 지도 이미 오래다.

식량생산은 이미 인구증가 속도를 추월해 전 지구적인 수확량은 전 지구인의 칼로리 공급에 필요한 양보다 2분의 1이 더 많다.

선진국에서는 식량의 최대 50%가 버려지고, 그 양은 약 2000만톤에 달하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급기야 일부 국가에서는 비만세를 도입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비만세의 필요성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전 세계는 식량위기에 신음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 10억에 이르는 인구가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또 하루 2만5000명이 영양실조와 기아에서 얻은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개발도상국 인구의 약 75%도 먹을거리가 부족해 허덕이고 있다. 넘쳐나는 공급이 적절한 수요처로 배분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는 인류가 지구상에 등장하면서부터 지금까지 계속 안고 왔던 문제다. 인류 역사의 비극인 수많은 전쟁과 갈등의 가장 커다란 원인이었고, 불평등을 고착하고 빈곤을 심화시키는 원인이었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먹고 살기에 부족하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식량 생산량은 넘쳐나고 있다는 게 문제다.

다만 개별 국가들의 자연적, 정치적 특수 상황과 뒤틀리고 왜곡된 세계 경제 시스템 및 투기자본에 노출된 곡물 시장에 의해 문제 해결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게 문제일 뿐이다.

 
기아가 생존에 필요한 식량을 구하지 못해 생기는 문제, 곧 식량 문제라면 반대편에는 비만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 영양학자인 리오바 이인게르트너(Lioba Weingärtner)의 저서 『우리의 비만 그들의 기아』(문학동네)는 단순한 개발 정책이나 원조 정책만으로는 결코 기아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

복합적인 사회 시스템의 일부분으로, 그 시스템 안에서 정치적, 경제적, 생태적, 사회적 요소들이 서로 협력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혁신적으로 식량 정책을 실행할 수 있도록 국가적, 국제적 주체만이 아니라 시민사회와 각 개인까지 행동할 것을 강조하며, 그 방법과 비전을 제시한다.

기아 문제를 해결할 진정한 주체는 비만을 걱정하고 있는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