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린 대로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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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린 대로 거둔다”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8.05.0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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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2강 천명편(天命篇)…하늘의 명(命)을 따르라⑥

[명심보감 인문학] 제2강 천명편(天命篇)…하늘의 명(命)을 따르라⑥

[한정주=역사평론가] 種瓜得瓜(종과득과)요 種豆得豆(종두득두)니 天網(천망)이 恢恢(회회)하여 疎而不漏(소이불루)니라.
(오이를 심으면 오이를 얻는 것이고, 콩을 심으면 콩을 얻는 것이다. 하늘의 그물은 넓고도 넓어서 듬성듬성하지만 새지는 않는다.)

오이를 심으면 오이를 얻고 콩을 심으면 콩을 얻는 이치는 착한 일을 쌓으면 행복을 불러들이고 악한 일을 쌓으면 재앙을 불러들이는 이치와 일맥상통한다.

『천자문』의 스물아홉 번째 문장인 “화인악적(禍因惡積)이요 복연선경(福緣善慶)이라”는 선악(善惡)과 화복(禍福)의 관계를 밝히고 있다. “재앙을 불러들이는 것은 평소 악한 짓을 쌓았기 때문이고 행복은 평소 좋은 일을 쌓아 얻은 경사이다”라는 이 문장의 뜻처럼 행복과 재앙이란 그 사람이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찾아오는 손님과 같다고 하겠다.

다시 말해 행복이란 애써 얻으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재앙이란 애써 피하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행복의 씨앗, 즉 착한 일을 쌓고 쌓다보면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행복의 열매를 얻는 것이요, 재앙의 씨앗 즉 악한 일을 쌓고 쌓다보면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재앙의 열매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경계하고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채근담』에 실려 있는 “착한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이 알아주기를 바라면 그 착한 일 속에는 이미 악(惡)의 뿌리가 자라고 있으며 악한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이 알까 두려워한다면 그 악한 일 속에는 오히려 선(善)의 길이 있다”는 말이다.

다른 사람이 알아주기를 바라고 또한 행복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인위적이고 가식적으로 행하는 착한 일처럼-역설적이게도-악한 일은 없다는 얘기이다.

“하늘의 그물은 넓고도 넓어서 그 사이가 듬성듬성하지만 새지는 않는다”는 말은 악한 일을 해도 당장에는 이렇게 빠져 나가고 저렇게 빠져 나가서 하늘의 죄와 벌을 모면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오이를 심으면 오이를 얻고 콩을 심으면 콩을 얻는 것처럼 악한 일을 쌓으면 재앙을 불러들이는 이치에서 빠져나갈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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