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두기 출신의 자로는 어떻게 공자의 제자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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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출신의 자로는 어떻게 공자의 제자가 됐나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8.07.31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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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7강 存心篇(존심편)…마음을 보존하라⑯
▲ 자로의 초상. 맹자는 자로의 위대한 점을 ‘희문과(喜聞過)’, 즉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잘못을 들으면 기뻐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명심보감 인문학] 제7강 存心篇(존심편)…마음을 보존하라⑯

[한정주=역사평론가] 景行錄云(경행록운) 責人者(책인자)는 不全交(부전교)요 自恕者(자서자)는 不改過(불개과)니라.

(『경행록』에서 말하였다. “다른 사람을 책망하기만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온전히 사귀지 못하고, 스스로 용서하는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고치지 못한다.”)

공자의 제자 중 깍두기 출신에서 일약 지식인(선비)으로 변신한 자로에 대해서는 앞서 소개한 적이 있다. 그런데 자로는 어떻게 그렇게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었을까?

그 답이 맹자의 저서인 『맹자』와 남송 때 『맹자』에 집주(集註)를 한 주희의 저서 『맹자집주(孟子集註)』에 나와 있다. 바로 ‘희문과(喜聞過)’와 ‘지과필개(知過必改)’이다.

『맹자』 공손추 상(公孫丑 上)> 편에 보면 맹자가 자로와 우왕과 순임금의 위대한 점을 언급하면서 사람들에게 거울로 삼으라고 권유한 내용이 나온다. 여기에서 맹자가 우왕과 순임금과 비교할 만큼 극찬한 자로의 위대한 점이 바로 ‘희문과(喜聞過)’, 즉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잘못을 들으면 기뻐했다’는 것이다.

맹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子路(자로)는 人(인)이 告之以有過則喜(고지이유과즉희)하니라.” 풀이하자면 “자로는 다른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말해주면 기뻐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주희는 『맹자집주』에서 “희기득문이개지(喜其得聞而改之)하니 기용어자수여차(其勇於自修如此)하니라”, 즉 “자신의 잘못을 듣고 그 잘못을 고칠 것을 기뻐한 것이니 자신을 갈고 닦는데 이와 같이 용맹하였다”라고 주석을 달았다.

또한 주희 이전 성리학의 기반을 닦은 주염계는 “자로는 자신의 잘못을 듣는 것을 좋아해서 그 명예가 영원토록 빛나게 되었다. 요즘 사람들은 잘못이 있어도 다른 사람이 바로잡아주는 것을 기분나빠한다. 마치 병을 감추고 의사를 꺼려서 자신의 몸을 망가뜨리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언급했다.

더욱이 정명도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잘못을 말해주면 기뻐한 자로야 말로 ‘백세의 스승’으로 삼을 만한 사람이라고 높여 칭찬했다.

하지만 만약 자로가 단지 자신의 잘못을 듣고 기뻐하는 것에 그쳤다면 후세 사람들로부터 이토록 높게 평가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참으로 자로의 위대한 점은 기뻐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자신의 잘못을 듣게 되면 반드시 고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까닭에 『천자문』의 스물두 번째 문장에서는 “知過必改(지과필개)하고 得能莫忘(득능막망)이라”, 즉 “잘못을 알았다면 반드시 고치고, 고칠 수 있게 되었다면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 뜻을 알기 쉽게 풀이한 『주해(註解) 천자문』에서는 “仲由(중유)는 喜聞過(희문과)하여 人有告之以過則喜(인유고지이과즉희)하니 其聞知而必改之(기문지이필개지)라 可爲百世師也(가위백세사야)라”, 즉 “중유는 자신의 잘못을 듣는 것을 좋아하여 다른 사람이 잘못을 말해주면 기뻐했다. 이것은 잘못을 듣고 알아서 반드시 잘못을 고치려고 한 것이니 백세의 스승으로 삼을 만 한 사람이다”고 했다.

여기에서 중유는 자로의 이름이다. 자로는 자(字)인데 예전에는 이름을 귀하게 여겨서 관례(성인식)를 치를 때 자(字)를 지어서 부르게 했기 때문에 『논어』나 『공자가어』를 보더라도 대개 중유보다는 자로로 기록되어 있다.

어쨌든 『천자문』에서도 중국 역사상 자신의 잘못을 알고 나서 반드시 고쳤던 사람을 대표하는 인물로 자로를 꼽았을 정도로 자로는 ‘희문과’와 ‘지과필개’의 고사성어를 상징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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