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배워도 부족하다 생각하고 이미 배운 것은 잃어버릴까 두려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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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배워도 부족하다 생각하고 이미 배운 것은 잃어버릴까 두려워하라”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8.09.0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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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9강 근학편(勤學篇)…부지런히 배워라⑧

[명심보감 인문학] 제9강 근학편(勤學篇)…부지런히 배워라⑧

[한정주=역사평론가] 論語曰(논어왈) 學如不及(학여불급)하고 惟恐失之(유공실지)니라.

(『논어』에서 말하였다. “배우는 것은 마치 미치지 못하는 것처럼 하고 오직 배운 것을 잃어버릴까 두려워해야 한다.”)

만약 “공자가 오늘날까지 성인(聖人)으로 불리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라고 묻는다면 아마도 수백 수천 가지의 대답이 나올 것이다. 공자의 학문인 유학을 전공했다는 학자는 물론이고 공자에 대해 약간의 지식이라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제 나름의 답변을 내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자의 언행록인 『논어』를 읽다보면 “아! 공자는 성인이 될 수밖에 없었구나!” 하고 감탄할 만한 두 가지 중요한 이유를 접하게 된다. 그 하나가 여기에 나오는 ‘학여불급(學如不及)’이라면 다른 하나는 ‘불치하문(不恥下問)’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학여불급’이란 “배울 때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이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부지런히 찾아 다른 사람에게 배우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행여 그것에 미치지 못하거나 배운 것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염려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공자는 스스럼없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논어』 <술이(述而)> 편에 나오는 말이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저절로 아는 사람이 아니다. 다만 옛것을 배우는 것을 좋아하여 부지런히 배워서 알게 된 사람일 뿐이다.”

더욱이 자로에게 ‘안다고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가르치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는 것,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진정으로 아는 것이다.”

다음으로 ‘불치하문’이란 “모르는 것이 있을 때에는 비록 아랫사람에게라도 묻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말은 『논어』 <공야장(公冶長)> 편에 나오는데 제자인 자공(子貢)의 질문에 대한 공자의 답변 중에 등장한다.

일찍이 연암 박지원은 제자인 박제가의 사회개혁서인 『북학의(北學議)』의 서문에서 공자가 성인이 된 까닭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다른 사람에게 묻는 것을 좋아하고 또한 다른 사람이 말해주는 것을 잘 배웠기 때문이다.”

또한 박지원은 공자의 ‘불치하문’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공자가 학문하는 방법에는 다른 것이 없었다. 모르는 것이 있다면 길가는 사람이라도 붙잡아서 물어보는 것이 학문의 올바른 방법이다. 비록 천하고 어린 종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다면 예의염치를 따지지 말고 무조건 묻고 배워야 한다. 단지 부끄러움 때문에 자신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사람에 묻지 않는다면 죽을 때까지 아무런 진전도 없이 고루함에 갇혀서 무지함과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고, 다른 사람에게 배우는 것을 좋아하며, 다른 사람이 말해주는 것을 부지런히 배우면서도 항상 그것에 미치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태도야말로 진정 공자가 성인이 된 까닭이라고 말할 수 있다.

비록 공자와 같은 성인이 아닌 보통 사람이라고 해도 모르는 것이 있을 때에는 아랫사람에게라도 물어서 기필코 알려고 하고 또한 배울 때에는 항상 부족하다고 여겨서 그것에 미치지 못할까봐 두려워하고 잃어버릴까봐 전전긍긍하는 사람이라면 무엇을 배우더라도 제대로 배워서 반드시 성취하는 것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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