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 있고 어질다고 가르치지 않은 자식은 재앙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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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있고 어질다고 가르치지 않은 자식은 재앙의 씨앗”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8.09.05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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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10강 훈자편(訓子篇)…자식을 가르쳐라②

[명심보감 인문학] 제10강 훈자편(訓子篇)…자식을 가르쳐라②

[한정주=역사평론가] 莊子曰(장자왈) 事雖小(사수소)나 不作(부작)이면 不成(불성)이요 子雖賢(자수현)이나 不敎(불교)면 不明(불명)이니라.

(장자가 말하였다. “비록 작은 일이라고 해도 실제로 하지 않는다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자식이 비록 어질다고 해도 가르치지 않으면 현명해지지 않는다.”)

사마광이 집안사람들을 가르칠 목적으로 저술한 『가범』에 보면 총명하고 재주 있는 자식도 사랑만 하고 가르치지 않으면 패륜(悖倫)에 이르고 만다는 옛 이야기가 한 편 실려 있다.

위진남북조 시대 양(梁)나라 원제(元帝) 때 어떤 학사(學士)가 있었다고 한다. 그 학사는 총명하고 재주가 뛰어나서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그런데 그의 아버지는 자식에 대한 사랑이 너무 지나쳐서 올바른 도리를 가르치는 일을 소홀히 여겼다.

그래서 간혹 자식이 말 한 마디라도 옳은 소리를 하면 1년 내내 집 안팎을 떠들썩하게 자랑하고 다녔다. 반면 자식이 잘못된 행동을 하면 감추고 꾸며서 미화하기를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가르치지 않고 스스로 알아서 고치기만을 기대했다. 이 때문에 그 학사는 자기밖에 모르는 안하무인의 완고한 성품을 지니게 되었다.

나이가 들어 결혼을 하고 벼슬도 하였지만 이미 몸과 마음에 깊숙이 배인 난폭함과 게으름과 고집스러움은 고쳐지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심해졌다. 심지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무에게나 “창자를 끄집어내어 북을 만들어버리겠다”는 폭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이고 다녔다.

이렇듯 무도한 언행을 서슴지 않은 그 학사의 최후가 좋았겠는가. 그래서 사마광은 이렇게 말한다. “자식을 사랑만 하고 올바르게 가르치지 않으면 마침내 해악(害惡)만이 있을 뿐이다.”

사마광은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재능 있고 어질다고 생각되는 자식은 사랑으로 대하는 반면 무능하고 어리석다고 생각되는 자식은 소홀히 대하는 잘못을 저지른다고 언급한다.

그러면서 만약 재능 있고 어질다고 해서 자식을 사랑으로만 대하고 가르치지 않거나 또는 무능하고 어리석다고 해서 자식을 소홀히 대하고 가르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식과 집안을 망치는 모든 해악과 재앙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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