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애로운 어머니 밑에서 패륜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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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애로운 어머니 밑에서 패륜아 나온다”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8.09.12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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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10강 훈자편(訓子篇)…자식을 가르쳐라⑧

[명심보감 인문학] 제10강 훈자편(訓子篇)…자식을 가르쳐라⑧

[한정주=역사평론가] 嚴父(엄부)는 出孝子(출효자)요 嚴母(엄모)는 出孝女(출효녀)니라.

(엄한 아버지는 효자를 길러내고, 엄한 어머니는 효녀를 길러낸다.)

공자의 제자 중 증자는 ‘효에 관한 경전’이라고 하는 『효경(孝經)』을 저서로 남길 만큼 효도로 큰 명성을 남긴 인물이다.

『효경』은 유가 사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배우고 익히는 13경(十三經) 가운데 하나로 유학자라면 필독해야 하는 서책이었다. 증자는 특히 자식을 대할 때는 엄숙하고 근엄하게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역설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군자는 자식을 사랑하되 얼굴에 드러내지 않는다. 자식에게 일을 시키되 안쓰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반드시 도리로 가르치고 따르게 하되 강압적인 말로 복종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비록 마음속으로는 깊이 사랑하더라도 밖으로는 표현하지 않고 항상 엄숙하고 무게가 있게 대할 뿐 얼굴에 기뻐하는 기색을 나타내지 않는다. 자식을 도리로 가르치고 따르게 하지 않는 것은 자식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비록 자식이라고 해도 강압적인 언행으로 복종을 강요하면 어버이의 은혜를 상하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시간을 두고 점차 어루만지는 방법으로 자식을 이끌어야 한다.”

부모가 자식을 대할 때에는 엄숙하고 근엄하며 무게가 있게 대해야 비로소 자식이 부모의 말을 두려워하고 조심하며 삼가 따르기 때문에 “엄한 아버지는 효자를 길러낸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록 그렇다고 해도 강압적인 말로 복종을 강요하면 자식 역시 부모의 사랑과 은혜를 의심한 나머지 심성이 삐뚤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부모된 사람은 지나치게 자식을 혹독하게 가르치는 것 또한 두려워하고 조심하며 삼가야 한다.

사마광은 『가범』에서 자식을 대하는 어머니의 마음가짐에 대해 지적하면서 “자애롭지 못한 어머니가 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지 말고, 사랑할 줄만 알고 가르치지 않은 어머니가 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애로운 어머니 밑에서 패륜아가 나온다”는 옛 사람의 말을 인용해 어머니가 된 사람이 자식을 사랑하기만 하고 가르치지 않게 되면 자식은 잘못된 곳에 물들고 큰 죄악에 빠져서 형벌을 받게 되어 일신을 망치게 된다고 했다.

자식이 일신을 망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죄가 아니라 올바르게 가르치지 않은 어머니의 죄라는 것이 사마광의 주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엄한 어머니가 효녀를 길러낸다”고 하겠다.

효자와 효녀라면 절대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욕되고 부끄럽게 하는 짓은 하지 않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거나 원망을 사는 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부모된 사람은 자식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도 엄숙하고 근엄하게 자식을 가르쳐야 한다는 게 증자와 사마광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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