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거울로 몸가짐 살필 수 있고, 지나간 과거로 현재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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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거울로 몸가짐 살필 수 있고, 지나간 과거로 현재를 알 수 있다”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8.10.0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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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11강 성심편(省心篇) 상(上)…마음을 살펴라⑨
▲ 공자의 초상.

[명심보감 인문학] 제11강 성심편(省心篇) 상(上)…마음을 살펴라⑨

[한정주=역사평론가] 子曰(자왈) 明鏡(명경)은 所以察形(소이찰형)이요 往古(왕고)는 所以知今(소이지금)이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맑은 거울은 몸가짐을 살펴볼 수 있는 바탕이고, 지나간 과거는 현재를 알 수 있는 바탕이다.”)

앞서 『공자가어』 <곤서> 편이 공자와 제자들이 천하 주유 때 서로 힘을 합쳐 곤액과 환난을 이겨낸 사실을 격려하고 맹세한 내용이라면 <관주(觀周)> 편은 공자가 꿈에 그리던 주(周)나라를 직접 방문해 명당(明堂)과 종묘(宗廟) 등을 관람하며 찬란했던 옛적 문물과 제도를 배우고 기리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공자는 자신이 생존한 춘추시대 말기를 사람들과 세상이 인(仁)과 덕(德)을 떠나보낸 시대라고 보았다. 그래서 인(仁)과 덕(德)으로 백성과 천하를 다스렸던 요임금과 순임금 그리고 고대 3왕조(하나라·은나라·주나라)를 창업한 3왕(우왕, 탕왕, 문·무왕)의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순과 3왕의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그것은 ‘천자는 천자답고 제후는 제후답고 대부는 대부답고 백성은 백성답게’ 처신하고 행동하는 예악(禮樂)의 질서를 다시 세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주나라 왕실이 종법제(宗法制)와 분봉제(分封制)를 통해 제후국을 질서 있게 다스렸던 시대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공자가 꿈꾼 이상적인 정치 체제였다.

또한 주나라의 문물과 제도를 복구하는 것, 그것이 바로 공자가 꿈꾼 이상적인 문화 사회였다.

공자가 천하 주유를 마치고 다시 노나라로 돌아와 말년을 오로지 『서경』, 『시경』, 『주역』 등의 편찬 저술에 전력을 쏟았던 까닭 역시 자기 시대의 혼란과 분열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주나라의 정치와 문화를 복원하는 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공자의 철학과 개혁노선이 ‘복고주의’라고 불리는 것은 바로 요․순임금과 3왕(三王)의 시대로 돌아가자고 주장하기 때문이고 ‘보수주의’라고 불리는 것은 바로 이렇듯 기존의 정치 체제와 사회 질서를 유지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명심보감』의 “맑은 거울은 몸가짐을 살펴볼 수 있는 바탕이고, 지나간 과거는 현재를 알 수 있는 바탕이다”라는 구절은 공자가 성군(聖君)인 요임금과 순임금은 물론 폭군(暴君)인 걸왕과 주왕 그리고 주공이 어린 조카인 성왕(成王)을 보좌해 나라를 다스리는 모습을 그린 화상(畵像)들이 있는 주나라의 명당(明堂)을 자세히 관람하고 난 다음 한 말 중에 나오는 내용이다.

공자는 주나라의 역사가 남아 있는 명당과 화상들을 보면서 주나라가 흥성하게 된 까닭과 함께 쇠퇴한 이유를 헤아리고 살폈다. 그리고 현재를 위해 반드시 과거의 역사를 알아야 하는 까닭을 이렇게 밝혔다.

“사람을 다스리는 지도자가 되어 옛날 나라와 백성을 편안히 다스렸던 자취를 따르려고 힘쓰지 않는다면, 또한 위태로움과 멸망에 이르게 된 역사를 헤아려 살피는데 소홀하고 게으르다면 이것은 마치 뒷걸음질을 치면서도 오히려 앞서 가는 사람을 따라 잡으려고 하는 사람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보다 더 어리석은 짓이 있겠는가.”

공자의 말처럼 과거의 역사를 헤아리고 살펴보는 이유 중 흥망성쇠(興亡盛衰)의 이치와 도리를 따져서 반면교사로 삼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없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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