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기업 임원 인사 키워드 ‘T·W·I·C·E’…“망원경 인재·여성·조로 임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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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대기업 임원 인사 키워드 ‘T·W·I·C·E’…“망원경 인재·여성·조로 임원 증가”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8.11.2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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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업종별 희비교차·불황 대비 숫자 축소 등 시대적 흐름 반영

CXO연구소, 업종별 희비교차·불황 대비 숫자 축소 등 시대적 흐름 반영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위한 대비, 기업문화 다양성 강화, 업종에 따른 임원 승진 희비교차, 실적 악화와 불황 타개 대비, 젊은 임원 등용에 따른 이면 현상 등을 반영한 이유에서다.

한국CXO연구소가 20일 발표한 ‘키워드로 살펴본 2019년 대기업 임원 인사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T·W·I·C·E는 Telescope, Woman, Industry, Cut, Early in Early out의 영어 머리글자를 딴 키워드다.

미래 사업 주도하는 망원경 유형 인재 발탁, 여성 임원 등용 바람, 업종별 임원 인사 희비교차, 불황에 대비한 임원 숫자 축소, 50대 초반에 일찍 임원 옷을 벗고 나오는 조로(早老) 유형 임원의 증가 등을 뜻한다.

▲ <자료=한국CXO연구소>

먼저 미래 사업을 주도할 만한 망원형(Telescope) 유형의 임원 발탁은 시대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에 따른다.

최근 사업의 큰 패러다임이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인공지능(AI)을 비롯해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빅데이터, 바이오, 미래형 자동차, 로봇, 소재 분야 등에서 미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한 작업이 기업마다 활발하다.

이러한 미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단기성과에 집착하기보다는 더 멀리 보고 인재를 발탁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 대학에 있는 이공계 출신 인재들을 대거 영입하려는 인재 전쟁은 예전보다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성과 사업 역량을 함께 갖춘 인재가 부족하다 보니 기업마다 우수 인재를 미리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나이가 다소 젊은 인재들을 영입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여성(Woman) 임원 중용 바람은 올해도 이어갈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국내외적으로 기업 다양성 차원에서 여성 임원을 적극적으로 늘리려는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 <자료=한국CXO연구소>

최근 한국CXO연구소가 조사한 결과를 놓고 보더라도 여성 임원 증가 현상은 수치상으로도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4년 당시 13명이었던 100대 기업 여성 임원은 2013년 114명으로 100명을 돌파했고, 2018년에는 216명으로 200명을 넘어섰다.

여성 임원이 100명 이상 되는데 10년 정도 걸렸다면 200명대는 5년 정도로 단축돼 여성 임원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여성 임원을 보유한 기업 수도 100대 기업 중 2004년 10곳에서 2018년에는 55곳으로 늘었다. 여성 임원을 보유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더 많아진 역전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여성 임원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성 임원의 중용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인사가 끝난 CJ그룹에서도 내부 출신자 중에서 부사장급으로 승진을 포함해 다수의 여성 임원이 기업의 꽃인 별자리에 올라선 바 있다.

올해는 업종별(Industry) 경영 실적이 큰 편차를 보였기 때문에 임원 인사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자업계는 실적이 호전된 반면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상당수 제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자 관련 업체에서는 임원 승진 폭이 많아 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를 비롯한 기계, 철강, 석유화학 분야 등에서는 예전보다 적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예상과 달리 불황 업종에서 인사 승진자가 많을 경우 이는 기존 임원에 대한 물갈이 폭이 다소 커졌다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내년도 임원 숫자는 올해보다 감소(Cut)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 100대 기업을 기준으로 2017년 대비 2018년에는 임원 수가 줄었는데 올해도 전년도보다 50개 정도의 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불황 속에서도 임원 수를 늘려 더 공격적으로 대응해나가는 곳도 생겨날 수 있지만 경영 효율성 차원에서 임원을 줄이려는 기업들이 늘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019년 임원 숫자는 대략 6800명 이하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럴 경우 지난 2012년 임원 숫자보다 적어지게 된다. 문제는 임원이 줄어들 경우 직원 수도 비례적으로 감축될 수 있다는 데 있다. 100대 기업 내에서 임원 한 명당 평균 직원 수는 125명이다. 대기업에서 50명 내외 임원 자리가 사라질 경우 일반 직원은 3000명에서 최대 6000명 정도까지 줄어드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 <자료=한국CXO연구소>

이와 함께 젊은 나이에 임원으로 발탁(Early in)되는 경우도 많지만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일찍 옷을 벗고나오는(Early out) 이른바 ‘조로(早老)’ 유형의 임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사업 속도가 빠른 업종에 있는 회사를 중심으로 최초 임원으로 발탁되는 연령대도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그러다 보니 빠른 경우 40대에 임원으로 발탁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는 반면 40대 후반 내지 52~53세 되는 50대 초반에 일찍 임원에서 물러나는 경우도 점차 많아지는 추세다.

통상적으로 임원 자리에 올라 3년 이내에 물러나는 경우가 50% 가까이 되는 것을 감안할 때 40대 젊은 나이에 임원 자리에 오른다는 것은 50대 초반에 물러날 확률이 그만큼 높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때문에 40대나 50대 초반에 임원이 된다는 것은 60세를 기준으로 사실상 6~7년 먼저 회사를 떠나게 되는 경우와 다름없다.

말 그대로 임원은 ‘임시 직원’이나 다름없다. 50대 초반에 임원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새 직장을 구하거나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 뒷그림자도 숨겨져 있는 셈이다. 젊은 임원 발탁이 꼭 화려한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국내에서 임원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도 2017년까지 임원으로 활약하다 올해 ‘별’자리에서 사라진 50대 초반 숫자만 해도 30명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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