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부도의 날’ 이후 1000대 상장사 매출 3배↑…2012년 성장 임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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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부도의 날’ 이후 1000대 상장사 매출 3배↑…2012년 성장 임계점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8.12.13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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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2011년 이후 7년 동안 1400조원대서 매출 정체

CXO연구소, 2011년 이후 7년 동안 1400조원대서 매출 정체

IMF 구제금융을 신청한지 20년이 지난 2017년 국내 상장 기업들의 매출 외형은 3배 정도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2012년 이후 매출은 오히려 감소하는 등 성장 시계가 점차 둔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으로는 매출 성장의 임계점까지 거의 다다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CXO연구소가 13일 발표한 ‘1996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 1000대 상장사 경영 실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1996년 국내 1000대 상장사 매출 외형은 392조원이었다.

이듬해 IMF 구제금융을 신청할 당시 매출액 규모는 452조원. 1997년부터 IMF 관리체제 기간이었던 2001년까지 4년 동안에도 국내 상장사 매출은 계속 증가했다.

1998년 매출 외형은 이전해보다 10.8% 성장했고 1999년(7.3%), 2000년(17.6%)에 이어 2001년에도 전년 대비 매출 규모는 5% 증가했다.

2001년 1000대 상장사의 매출 외형은 663조원으로 늘어났다. 유동성 문제로 위기를 겪긴 했지만 IMF 외환위기 당시에도 국내 기업 성장 엔진만큼은 강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같은 성장 가도는 IMF 관리체제를 벗어난 2008년까지 유지됐다. 2008년에는 매출 1000조원대 시대를 열었고 전년보다 27% 넘는 폭풍 성장을 했다.

그러다 2008년 불어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2009년에는 매출이 1.3% 소폭 하락하고 말았다. 10년 넘게 이어온 매출 성장 행진은 이때 한풀 꺾였다.

하지만 이후에는 다시 성장 엔진을 더욱 강하게 가동시켰다. 2010~2012년 매출 외형이 다시 지속 증가하는 뚝심을 보여준 것이다. 2008년 이후 3년이 지난 2011년에는 매출 1400조원대에 처음 진입했고, 2012년에는 1482조원까지 올라갔다. 매출 1500조원대 시대를 코앞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2012년 이후 국내 상장사들은 매출 성장 그래프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상장사 매출 체격은 지난 2012년 때보다 오히려 하향 곡선을 그려나갔다. 2017년에 이르러서야 2012년 매출을 겨우 넘길 수 있었다. 2012년 이후 5년만의 일이다.

지난해 매출은 1492조원. 2017년 매출을 성장이라고 보기엔 미약했다. 2012년 대비 2017년 매출 증가율은 겨우 0.7%에 그쳤다. 1% 성장도 이뤄내지 못했던 것이다. 그나마 이것도 삼성전자 덕분에 가능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2017년(1330조원) 매출 체격은 2012년(1341조원)보다 여전히 더 작았다.

국내 1000대 상장사는 지난 2011년 1419조원 매출 달성 이후 7년 동안 1500조원대 문턱을 한 번도 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국내 상장 기업들이 외형 성장 정체기라는 긴 터널 속에 진입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매출 둔화 현상은 1조 클럽 기업 수 변동과도 무관치 않았다. 조사 대상 국내 1000대 상장사 중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기업 숫자는 지난 1996년과 1997년에는 각각 69곳, 74곳이었다. 이후 점점 많아지면서 2001년에는 107곳으로 처음으로 100곳을 넘어섰다.

지난 2012년에는 192곳까지 많아졌다. IMF 외환위기 시대에 진입한 1997년 당시와 비교하면 1조 클럽 기업 숫자는 118곳이나 많아졌다. 하지만 2017년 1조 클럽은 187곳으로 2012년 때보다 오히려 5곳 줄어들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국내 1000대 상장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출 주도형 기업들이 다수 포함됐기 때문에 이들 기업의 매출 규모가 2011년 이후 7년 동안 1400조원대에 머물러 있는 것은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으로는 한국 경제를 역동적으로 움직여나가는 성장 엔진 동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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