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주기 상장사 순익 하락…올해 적자기업 IMF 때보다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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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주기 상장사 순익 하락…올해 적자기업 IMF 때보다 증가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8.12.20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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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CXO연구소, 1000대 상장사 영업이익 작년 첫 100조원 돌파

한국CXO연구소, 1000대 상장사 영업이익 작년 첫 100조원 돌파

국내 1000대 상장사의 지난 20년 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익 등 기업 내실은 부침이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올해는 지난 1997년 때보다 영업적자 기업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또 1998년 이후로 끝자리가 3과 8이 되는 5년 주기로 당기순익이 전년보다 감소하는 이른바 ‘3·8 징크스’를 보이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20일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 1000대 상장사 경영 실적 분석’ 결과 국내 상장사 1000곳의 1996년 영업이익 규모는 19조9000억원이었다.

당시 평균 영업이익률은 5.1%.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던 1997년 영업이익은 25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3% 증가했다.

문제는 다음해인 1998년이었다. 매출은 전년보다 10.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3조7000억원으로 46.2%나 감소했다. 영업내실이 반 토막 수준으로 폭삭 주저앉았던 것이다.

1998년 1000대 상장사의 영업이익률도 2.7%에 그쳤다. 최근 20년 중 국내 기업에 불어 닥친 경제 한파가 가장 매섭게 휘몰아쳤음을 수치로 명확히 보여줬다.

1998년이 지나면서 얼어붙었던 영업이익도 조금씩 해빙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 2002년에는 영업이익 5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평균 영업이익률은 7.7%로 1996~2001년보다 내실이 튼실해졌다.

2010년에는 99조8000억원으로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에 근접했다. 하지만 2011~2016년 6년 동안은 영업이익 100조원대 장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2010년 영업이익 기록이 깨진 것은 이후 7년이 흐른 지난해에 와서다. 2017년 영업이익은 129조원으로 2010년보다 29조원 넘게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8.6%를 기록했다. 지난해 1000대 상장사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데에는 삼성전자 영향 때문만은 아니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영업이익도 2012년(63조원) 대비 2017년(94조1000억원)에 35.7%나 껑충 뛴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한해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국내 상장 기업들은 최근 20년 중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1000대 상장사 중 최근 20년 간 영업적자를 본 기업 수는 크게 요동쳤다. 1997년에는 1000곳 중 108곳이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1998년에는 187곳이나 영업손실을 봤던 것으로 파악됐다. 1999년과 2000년에는 각각 115곳, 100곳이 영업적자를 보며 1998년보다는 헛장사한 기업 수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2011년부터 2015년 사이에는 IMF 구제금융을 신청했던 해인 1997년보다 영업적자를 본 기업이 더 많아졌다. 특히 2014년에는 1000곳 중 154곳이나 영업손실을 봤다. 2014년에 헛장사를 한 기업이 1997년보다 많았다는 얘기다. 2014년 영업적자 기업 수는 최근 20년 중 1998년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은 해였다.

그런데 문제는 올해도 2014년보다 적자 기업이 더 많아질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미 올 상반기 기준 상장사 1000곳 중 150곳이나 영업적자를 본 것이 확인됐다. 이는 2016년과 2017년 상반기 영업적자 기업 수 106곳과 88곳과 비교하면 확연히 증가한 숫자다.

특히 올 상반기 영업적자 기업 수는 작년 동기 대비 70.5%나 증가했다. 내실이 튼튼한 회사보다 부실해진 기업이 최근 3년 중 올해가 가장 많아졌다는 얘기다.

당기손익 흐름과 관련해서는 유의미한 패턴을 보였다. 1998년 이후 5년마다 그 이전해보다 당기순익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끝자리 년도가 3·8로 끝나는 해에는 전년보다 당기순익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국내 상장사에 ‘3·8 징크스’가 있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실제 1998년 당기손실 금액은 23조원였는데, 이는 전년도 당기손실액 5조원보다 더 커진 금액이다. 2003년(27조원)에는 2002년(32조5000억원) 대비 16.8%나 순익이 감소했다.

또 2008년(39조1000억원)에는 전년(67조9000억원) 대비 42.4% 감소했고, 2013년(42조3000억원)에도 이전해(60조8000억원)보다 30.4%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를 따를 때 올해도 작년보다 순익이 감소할지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참고로 작년 1000대 상장사 당기순익은 106조원으로 1996년 조사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실적만 놓고 보면 이른바 ‘3·8 징크스’가 깨질 가능성도 있다. 작년 1000대 상장사의 상반기 순익 규모는 62조2000억원이었는데, 올 상반기 순익은 작년보다 4.7% 증가한 65조1000억원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작년보다는 기업 사정이 조금 좋아진 셈이다.

하지만 작년과 올 상반기 삼성전자가 올린 순익을 제외하고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1000대 상장사 중 삼성전자를 뺀 작년 상반기 순익은 51조2000억원이지만 올해 같은 기간엔 48조6000억원으로 5.1% 하락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주도 기업들이 한국 경제의 방어막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얘기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기업은 매출 외형 성장이 성장하면서 기업 내실도 동시에 증가해야 시설 투자와 고용도 모두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로 움직일 수 있다”면서도 “올해 국내 상장사 중 영업적자를 본 곳이 작년보다 확연히 늘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도 기업들을 일부 제외하면 이익 규모도 줄어들어 상당수 중견·중소기업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경기 체감 온도는 하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 소장은 “경기 흐름상 내년이 올해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지표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2019년 한 해는 올해보다 더 힘든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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