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유신, 4.3배 비정상적 폭등 후 급락…미확인 세력 2연속 점상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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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유신, 4.3배 비정상적 폭등 후 급락…미확인 세력 2연속 점상 연출
  • 박철성 칼럼니스트·팍스경제TV 리서치센터 국장
  • 승인 2019.02.18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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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주간증시] 적자전환 발표 앞둔 고점서 최대 주주 장내 매도…오비이락?

[박철성의 주간증시] 적자전환 발표 앞둔 고점서 최대 주주 장내 매도…오비이락?

적자전환 기업 유신(054930)이 급등 후 급락하고 있다.

유신이 폭등했다. 주가가 최근의 저점 대비 4.3배 뛰었다. 비정상적이란 지적이다. 급기야 한국거래소가 나섰다. 주가 급등 조회공시를 했다.

유신은 “2월14일(미정) 예정된 실적 공시 외에 현재 진행 중이거나 확정된 중요한 공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아무 이유 없이 주가가 폭등했다는 얘기였다.

유신 최대주주와 주요주주는 최근 장내에 주식을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총 45억원 규모였다. 그리고 유신은 실적을 발표했다. 적자전환됐다. 직후 주가는 고점 대비 30% 급락했다.

투자자들과 시장에선 유신 최대주주와 주요주주의 장내 매도 타이밍이 절묘(?)했다고 입을 모았다.

과연 오비이락일까? 최대주주와 주요주주는 적자전환된다는 사실을 정말 몰랐을까?

▲ 유신 일봉 그래프. 2연속 점상을 비롯해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폭등했음을 대변하고 있다. 주가 급등 기간에 주요주주는 장내에 주식을 팔았다. 이어 적자전환 실적발표를 했고 직후 주가가 급락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물론 최근 유신의 최대주주와 주요 주주들이 주식을 판 게 위법이라는 것은 아니다. 또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내부자거래였다고 단정 짓는 것은 무리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대주주를 비롯한 주요주주의 지분 매각이 주가 상승에 찬물을 끼얹는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유신은 실적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했다. 고점에 물린 개미투자자들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유신 그래프에는 세력의 발자국이 찍혔다. 여기서 세력은 힘이다. 이익을 추구할 가능성이 풍부한 에너지를 말한다. 즉 주식시장에서 세력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자본력을 가진 개인이나 단체를 뜻한다. 따라서 세력은 기관과 외국인, 주식동호회와 주가조작 꾼까지 포함된다.

유신의 미확인 세력은 지난해 12월4일 발을 담갔다. 이날부터 올해 1월7일까지 1차 매수를 했고 시장 동향을 파악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기간 평균 매수가격은 1만8958원.

지난 1월14일 미확인 세력은 주가폭등에 시동을 걸었다. 또한 지난 12일까지 거래를 터뜨리며 주가 견인을 했다.

특히 유신은 지난달 15일과 16일 연거푸 2거래일 ‘점상(점상한가)’을 찍었다. 점상한가, 일명 점상은 장 시작부터 상한가로 시작해 장 끝날 때까지 상한가로 마감했다는 의미다. 점상을 정확히 표현하면 일봉 차트 캔들이 짧은 한일자 형태다. 하지만 마치 점을 찍어 놓은 것처럼 보인다는 이 바닥 용어다.

점상 유지는 매수 잔량을 얼마나 걸어두느냐가 관건이다. 상한가 매수 잔량이 많다는 것은 상한가에라도 판다면 받아 내겠다는 것을 뜻한다. 즉 주가가 더 상승할 것이라는 무언의 의미 전달이다. 이는 세력의 자금력과 맞물린다.

▲ 유신이 적자전환됐다. 2018년도 실적발표 직후 주가가 급락 중이다.

이들 세력은 유신 주가를 2거래일 연속 점 상한가로 묶었고 추가 상승 기대감을 부추겼다. 고도의 심리전이었다.

그런 이유로 점상은 거래량이 많지 않다. 첫 점상을 기록했던 지난달 15일 유신 거래량은 8만5548주. 거래금액은 22억원 규모에 불과했다.

또 두 번째 점상을 찍었던 지난달 16일 거래량은 3만4521주. 거래금액은 11억3900만원을 기록했다.

이튿날 유신의 지난달 17일 거래가 눈길을 끈다. 이날 유신은 182만4208주의 거래가 터졌다. 치고받는 난타전이었다. 이날 세력끼리 동시에 주고받는 통정거래 의혹까지 제기됐다.

통정(자전)거래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사전에 가격과 거래시간을 미리 정해 놓고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주고받는 시·분·초가 일치한다. 통정거래를 일으켜 세력은 원하는 가격으로 주가를 조종한다. 또 통정거래는 세력끼리 주고받으며 마치 대량거래가 발생한 것으로 눈속임을 한다.

이처럼 통정거래는 시장을 교란하고 시세차익에 따른 부당이익을 취한다. 따라서 증권거래법상으로 엄하게 금지하고 있다.

점상 직전일인 지난달 14일 유신 주가는 장중 저점이 1만9300원이었다. 17일 장중 고점은 4만2900원을 마크했다. 해당 3거래일 동안 유신 주가는 무려 2.3배가 뛰었다. 상승률은 123%였다.

▲ 유신 일별 주가. 주가 폭등 기간 거래가 폭발했고 그 사이 외국인은 차익실현에 집중했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한국거래소는 유신의 주가 급등에 대한 조회공시를 했다. 이어 투자경고종목 지정과 해제, 재지정을 예고했다. 투자자 보호 차원으로 거래소가 뽑은 옐로카드였다.

세력은 지난 13일과 15일 이틀에 걸쳐 일부 차익실현에 돌입했다. 평균 매도가격은 3만6133원. 물론 세력은 아직 많은 수량을 쥐고 있다. 원론적으로 세력이 완전한 차익실현을 하려면 추가 상승과 유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세력의 작전이 매번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돌발 상황이 발생해 그들의 매집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때가 문제다. 이때 주가 폭락은 불 보듯 뻔하다.

유신 주가가 폭등할 때 외국인은 차익실현에 집중했다. 지난달 15~28일 외국인은 8만5080주를 팔아 치웠다. 평균 매도가격은 4만1585원. 35억원 규모다. 최대주주와 주요주주가 장내에 주식을 팔았고 45억원을 현금화한 것도 이 기간 중이었다.

문제는 그들이 챙긴 수익을 반드시 누군가는 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주식시장에 제로섬게임(zero-sum game) 논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유신은 “지난해 연간 개별기준 잠정 영업적자가 77억6244만원으로 전년 동기 10억2826만원에서 적자전환했다”고 11일 공시했다.

▲ 유신 주가 폭등 기간 최대 주주와 주요주주는 장내에 주식을 처분했다.

유신의 적자전환과 관련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회계 및 재무지표·기업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스카이어 홀딩스 김천년 대표는 “유신은 적자전환 이유를 매출채권 및 미 청구공사 대손 충당금과 당기 영업비용 증가라고 공시에 밝혔다”면서 “사업보고서 중 기타손실 주석내용은 잡손실로 나와 있는데 도대체 잡손실에 어떤 항목이 있기에 그렇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2018년 3분기 보고서 중 비용의 성격별 분류에서 재료비가 9억8800만원”이라면서 “재고자산계정이 없는데 어떻게 재료비가 발생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유신 공시 담당 윤석환 이사는 “2018년도 영업 외 비용 부분엔 소송 건이 포함됐다”면서 “소송비용이 좀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14일 분기 보고서 중 주석 28-7에는 “중요한 계류 중인 소송사건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손해배상 청구 소송 관련 1심 패소에 따른 손해배상금 중 회사 공사 지분 상당액 77억6200만원을 당기 및 전기이전에 기타비용(잡손실)으로 반영됐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윤 이사는 “소송비용이 좀 들어갔다”고 표현했다. 윤 이사 얘기처럼 77억6200만원이 과연 ‘조금’일까. 그게 적은 금액인지 되묻고 싶었다.

또 윤 이사는 재고자산 계정이 없는데 발생한 재료비에 대해 “당연히 재료비가 들어간다”고 전제한 뒤 “도면을 그리려면 캐드를 돌려야 될 거 아니냐? 그러면 PC도 구매해야 하고 캐드라는 소프트웨어도 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스카이어 홀딩스 김천년 대표는 “캐드와 PC는 유형자산 중 비품에 해당된다. 그리고 캐드의 소프트웨어는 통상 무형자산으로 회계 처리한다”면서 “판매관리비에 소모품 계정이 따로 있었기 때문에 유신 측 해명은 오히려 재료비 항목에 대한 의구심을 더 키운 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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