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국보 주가 2.5배 급등 후 40%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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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기업’ 국보 주가 2.5배 급등 후 40% 급락
  • 박철성 칼럼니스트·팍스경제TV 리서치센터 국장
  • 승인 2019.03.18 0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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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주간증시] 세력 손바뀜 ‘주가폭등’ 견인…최대주주 흥아해운은 300원대 ‘동전주’

[박철성의 주간증시] 세력 손바뀜 ‘주가폭등’ 견인…최대주주 흥아해운은 300원대 ‘동전주’

적자 부실기업 국보(001140)의 주가가 2.5배 급등했다. 불과 6거래일 만이었다. 그리고 이틀 만에 40% 가까이 하락했다. 거의 반 토막수준이다.

그래프엔 세력의 발자국이 찍혔다. 비정상적 폭등이라는 지적이다. 주가조작 의혹도 제기됐다.

특히 외국인은 이미 차익실현을 했다. 수익 챙기기 끝물이라는 분석보고다. 개인 창구를 통한 미확인 세력도 일부 차익실현에 돌입했다. 문제는 이들이 챙긴 현금을 누군가가 반드시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세력의 나머지 차익매물이 쏟아지는 순간 주가는 ‘와르르’ 폭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투자 경고’, 국보 일봉 그래프. 최근 주가가 2.5배 폭등했다. 세력의 평균 매수가격은 2만1090원 부근. 전문가들은 이를 손절매 라인으로 잡고 대응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미디어캠프 信愿 제공>

국보 그래프에는 두 차례 기간에 걸쳐 미확인 세력의 발자국이 찍혔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그들을 A·B 세력으로 구분 짓는다면 A세력은 지난해 12월21일~올해 1월4일 국보 주식을 매집했다. 평균 매수가격은 1만1595원.

A세력이 손을 털면서 B세력이 들어왔다. 물론 A와 B가 한 몸일 수도 있다. 이는 세력이 펼치는 작전의 패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세력 간 손 바뀜이 일어났다. A세력이 매도물량을 던진 지난 1월7~31일 발생했다. 이때 평균 매도가격은 1만2975원. 이들은 큰 수익을 챙기지 못했다.

바통을 받은 B세력의 본격 매수는 2월1일~3월14일 사이 이뤄졌다. 주가폭등도 이 기간에 발생했

▲ 국보 일별 주가. 최근 국동의 주가 폭등은 개인 창구를 통한 미확인 세력의 강한 매수세가 견인차 역할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다. 당시 평균 매수가격은 2만1098원 부근.

이때 점 상한가와 불기둥이 터졌다. 이를 보고 개인투자자들이 가세했고 추격 매수도 이때 집중됐다.

이들은 지난 13일 장중 전 고점이었던 3만150원 기준 약 43%의 수익을 기록했다. 주가가 날개를 펴

는 동안 외국인은 수익실현을 했다는 것이다.

외국인의 매집은 지난해 12월7~20일 발생했다. 외국인은 이 기간 2만3147주를 순매수했다. 평균매수가격은 1만1850원.

외국인은 추가매수도 했다. 1월10~31일 1만1654주를 사들였다. 평균매수가격은 1만3048원. 외국인이 앞서 매수한 물량과 합친 평균 매수가격은 1만2282원이다.

이어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섰다. 2월1~21일 1만1016주를 팔았다. 그들의 평균 매도가격은 1만3568원.

외국인이 다시 추가매수를 했다. 반짝 매수였다. 외국인은 2월22~26일 1만683주를 순매수했다. 평균매수가격은 1만3482원. 이어 본격적으로 차익실현에 나섰다. 2월27일~3월14일 5만8704주를 팔아치운 것이다. 이 기간 평균 매도가격은 1만8881원.

▲ 국보 주봉 그래프. 불과 2주 만에 폭등했고 바로 급락했다. 지난주 위꼬리 캔들이 대변하고 있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미디어 캠프 信愿 제공>

개인 창구를 통환 미확인 세력의 매도세도 확인됐다. 그들은 지난 15일 보유물량 일부를 현금화했다. 평균 매도가격은 2만3776원 부근.

외국인의 차익실현은 이제 끝물이다. 문제는 주가견인을 주도했던 B세력이 수익실현에 들어갈 때다. 그들의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진다면 주가는 순간적으로 폭락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국보를 공격보다 방어적 관점으로 대하는 게 현명하다는 조언이었다.

흥아해운(003280)이 계열사인 국보를 매각한다. 국보는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흥아해운이 제이에스 2호 사모펀드 외 1인과 보유주식 및 경영권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도주식은 흥아해운 보유 지분 21.08%(35만4571주). 그리고 국보 임원 2인이 가진 7만1352주 등 총 42만5923주(25.32%)다.

지분 매각에 따른 양도금액은 149억9400만원. 주당 3만5200원이다. 공시를 발표했던 지난 11일 종가 1만7850원보다 2배가량 비싼 가격이었다.

계약금 10%는 이날 지급됐다. 잔금은 임시주주총회 전날인 오는 4월24일 치른다. 임시 주총에서는 변경되는 최대주주 측의 인사로 이사와 감사가 선임될 예정이다.

임시주총에 앞서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국보는 정관을 변경한다. 이를 통해 추가적인 재원 조달 한도를 높인다. 국보는 액면분할에 따른 유통주식 수 확대도 꾀한다.

우선 국보의 발행 예정 주식 수가 기존 500만주에서 2억주까지 확대된다. 이와 함께 현재 액면가 5000원 주식 1주를 500원, 10주로 나누는 액면분할도 병행한다.

주총에서 정관변경 안건이 통과하면 국보의 유통주식 수는 기존 168만2304주에서 1682만3040주로 늘어나게 된다.

국보는 주식과 사채 발행 한도도 대폭 늘린다. 신주 발행 주식 총수의 범위가 50%에서 400% 범위로 변경된다.

또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 한도가 1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확대된다. 시가 하락 등에 따른 전환가액의 조정을 최저 액면가까지 할 수 있다는 항목이 새롭게 추가된다.

국보는 신규사업을 위한 재원 확보에도 나선다. 먼저 제이에스 2호 사모펀드, 다나스 1호 투자조합을 대상으로 각각 50억원씩 총 10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한다. 신주 발행가액은 1만2776원. 납입일은 각각 오는 4월26일, 5월31일이다.

사채 발행까지 한다. 제이에스 2호 사모펀드와 뉴크라운 투자조합이 각각 100억원, 50억원 규모로 CB와 BW 인수자로 나섰다. 두 사채 모두 표면과 만기 이자율은 1%, 2%씩이며 전환·행사가액은 1만4845원이다.

사채 만기일은 2022년 4월26일이고 전환청구 및 권리행사 기간은 2020년 4월26일부터 2022년 3월25일까지다.

▲ 흥아해운 일봉 그래프. 주가가 끝없이 흐르고 있다.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만 간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미디어캠프 信愿 제공>

시장 일각에서는 최대주주 변경과 신사업 진출로 국보가 정체 상태에서 탈출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자칫 빚잔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청사진이 꼬일 경우다. 전문가들은 신규자금 영입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꼬집었다. 자칫 독이 된다는 얘기였다.

폭등 후 급락한 국보 그래프가 이런 우려를 대변하고 있다. 사뭇 기대감만으로 ‘묻지마 투자’를 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보는 2016년 2억원 흑자를 제외하고 최근 4년간 매해 20억원에서 40억원 이상의 영업 손실을 냈다. 매출 규모 역시 2015년 900억원대에서 작년에는 715억원까지 줄었다.

국보는 지난 15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이 384억원. 코스피 상장기업 시가총액 순위 932위다.

▲ 흥아해운 연봉 그래프. 주가 추락의 끝은 어딜까. 액면가 500원 밑으로 떨어져 이제는 300원대 주식이 된 지 오래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미디어 캠프 信愿 제공>

한편 국보의 최대주주 흥아해운(003280)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흥아해운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조조정만으로 부활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흥아해운은 지난해 매출액 7538억원, 영업 손실 366억원이었다. 당기순손실은 528억원. 매출액이 9.9%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8배 늘어났다. 순손실 폭이 28% 개선된 게 그나마 위안이었다.

흥아해운은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는 상황에 몰렸다. 2018년 3분기 누적 에비타(EBITDA, 상각 전 영업이익)는 73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이 100%를 초과했고 판관비 지출도 불어났다. 그렇게 영업적자가 누적됐다.

법인을 꾸리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벌어들이는 비용보다 더 많이 들어갔다. 쓰는 돈이 더 많아 손실이 누적됐다는 얘기다. 이는 영업활동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는 구조였다.

향후 흥아해운의 수익 개선도 불투명하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현재 시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 운임은 낮게 유지되고 있다. 오히려 운임 추가 하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인트라아시아(Intra Asia) 선사들 간 경쟁도 격화하는 모습. 계속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흥아해운의 영업비용 지출은 더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금 창출력을 개선할 수 있는 여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흥아해운 주가는 액면가 500원 아래다. 300원대 동전주로 끝없이 추락하는 이유로 꼽힌다.

국보 관계자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주가 폭등 배경과 이유는?

☞ 최근에 공시사항을 보면 안다. 유상증자나 자본금이 늘어나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자본금이 늘어나서 주가에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Q2. 비정상적 폭등이라는 지적이 있다.

☞ 비정상적이라고는, 우리는 그렇게… 잘 모르겠다. 비정상이라고 나오면 거래소에서 우리한테 조회공시를 요청한다. 그런데 우리 공시 사항이 그럴만한 사안이다 보니까, 그쪽에서 조회공시 같은 걸 요구 안 하는 것이다. 우리 공시 올린 거 보면 알겠지만 총 250억원이 유입되는데, 시가총액은 원래 주가 오르기 전 일주일 전만 봐도 아마 200억원, 230억원 그 정도 됐다. 그런데 250억원이 영입, 단숨에 자본금이 늘어나면 지금 450억원 정도 될 것이다. 그 정도 될 거니까, 특별하게 이상한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

Q3.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 그거는 뭐 회사 측에서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다른 주주들이 그렇게 한다면 회사 차원에서는 어떻게 방법이 없다. 주주명부를 보면 대부분이 다 개인주주기 때문에, 국보는 일반 주주와 소액주주가 99.86%를 차지한다. 사실상 흥아해운이 가진 지분을 제외하면 거의 다 개인이 들고 있기 때문에 이상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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