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먹줄을 따라야 하듯 사람은 간언을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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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먹줄을 따라야 하듯 사람은 간언을 받아들여야 한다”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9.03.29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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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12강 성심편(省心篇) 하(下)…마음을 살펴라⑭

[명심보감 인문학] 제12강 성심편(省心篇) 하(下)…마음을 살펴라⑭

[한정주=역사평론가] 子曰(자왈) 木從繩則直(목종승즉직)이요 人受諫則聖(인수간즉성)이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나무는 먹줄을 따라야 곧 반듯하게 되고, 사람은 간언을 받아들여야 곧 훌륭하게 된다.)

시쳇말로 깍두기 출신에서 공자의 제자가 된 후 배움에 힘써 훌륭한 선비가 된 자로에 대해서는 앞서 여러 차례 소개한 적이 있다. 『명심보감』의 엮은이가 인용하고 있는 공자의 말은 자로와 공자가 처음 만났을 때 나눈 대화 내용 중에 나오는 것이다.

두 사람의 첫 만남에서 먼저 질문한 사람은 자로가 아닌 공자였다. 공자가 “너는 무엇을 좋아하고 즐거워하느냐?”라고 물었다. 자로는 과연 깍두기 출신답게 “장검(長劍)을 좋아합니다”라고 대답했다.

공자가 “너는 지금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아니라 네게 능숙한 것을 말하고 있구나. 네게 능숙한 것 위에 학문을 더한다면 어떤 사람이 너에게 미치겠느냐?”라고 말하자 그제야 자로는 “배움에는 어떤 유익함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공자는 자로에게 다음과 같은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임금에게 간언하는 신하가 없으면 올바름을 잃게 된다. 선비에게 가르침을 주는 친구가 없으면 보고 들은 것을 잃게 된다. 나무는 먹줄을 따라야 곧 반듯하게 되고, 사람은 간언을 받아들여야 곧 훌륭하게 된다. 배울 때에는 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어진 사람을 비방하거나 벼슬하는 사람을 증오하게 되면 반드시 형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군자는 배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공자의 가르침에는 무엇보다 자신의 잘못과 허물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간언해주는 사람을 가까이하고 그의 가르침을 받아들여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공자와 자로의 첫 만남에 대한 이야기는 『공자가어』 <자로초견(子路初見)> 편에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공자가 ‘간언하는 사람’을 얼마나 귀중하게 여겼는가에 대해서는 『공자가어』 <삼서(三恕)> 편을 통해 더욱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서 공자는 황제에게는 간언하는 신하 일곱 사람, 제후에게는 간언하는 신하 다섯 사람, 대부(大夫)의 가문에는 간언하는 측근 세 사람, 집안에는 아버지에게 간언하는 자식 한 사람, 선비에게는 간언하는 친구 한 사람만 있으면 어떤 경우에도 의롭지 않거나 예절과 법도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지 않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주변 사람의 간언을 잘 받아들이면 자신의 잘못과 허물을 반성하고 고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훌륭한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해도 저절로 훌륭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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