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는 반드시 함께 지내는 사람에 대해 신중하게 여긴다”
상태바
“군자는 반드시 함께 지내는 사람에 대해 신중하게 여긴다”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9.11.13 0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심보감 인문학] 제19강 교우편(交友篇)…친구를 잘 사귀어라①

[한정주=역사평론가] 子曰(자왈) 與善人居(여선인거)면 如入芝蘭之室(여입지란지실)하여 久而不聞其香(구이불문기향)하되 卽與之化矣(즉여지화의)요 與不善人居(여불선인거)면 如入鮑魚之肆(여입포어지사)하여 久而不聞其臭(구이불문기취)나 亦與之化矣(역여지화의)니라 丹之所藏者(단지소장자)는 赤(적)하고 漆之所藏者(칠지소장자)는 黑(흑)이라 是以(시이)로 君子(군자)는 必愼其所與處者焉(필신기소여처자언)이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착한 사람과 함께 거처하면 마치 지초(芝草)와 난초(蘭草)가 있는 방에 들어가는 것과 같아서 오래 함께 있으면 그 향기를 맡지 못하지만 곧 그 향기가 몸에 배게 된다. 나쁜 사람과 함께 거처하면 마치 소금에 절인 생선가게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 함께 있으면 그 냄새를 맡지 못하지만 역시 그 냄새가 몸에 배게 된다. 붉은 색 물감을 지니고 있는 사람은 붉게 물들고, 검은 색 옻칠을 지니고 있는 사람은 검게 물든다. 이런 까닭에 군자는 반드시 함께 지내는 사람에 대해 신중하게 여긴다.”)

여기 공자의 말은 『공자가어』 <육본> 편에 나온다. 어느 날 공자가 이렇게 말했다.

“내가 죽은 후에 자하는 날마다 더욱 나아질 것이나 자공은 날마다 더욱 못해질 것이다.”

이 말을 듣고 있던 증자가 무슨 뜻이냐고 묻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자하는 자신보다 현명한 사람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만 자공은 자신보다 못한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 자식을 알고 싶다면 부모를 보면 되고, 그 사람을 알고 싶다면 친구를 보면 되고, 그 임금을 알고 싶다면 신하를 보면 된다. 그 땅을 알고 싶다면 그 곳에서 자라는 초목(草木)을 보면 된다.”

그러면서 공자는 자신보다 현명한 사람 또는 좋은 사람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지란지실(芝蘭之室)’, 곧 지초와 난초가 있는 방에 들어가는 것에 비유했다.

지초와 난초가 있는 방에 들어가 오래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그 좋은 향기가 몸에 배는 것처럼 자신보다 현명한 사람이나 선한 사람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다 보면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그 현명함과 선함에 물들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공자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 혹은 나쁜 사람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포어지사(鮑魚之肆)’, 곧 소금에 절인 생선가게에 들어가는 것에 비유했다.

생선가게에 오래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생선 냄새가 몸에 배는 것처럼 자신보다 어리석은 사람이나 악한 사람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다 보면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그 어리석음과 악함에 물들게 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 이치로 단사(丹砂), 즉 붉은색 물감을 지니고 있는 사람과 함께 어울리다 보면 당연히 자신도 붉게 물들게 되고 칠(漆), 즉 검은색 옷 칠을 지니고 있는 사람과 함께 어울리다 보면 당연히 자신도 검게 물들게 된다.

그러므로 사람은 항상 누구와 더불어 어울릴 것인가, 즉 어떤 사람과 교제를 맺고 또한 누구와 친구로 사귈 것인가를 깊이 헤아려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