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 따기’…100대 기업서 임원 승진 확률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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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 따기’…100대 기업서 임원 승진 확률 0.8%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9.11.25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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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증권·무역·석화 높고 VS 유통·조선중공업·항공해운 낮아

올해 국내 100대 기업에서 임원은 직원 128명당 1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직원 100명 중 임원은 0.8명꼴로 1명도 채 되지 않았다.

특히 해를 거듭할수록 대기업 임원은 점점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25일 발표한 ‘2019년 100대 기업 직원 수 대비 임원 비율 현황 분석’에 따르면 올해 파악된 100대 기업 직원 수는 85만3970명, 임원은 6655명이었다.

임원 1명당 직원 수는 평균 128.3명 수준으로 백분율로는 0.78% 수준이었다. 직원 100명 중 임원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숫자는 0.8명꼴로 1명도 채 되지 않은 셈이다.

100대 기업 임원 1명당 직원 수는 2011년 105.2명(0.95%), 2015년 106.8명(0.94%), 2018년 124.5명(0.8%)으로 점차 증가해 왔다. 올해는 128명 수준으로 작년보다 더 늘었다.

상대적으로 직원은 늘고 임원 자리는 줄어들어 그만큼 별을 달기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기업에서 임원 숫자는 조직 관리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최근에는 기업들이 비용 절감과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경영 효율성을 강조하는 슬림화된 조직을 선호하기 때문에 임원 수를 조금씩 줄이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올해 100대 기업 중 직원 대비 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LG상사로 확인됐다. 올 반기 보고서 기준 전체 직원 수는 362명으로 미등기 임원은 17명이었다. 직원 21.3명당 임원 1명 수준이다. 직원 중 임원이 될 가능성도 5.3%로 높은 편에 속했다.

비슷한 업종의 현대종합상사도 상황은 비슷해 직원 22.2명당 임원 1명 정도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도 직원과 임원 비율은 23.6대 1 수준으로 높았다.

반면 한국전력공사에서 임원 달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올 반기보고서 기준 직원수는 2만2300명이 넘었다. 그러나 등기이사를 제외한 본부장격인 미등기임원은 고작 4명에 불과했다. 직원 5580명당 임원 1명 정도다. 비율로는 0.01%다.

비상근 상임이사를 제외하고 등기임원 7명까지 포함해 전체 임원을 11명으로 계산해도 직원 2000명당 임원 1명 수준으로 100대 기업 중 가장 높았다.

업종에 따라 임원 한 명당 관리하는 직원 수도 편차가 컸다. 주요 업종 중 증권업은 직원 55.5명당 1명꼴로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진입 장벽이 타 업종에 비해 문턱이 다소 낮았다. 이어 무역(62.6명), 석유화학(74.1명), 보험(84.1명), 건설(99.7명) 등도 직원 100명 이하에서 임원 한 명이 탄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유통은 직원 325.5명당 1명꼴로 임원 되기가 어려운 업종에 먼저 꼽혔다. 조선·중공업(232.5명), 항공해운(176.7명), 철강(174.5명), 자동차(146.1명), 전기전자(129.1명), IT통신(121.2명) 순으로 임원이 관리하는 직원 수가 많았다.

재계를 대표하는 주요 4대 기업들의 임원 1명당 직원 수도 달랐다. 삼성전자(100.6명), SK하이닉스(124.7명), LG전자(125.8명), 현대자동차(154명) 등으로 파악됐다.

이 중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 임원 1명이 관리하는 직원 숫자가 100명대를 찍었다. 삼성전자의 임원 1명당 직원 숫자는 2014년(80.7명), 2015년(83.3명), 2016년(89.8명), 2017년(94명), 2018년(97.4명) 순으로 점점 높아지다 올해 처음 100명대로 진입했다. 임원 조직을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는 면모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SK하이닉스와 LG전자는 125명 내외로 비슷한 수준에서 임원 숫자를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주요 4개 기업 중 올 연말 임원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현대차다. 올해 반기보고서 상 직원수는 6만 9307명인데 미등기임원 숫자는 450명으로 조사됐다. 임원 한 명당 직원은 150명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형제기업 격인 기아자동차는 242.7명당 임원 1명꼴로 조사됐다. 직원 대비 임원 숫자만 놓고 보면 기아차가 현대차보다 임원 조직 효율성이 높은 편이다.

오일선 소장은 “향후 1~2년 임원 인사에서 현대차 임원 수 변동에 따라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 색깔을 유추해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이번 조사는 상장사 매출액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직원과 임원 수를 비교했으며 사내외 등기이사를 제외한 미등기임원(이하 임원)으로 한정됐다. 직원과 임원 수는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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