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최대주주 상장사 19개…5% 이상 지분 71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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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최대주주 상장사 19개…5% 이상 지분 716개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9.12.0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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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투자한 국내 상장사 10곳 중 4곳에서 국민연금이 5대주주 이상의 지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국민연금이 주식 의결권을 보유한 716개 국내 상장사를 조사한 결과 국민연금은 19개 상장사의 최대주주였다.

2대 주주는 150개사, 3대 주주는 59개사, 4대는 주주 24개사, 5대는 주주 14개사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민연금이 최대주주가 되는 부담을 피해 2대 주주로 있는 경우가 월등히 많았다. 이런 패턴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비중이 시총의 7%로 가장 높았던 2017년에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즉 국민연금 투자기업 716개사 중 37.2%에 해당하는 266개사에서 국민연금이 최대~5대주주였으며 투자 716개사 중 2~3대 주주 비중은 29.2%에 달한 것이다.

주주별 평균지분도 최대주주는 10.42%, 2대 주주 9.31%, 3대 주주 7.75%, 4대 주주 7.84%, 5대 주주 5.68% 등이었으며 투자기업 716개사 평균지분은 4.57%였다.

한경연은 국민연금처럼 공적연금이 19개 상장사의 최대주주로 있는 경우는 해외에서도 매우 드문 사례라고 지적했다.

공적연기금으로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OECD 14개 회원국 중 공적연기금이 최대주주인 경우는 뉴질랜드 1건, 덴마크 6건 정도였다는 것이다. 핀란드나 네덜란드는 공적연금이 아닌 공적연금의 지급·운용 등을 담당하는 민간보험사나 운용기관이 최대주주인 경우로 국민연금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국내 증권사들에 대한 국민연금의 영향력도 크다. 국민연금은 지난 9월 말 국내주식 투자액 122조3000억원 중 45.5%인 55조7000억원을 44개 증권사에 위탁·운용 중으로, 국민연금의 거래증권사로 선정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이나 주주권 행사 향방이 증권사나 기관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개별 상장사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배력도 높다. 자본시장법에서 경영권 개입이 가능한 주식보유 비중을 5%로 보는데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투자대상 716개사의 38.1%인 273개사에 달한다.

이 중 보유지분이 10%를 넘는 기업도 80개사다. 투자대상 10개사 중 3∼4곳은 국민연금이 보유지분으로 경영권 개입을 시도할 수 있는 구조다.

제도적으로도 국민연금이 국내 증시와 개별 상장사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 우선 국민연금이 10% 넘는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80개사에 달하는 것처럼 국민연금의 개별기업 주식보유 한도에 대한 강력한 규제 장치가 없다.

국민연금기금운용규정에 개별기업 투자한도를 10% 이내로 제한하는 규정이 있지만 내부심의(리스크관리위원회)를 거치면 한도 초과가 가능하다.

또한 국민연금은 보유지분의 의결권을 별다른 제한 없이 100% 행사할 수 있으며 2018년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데 이어 이의행사를 구체화하기 위한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 도입도 논의 중이다. 해외에서는 공적연금의 국내기업 주식보유 비중을 제한하고 공적연기금의 증시 영향력을 차단하는 것과는 매우 상이하다.

한경연은 앞으로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시장과 개별기업에 대한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정부가 입법 예고한 자본시장법 및 상법 시행령 개정안은 그동안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적극 행사하는데 방해가 되어 왔던 장벽들을 제거하고 기업 지배구조에 국민연금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경연 혁신성장실 유환익 상무는 “국민연금의 기금조성 목적이 국민의 노후 보장에 있는 만큼 기금의 수익률 제고가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 한다”면서 “기업에 대한 지나친 경영 간섭은 관치 논란만 불러오고 국민의 노후를 불안하게 하는 만큼 국민연금 설립 목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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