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거래일 만에 3배 뛴 주가 급락”…적자기업 흥아해운 ‘먹튀’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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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거래일 만에 3배 뛴 주가 급락”…적자기업 흥아해운 ‘먹튀’ 의혹
  • 박철성 대기자·칼럼니스트
  • 승인 2019.12.10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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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특징주] 흥아해운 인수하는 카리스국보…CB·BW·유증으로 적자기업이 적자기업 인수
1흥아해운의 일봉 그래프. 2흥아해운의 일별주가3흥아해운의 재무제표4카리스국보의 재무제표
흥아해운의 일봉 그래프.

적자기업 흥아해운(003280)의 주가 그래프가 수상하다. 불과 11거래일 만에 3배로 뛰어오르더니 급락했다. 이어 반등하는가 싶더니 다시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흥아해운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지난달 15일 흥아해운은 예전 자회사였던 카리스국보(001140·전 국보)에 흥아해운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흥아해운은 최대주주인 페어몬트파트너스와 리얼티디아이파트너가 보유 지분 14.37%(1400만주)를 카리스국보에 112억원에 매도한다고 공시했다. 주당 가격은 800원.

1흥아해운의 일봉 그래프. 2흥아해운의 일별주가3흥아해운의 재무제표4카리스국보의 재무제표
흥아해운의 일별주가.

카리스국보는 잔금이 치러지는 이달 24일 흥아해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이로써 흥아해운과 카리스국보의 관계는 과거 모-자회사에서 자-모회사로 뒤바뀌게 됐다.

이에 대해 김준석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은 최근 해운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깊은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운·항만 언론매체인 코리아쉬핑가제트는 “김 국장은 카리스국보의 흥아해운 지배 지분 인수가 ‘악의적’ 의도라는 전제하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카리스국보의 (애초)자본이 사모펀드인 만큼 흥아해운 투자 목적을 다각도로 파악해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흥아해운) 잔존법인 매출액은 700억~800억원에 불과하지만 부채는 4000억~5000억원에 이른다. 이런 회사에 10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건 정상적인 상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정부와 채권단은 보고 있다. 새로운 대주주의 의도를 파악하고 있다. 확약서를 받거나 필요하면 여러 가지 법적 절차를 진행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1흥아해운의 일봉 그래프. 2흥아해운의 일별주가3흥아해운의 재무제표4카리스국보의 재무제표
흥아해운의 재무제표.

또 흥아해운 인수가 인위적으로 주가를 띄운 뒤 팔아버리는 이른바 ‘먹튀’ 전략이 목적이라면 소액주주들이 피해 볼 가능성이 남아 있음을 지적했다.

해당 매체는 “김 국장은 흥아해운 주가가 300원을 하다가 800원까지 치솟았고 1~2주 사이에 600원 후반대까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단기 차익을 염두에 두고 흥아해운 인수를 추진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이나 거래소를 통해서 감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런 시그널을 기존 대주주와 신규 대주주에게 모두 전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카리스국보 공시 담당 정재원 씨는 전화통화에서 “(기사대로라면) 해수부 국장이 잘못 알고 있다. 사모펀드를 내세운 게 아니다. (주장의) 근거가 빈약하다”면서 “(CB·BW·유증) 보유 자산으로 (흥아해운을) 매수한다”고 강조했다.

정 씨는 “(인수가격은) 외부평가기관을 통해서 적정성을 평가받았고 시장의 평가 주가에 경영 프리미엄까지 붙여서 주당 800원에 인수하는 것”이라면서 “회사를 분할해서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시장에서 (볼 때) 가치가 있으니까 그래서 주가가 오르는 거고 그러면서 우리가 인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멘트대로라면 마치 주가가 오를 것을 알고 있었다는 의미로도 해석됐다.

그는 또 “(기사 보도대로) 해수부 국장이 착각한 게 우리가 800원에 인수한 뒤 단기차액을 노리고 매각한다는 얘긴데 최대주주 변경 수반 계약이고 6개월간 보호예수가 걸린다. 따라서 단기 차익을 챙길 수가 없다”면서 “해수부 국장 얘기는 진정성이 부족하고 근거가 빈약하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1흥아해운의 일봉 그래프. 2흥아해운의 일별주가3흥아해운의 재무제표4카리스국보의 재무제표
카리스국보의 재무제표

한편 지난달 18일 카리스국보는 공시를 통해 외부평가기관의 평가의견서를 공시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K회계법인은 “본 평가는 이미 당사자 간에 합의된 상장주식 양·수도가액의 적정성을 검증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평가의견서에 포함된 양수 대상 주식 가치 산정금액이 양수 대상 주식의 절대적인 가치 혹은 장래 실적치를 제시하거나 보증하는 것은 아니므로 평가에 적용된 방법과 한계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또 보고서에는 “경영권프리미엄을 반영한 주당 평가액은 262원에서 1358원의 범위로 산정된다”면서 “평가대상 자산에 대한 실제 주당 양수가액 800원은 경영권프리미엄을 반영한 주당 평가액의 범위에 위치한다”고 명시했다.

그런데 해당 보고서의 평가 기간은 11월8~15일. 즉 흥아해운 주가가 전 저점 대비 41% 급등한 뒤부터 평가를 시작했다. 특히 평가 마지막 날 흥아해운의 주가는 상한가를 꽂았다. 이날 흥아해운의 종가는 전 저점 대비 두 배가 폭등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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