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진정한 부인의 덕성과 용모와 말씨와 솜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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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진정한 부인의 덕성과 용모와 말씨와 솜씨다”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9.12.26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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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20강 부행편(婦行篇)…덕행을 갖춘 여성이 되라③
청공도(淸供圖), 강세황, 18세기, [선문대학교박물관 소장]
청공도(淸供圖), 강세황, 18세기, [선문대학교박물관 소장]

[한정주=역사평론가] 其婦德者(기부덕자)는 淸貞廉節(청정렴절)하여 守分整齊(수분정제)하며 行止有恥(행지유치)하여 動靜有法(동정유법)이니 此爲婦德也(차위부덕야)니라 婦容者(부용자)는 洗浣塵垢(세완진구)하여 衣服鮮潔(의복선결)하며 沐浴及時(목욕급시)하여 一身無穢(일신무예)니 此爲婦容也(차위부용야)니라 婦言者(부언자)는 擇師而說(택사이설)하여 不談非禮(부담비례)하고 時然後言(시연후언)하여 人不厭其言(인불염기언)이니 此爲婦言也(차위부언야)니라 婦工者(부공자)는 專勤紡績(전근방적)하고 勿好葷酒(물호훈주)하며 供具甘旨(공구감지)하여 以奉賓客(이봉빈객)이니 此爲婦工也(차위부공야)니라.

(부인의 덕성은 맑고 곧으며 염치와 절도가 있고 분수를 지키며 몸가짐을 바르게 하며 행동거지에 부끄러움이 있고 움직일 때나 가만히 있을 때나 법도가 있어야 한다. 이것을 ‘부인의 덕성’이라고 말한다.

여성의 용모는 먼지와 때를 깨끗이 씻고 의복을 청결하게 하며 목욕을 제 때에 하여 몸에 더러움이 없게 해야 한다. 이것을 ‘부인의 용모’라고 말한다.

부인의 말씨는 모범이 되는 말을 가려서 하고 예의에 맞지 않는 말은 입에 담지 않고 꼭 말을 해야 할 때 말하여 다른 사람들이 그 말을 싫어하지 않아야 한다. 이것을 ‘부인의 말씨’라고 이른다.

부인의 솜씨는 오로지 길쌈을 부지런히 하고 술 빚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맛있는 음식을 갖추어서 손님을 접대하는 것이다. 이것을 ‘부인의 솜씨’라고 말한다.)

이 문장 역시 앞의 두 문장에 이어 『여계』 제4장 ‘부행장’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이다. 앞서 두 문장에서 말했던 ‘부인의 네 가지 명예로운 덕목’, 즉 덕성, 용모, 말씨, 솜씨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여자아이도 남자아이처럼 어렸을 때부터 글을 배우고 학문에 뜻을 두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 반소는 결혼 이후 집안일과 집안 살림을 하는 부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글을 읽고 학문에 뜻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소는 계속해서 이렇게 말한다.

“여성이 집안에 있으면서 『논어』, 『효경』, 『시경』, 『예기』 등 유가의 경전을 읽지 않으면 안 된다. 옛적 어질고 현명한 여성은 학문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많은 경전과 역사서들이 스스로 경계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서적들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부인의 덕성과 용모와 말씨와 솜씨’에 대해 스스로 경계해야 할 이유를 더욱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고 자신의 뜻을 더욱 확고히 세울 수 있고 자신의 행실을 더욱 견고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그러므로 결혼한 이후에도 여성에게 배움과 가르침의 차별과 차등을 두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반소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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