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계 이슈는 ‘5W’…여성 일자리 확대 여부 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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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재계 이슈는 ‘5W’…여성 일자리 확대 여부 등 주목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0.01.0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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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미·중 무역전쟁, 그룹 총수 리스크, 각종 장벽 혁파 포함

경자년 2020년 한 해 국내 재계는 다섯 가지 ‘W’ 이슈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W’로 요약되는 재계 이슈는 Whales fight(미·중 무역전쟁), Women jobs(여성 일자리), Weakness Handling(그룹총수 약점 대응), Wall Removal(장벽 혁파), Workers Satisfaction (노동자 삶의 질 개선)을 각각 의미한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6일 발표한 ‘한국경제가 2020년에 주시 할 5W 이슈’에 따르면 올해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이 어느 정도로 진행될 지와 여성 일자리가 얼마나 확대될 수 있을 지에 큰 관심이 모아진다.

이와 함께 기술 및 규제, 산업 간 경계장벽이 무너지고, 재판 등을 치러야 하는 약한 고리를 갖고 있는 그룹총수들이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도 주목해볼 대목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임금 상승과 52시간 등으로 근로자 삶의 질이 어떻게 개선될 지도 올 한 해 재계 이슈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 한 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해 하는 이슈 중 하나는 세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여부다. 두 나라의 무역전쟁 향방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는 호황내지 직격탄을 맞는 갈림길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양상은 지난해 두 나라 간 격화된 무역전쟁 양상을 보이면서 심화됐다. 다행히 1차 무역협정이 조만간 합의될 예정으로 최악의 국면은 일단 피한 상태다. 하지만 1차 협정은 휴화산 상태에 불과하다. 이후 두 나라의 무역 계산법이 어떻게 뒤바뀌게 될 지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두 나라의 시장 어느 쪽도 쉽게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두 나라 시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해외계열사 진출 현황이다.

한국CXO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0대 그룹의 해외계열사 2580곳 중 미국과 중국에 가장 많이 진출해 있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398곳(15.4%)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은 346곳(13.4%)으로 그 다음을 이어갔다. 이는 일본 89곳(3.4%)보다 4배 정도 많은 숫자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다 보니 두 나라의 무역 분쟁이 어떻게 전개 되느냐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이익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 일자리 증감 여부는 국내 기업들의 경기 수준을 살펴볼 수 있는 가늠자나 다름없다. 통상적으로 기업들은 경영 사정이 좋아지면 일자리를 늘리고 그렇지 않으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경우가 높다.

업종마다 일자리 특성이 있지만 제조업이 많은 국내 대기업들은 경기가 좋아져 직원을 늘릴 때 상대적으로 여성보다는 젊은 남성 일자리를 더 많이 늘리는 경향이 짙다. 반면 인력 구조조정을 해야 할 때는 여성 인력을 먼저 줄이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올해 여성 일자리가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면 기업 내부 사정이 좋아지는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반대로 여성 일자리가 크게 줄면 기업 내부 여건이 더 나빠졌거나 기계화, 자동화 등을 도입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높다.

때문에 올해 어떤 업종과 어느 기업들이 여성 일자리를 더 많이 늘리는지 혹은 감축하는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올 한해 여성 일자리가 많아져야 경기가 좋아지는 신호탄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올 한 해는 그룹 총수 리스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특히 총수의 재판과 송사 등은 기업 경영을 하는데도 적잖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파기환송심 재판 결과가 올해 가려질 전망이다.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나올지 해외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플랜B’도 준비하고 있어야 할 처지다.

최태원 SK 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도 올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특히 관심사는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 규모다. SK그룹을 지배하는 핵심 지분에 대해 법원이 어느 정도의 재산분할을 인정해줄 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효성 조현준·대림 이해욱 회장도 그룹 계열사 부당 지원으로 인해 재판에 넘겨진 상태에서 향후 어떤 결론이 나올지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가족 간 불화가 경영권 유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 향후 가족 간 문제가 잘 봉합될지 아니면 극단적인 상황까지 치닫게 될지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그룹 총수들의 연령도 점점 낮아져 경영 리더십이 완숙하지 못하다는 점도 국내 재계로서는 다소 불안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그룹 총수들이 경험 부족의 약점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지도 올 한 해 재계가 주목해야 할 이슈 중 하나로 꼽힌다.

각종 장벽 혁파도 올해 재개의 주요 이슈로 꼽힌다. 여기서 말하는 장벽은 크게 세 가지다. 기술, 규제, 경계의 장벽을 의미한다.

지난해 시작된 한·일 경제전쟁은 우리 기업들에게 독자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준 한 해였다.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해놓지 않으면 다른 나라에서 기술을 무기로 국내 주요 산업에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기술 개발이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는 것은 더욱 확연해졌다. 이와 관련 올해는 대규모 투자와 인력을 투입해 국내 기업들이 독자 기술을 구축해나가는 새로운 원년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규제의 장벽을 어떻게 뛰어넘어야 할지도 2020년 한 해 국내 기업에게 주어진 과제다. 세계 각국은 이미 4차 산업혁명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각종 규제 등에 발목을 잡혀 새로운 먹거리 시장 창출에 난항을 겪고 있는 처지다. 규제의 장벽은 기업 혼자만이 아닌 정치권과 국민과의 공감대를 통해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전통적인 업종 간 경계의 장벽을 얼마나 빨리 허물어갈 지도 올 한 해 큰 변화의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과 IT, 자동차와 전자, 유통과 AI 등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이업종 간 융합을 어느 곳이 선도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시장 주도권을 크게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근로자 삶의 질이 어떻게 개선될 수 있을 지도 올해 주목해야 할 재계 이슈 중 하나로 떠올랐다. 중심에는 임금(Wage)과 노동시간(Watch)이 자리하고 있다. 최저 임금 및 급여 상승과 52시간제 제도 도입으로 근로자 삶의 질도 한 단계 개선됐지만 기업 현장에서는 여러 시행착오와 문제점들이 표출되고 있는 양상이다.

문제는 노동시간이 줄면 임금도 이전보다 감소해 생활의 질은 오히려 더 나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노동시간을 늘릴 경우 높아진 임금으로 인해 기업들에게는 비용 증가로 작용해 생산성이 저하되고 결국에는 직원 채용에도 인색해질 수 있다. 자칫 경영진은 기계화, 자동화 등으로 인한 인력 감축 카드를 꺼내들고 근로자는 강한 노조를 통한 기업가를 견제하는 양상으로 이해관계가 충돌할 여지도 높아진 상황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장기적으로 기업 현장에서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워라밸(Work-life Balance)’ 문화를 정착화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이동되는 흐름은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하나의 문화로 안착될 때까지 기업가와 근로자 간 이해관계 충돌을 어느 정도로 최소화할 수 있을 지가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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