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칼바람 견딘 진달래꽃 물결…강화도 고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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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칼바람 견딘 진달래꽃 물결…강화도 고려산
  • 이경구 사진작가
  • 승인 2020.04.2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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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구 사진작가의 산행일기]㉒ 분홍빛 꽃밭에서 느끼는 절정의 흥분감
[사진=이경구]
[사진=이경구]

서울에서 1시간30분 정도를 달리면 서해의 진득하고 비릿한 물바람에 갯내음이 배어있는 강화도에 고려산(436m)에 당도한다.

내가면, 하점면, 송해면 일원에 위치한 아담한 산으로 매년 4월 중순이면 만발한 진달래꽃물결이 연분홍 갑사치마를 펼친 듯 장관을 이루는 진달래 명산으로 유명하다.

정상에서 능선 북사면을 따라 낙조봉까지 4km에 걸쳐 무려 20여만평에 분홍빛 진달래꽃밭에서는 숨이 넘어가는 절정의 흥분감에 사로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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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갯벌을 붉게 물들이며 새벽을 깨우는 해돋이가 장관이다. [사진=이경구]

고려산은 해마다 진달래 축제와 등산 인파로 줄을 이었지만 올해는 지난 4일부터 등산로가 폐쇄되더니 축제도 취소됐다.

묻지마 용맹이 발동돼 출발한 시각은 새벽 4시. 백련사 진입로 곳곳에는 바리케이트가 설치 돼 있고 ‘코로나 확산방지 등산로 전면 폐쇄’를 안내하는 대형 현수막이 나부낀다.

근처 공터에 주차한 후 정상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만개 시기가 지나서 맛깔나게 무리지어 피워낸 참꽃밭을 볼 수 있을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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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산 산행코스는 사찰을 기점으로 하는 백련사, 청련사, 적석사 3개 코스와 고개를 시작점으로 미꾸라지고개, 고비고개 2개 코스 가운데 어디를 들머리로 하더라도 2시간이면 정상에 닿는다.

맑은 날씨엔 여의도가 보이고 북으론 개성 송악산까지 탁 트인 조망을 가진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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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의 연개소문이 태어났다고 전해지는 고려산의 옛 명칭은 오련산(伍蓮山). 고구려 장수왕 4년(416년) 천축조사가 이 산에 올라 오색 연꽃이 피어 있는 오련지를 발견한 후 오색 연꽃을 공중에 날려 떨어진 곳에 각각 적련사(적석사)와 백련사, 청련사, 황련사, 흑련사를 세웠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그중에서도 진달래 군락지와 가장 가까운 곳은 오색연꽃 중 백련이 내려앉았다 하여 이름 붙은 백련사다. 이곳에서 진달래 군락지까지는 도보로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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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걸음에 고려산 허리쯤에 도착하니 새날이 동트는 새벽 일출의 강렬한 붉은 빛과 마주한다. 이글거리는 태양의 몸짓이 가슴을 덥혀 준다.

고려산 허리까지 따스한 바람이 내려앉은 완연한 봄날이다. 봄햇살이 두툼하게 스며있는 진달래 군락지엔 꽃물결로 일렁인다. 서해 칼바람을 견딘 놀라운 축복에 감동할 뿐이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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