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5% 이상 일본 주주 상장사 14곳 주가 1년 새 20% 이상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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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5% 이상 일본 주주 상장사 14곳 주가 1년 새 20% 이상 폭락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0.06.17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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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한일 경제전쟁 1년간 일본 최대주주 9곳 중 6곳 주가 하락·7곳 영업이익 감소

국내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일본 주주(법인·개인)는 34곳으로, 이 중 76%나 되는 26곳은 한·일 경제전쟁 1년 사이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34곳 중 9곳은 일본 법인이 최대주주인 곳으로, 이들 기업의 작년 영업이익 규모도 이전해보다 4분이 1 넘게 감소했다.

17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일본 주주가 있는 국내 상장사는 34곳으로 파악됐다.

이들 34곳의 지난 6월12일 주식평가액은 1조8233억원 수준으로 국내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 1714조원의 0.1% 정도에 해당하는 낮은 비중이다. 5% 미만의 지분을 가진 일본 주주도 많지만 일본계 법인 등이 국내 주식 시장을 크게 요동치기 어렵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34곳 중 주식평가액이 가장 높은 주주는 도카이 카본(TOKAI CARBON)으로 확인됐다. 일본 동경에 소재한 도카이 카본은 국내 코스닥 업체 티씨케이 지분을 44.4% 보유한 최대주주다. 도카이 카본의 티씨케이 지분에 대한 주식평가액 가치는 4514억원으로 일본 주주 중 주식가치가 가장 컸다.

두 번째로 높은 곳은 KT 지분을 5.46% 보유한 엔티티 도코모(NTT DoCoMo, Inc.)다. 지분 가치만 3393억원으로 평가됐다.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에 일본 국적의 주주로 명시된 롯데홀딩스는 BNK금융지주 지분을 11.14% 보유해 1874억원의 지분가치로 세 번째였다. 다만 주주 보고자인 롯데홀딩스가 보유한 지분 중에는 부산롯데호텔, 롯데쇼핑, 롯데장학재단 등 한국에 소재한 주주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 34곳의 작년 7월1일 대비 올 6월12일 현재 주가 등락률은 76.5%에 해당하는 26곳이 주가가 떨어졌다. 26곳 중에서도 14곳은 20% 넘게 주가가 내려앉았다.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곳은 코스닥 업체 SBI핀테크솔루션즈로 최대주주는 일본 법인 SBI홀딩스다. 작년 7월1일만 해도 1만7600원이던 주가는 올 6월12일에는 8150원으로 53.7%로 반토막 넘게 떨어졌다.

주가 하락으로 인해 72.41% 지분을 보유한 SBI홀딩스의 주식가치도 3142억원에서 1455억원으로 1년 새 1600억원 넘게 주식가치가 낮아졌다.

SBI핀테크처럼 일본 법인이 최대주주인 곳 중에서는 새론오토모티브(주주명 닛신보) -35.7%, 에스텍(포스타전기) -31.8%, 기신정기(후바다전자공업) -29.7%, 삼아알미늄(도요알미늄) -21.5% 수준으로 1년여 만에 주가가 20% 넘게 떨어졌다.

최대주주는 아니지만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일본 주주 중 우신시스템(마루베니)도 -42.2% 주저앉았다. 이외 코리아에스이(SE) -39.6%, 평화홀딩스(엔오케이) -35.7%, 미창석유(제이엑스홀딩스) -26.7% 등도 주가가 1년여 전보다 큰 폭으로 내려 앉았다.

반면 34곳 중 8곳(23.5%)은 주가가 상승했다. 일본 법인 후지필름코퍼레이션이 14.2% 지분을 보유한 코스닥 업체 디알젬 주가는 같은 기간 7990원에서 1만7850원으로 123.4%나 껑충 뛰었다. 이로 인해 후지필름의 주식가치도 128억원에서 288억원으로 159억원이나 증가했다. 디알젬은 병원 등에서 사용하는 엑스레이(X-Ray) 영상 진단장치 등을 제고하고 판매하는 회사다.

일본 주주 쿄에이코리미티드가 10% 정도 지분을 보유한 마이크로컨텍솔 주가도 54.4%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 도카이 카본이 최대주주(지분율 44.4%)로 있는 티씨케이도 1년 새 주가가 49.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컨텍솔과 티씨케이 두 곳은 반도체 관련 회사들이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일본 주주가 있는 상장사 34곳 중 9곳은 일본 법인이 최대주주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계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국내 상장사인 셈이다.

9곳 중 6곳의 주가는 1년 새 떨어졌다. 주가만 떨어진 것이 아니다. 9개 상장사의 2018년 대비 2019년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모두 감소했다.

매출은 1년 사이 1조1002억원에서 1조351억원으로 5.9% 줄었다. 매출 외형이 가장 크게 떨어진 곳은 유니슨(최대주주 도시바코퍼레이션)으로 매출은 2018년 1647억원인데 1년 만에 55.3% 감소한 73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한해 사이 900억원이 넘는 매출이 날아가 버린 셈이다. 모아텍(최대주주 미네베아)도 448억원이던 매출이 380억원으로 15% 줄었다.

영업이익은 매출보다 더 크게 감소했다. 일본 법인이 최대주주인 9곳 상장사의 전체 영업이익은 2018년 949억원에서 작년 701억원으로 26.2% 감소했다.

특히 9곳 중 7곳(77.8%)이나 영업이익이 줄었다. 이중 매출이 50% 넘게 떨어진 유니슨은 지난해 143억원 영업적자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에스텍(최대주주 포스타전기)도 한 해 사이 영업이익이 70%(39억원→12억원) 정도 큰 폭으로 줄었다 SBI핀테크솔루션즈 역시 59.1%(42억원→17억원) 떨어졌고 에스씨디(일본전산산교)도 55.2%(20억원→9억원)로 반토막 넘게 감소했다.

이외 모아텍(미네베아) 45.6%, 기신정기(후바다전자공업) 22.9%, 새론오토모티브(닛신보) 7.5%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한국 주식 시장에서 일본계 지분의 영향력이 낮아 큰 타격을 주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일본의 수출 규제로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일본 기업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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