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 줄기와 어깨 나란히 맞댄 5개 봉우리…오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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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강 줄기와 어깨 나란히 맞댄 5개 봉우리…오봉산
  • 이경구 사진작가
  • 승인 2020.07.0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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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구 사진작가의 산행일기]㉚ 암봉과 호수 함께 느끼는 호반 산행지
[사진=이경구]
[사진=이경구]

중앙고속도로와 헤어지고 춘천 나들목에서 시내를 지나 46번 국도 배후령 고갯길로 접어든다.

산자락 비알밭에는 무장무장 강원도의 옥수수가 여물어 간다. 넓직넓직하고 쭉쭉 늘어진 옥수수 잎은 한여름 후끈한 바람결에 물결치듯 출렁인다.

오나가나 하얀 망초꽃이 풀밭을 점령해 있고 간혹 보라색 엉겅퀴도 보인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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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호를 끼고 있는 골 깊은 오봉산(770m)은 청평사를 품에 안고 두터운 수림을 거느리며 5개의 봉우리가 어깨를 나란히 맞대고 소양강 줄기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소양호에 발을 들여놓은 형상으로 암봉과 호수를 함께 느낄 수 있는 호반 산행지다.

배후령과 청평사 입구, 백치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할 수 있는 들머리가 있다. 원점회기 산행이 여의치 않은 산이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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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령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해발 600m 배후령 고개에서 오르는 산행은 정상과의 표고차가 크지 않아 큰 어려움 없는 수월한 산길이지만 절벽이 많고 경사 또한 만만치 않아 긴장감을 놓을 수는 없다.

들머리에서 비탈길로 약 20분 오르면 능선에 닿는다. 여기서부터 1봉에서 5봉(정상봉)까지 암릉 산행이 이어진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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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의 구분 표시가 확실치 않은 점이 못내 아쉽다. 2봉까지 약 20분 걸음으로 능선 우측에 소양호가 보이는 전망바위가 나타나 시원한 조망이 터진다.

비탈면에서 밧줄을 잡고 오르면 우측엔 청솔바위와 어느 산객이 이 산을 타다가 유명을 달리한 진혼비가 보이고 이어서 3봉에 닿는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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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망이 가장 좋은 곳은 제4봉인 보현봉 주변이다. 왼쪽으로 화천군 간동면이 펼쳐지고 오른쪽으로 소양호가 보인다.

사명산을 비롯해 가리산·병풍산·대룡산·금병산 등 주변 명산의 산줄기가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들어오며 수직 절벽 위 암릉길 곳곳에 어렵사리 버티고 서 있는 노송들은 마치 신선이 한 폭의 동양화 속을 노니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오늘은 안개가 번져 있어 시야가 가려져 아스라이 산그리메 곡선만이 그림자처럼 보여진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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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에 내려섰다 철난간을 오르자 좌측 절벽이 위험한 암봉을 오르면 춘천과 화천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정상 5봉(779m)이다.

정상에서 10분쯤 가면 부용산 갈림길 삼거리를 만난다. 청평사 길로 방향을 튼다. 급경사의 내리막길이 이어지면서 오봉산의 명물 홈통바위(구멍바위)를 만난다. 거의 눕다시피 통과해야 하는 일명 뚱뚱이 검문소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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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사가 한눈에 조망되는 소요대 사이 안부로 내려서면 청평사로 내려가는 하산 길은 두 갈래로 나눠진다. 이정표에 완만한 길은 1.6km이고 급경사 길은 1.5km라고 가리킨다.

홈통바위를 지나면 경사는 더욱 가팔라지고 급경사지를 따라 내려가는 산길은 소요대와 천단 일대의 좁은 암릉 구간 주변의 기암괴석과 바위틈을 해치고 뿌리를 내려 자라는 명품 소나무를 보니 그 악착같은 생명력에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심신을 상쾌하게 하는 한 폭의 진경산수화다.

갇힌 마음을 풀어 놓는 산객을 어우르며 마치 자비로운 모성애와 같이 품어 준다. 앞이 훤히 트인 이곳을 내려가다 보면 망부석을 만나게 되고 이어서 계속 쇠줄을 잡고 내려서면 암릉 아래로 청평사가 보인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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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사 경내로 들어와 선동교 앞 시원한 감로수 한쪽박으로 목을 축이면 구송폭포의 청량한 낙수소리는 더위에 지친 산행의 피로를 잊게 한다. 계곡의 우거진 숲은 녹음으로 출렁거린다.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나오며 얼굴을 드러낸 지나온 오봉산을 바라보니 자연의 무한함과 인간의 한계에 대한 느낌이 전해진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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