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재벌총수 주식재산 희비…“김범수 웃고 서경배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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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재벌총수 주식재산 희비…“김범수 웃고 서경배 울고”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0.10.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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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그룹총수 39명 올초 대비 17명 늘고 22명 줄어

국내 50대 그룹총수 중 올초 대비 3분기 말 기준 카카오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주식재산이 2조6000억원 이상 증가해 활짝 웃은 반면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은 1조7000억원 이상 감소해 울상이다.

또 삼성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두 부자(父子)는 국내 주식 부자(富者) 1·2위를 나란히 기록했다.

6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50대 그룹총수의 올 연초 대비 3분기 주식평가액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52명의 그룹총수 중 39명은 상장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39명 총수들의 올 1월2일 전체 주식평가액은 57조6150억원, 3분기 말(9월29일)에는 63조1913억원으로 5조5763억원(9.7%) 늘어났다.

그러나 39명 중 17명은 주식재산이 불었지만 22명은 감소해 희비가 교차했다.

주식평가액 증감 금액으로는 연초 대비 9월 말 주식가치가 가장 크게 증가한 톱5 총수 중에는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가장 먼저 꼽혔다. 김 의장은 카카오 주식 1250만631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9월29일 종가 36만4500원으로 곱한 3분기 말 주식평가액은 4조5564억원으로 계산됐다. 연초 1조9067억원보다 2조6497억원(139%) 증가한 수치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도 2조7015억원에서 4조7295억원으로 2조279억원 높아졌다. 다만 서 회장의 3분기 주식가치는 6월 말 기록한 5조8458억원보다는 1조원 넘게 낮아졌다.

넷마블 방준혁 이사회 의장도 9개월 새 주식재산이 1조5600억원(1조8718억원→3조4410억원) 이상 증가했다.

이외에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6987억원(1조1186억원→1조8174억원), 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5769억원(2조2268억원→2조8037억원)으로 5000억원 넘게 주식재산이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에서도 카카오 김범수·넷마블 방준혁 의장은 올해 초 주식평가액 대비 1~3분기까지 3분기 연속 주식평가액이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 김 의장은 1분기와 2분기 주식재산은 각각 1조9443억원, 3조3447억원이었다. 연초 주식평가액보다 점점 상승 곡선을 그려온 셈이다.

넷마블 방 의장도 김범수 의장과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방 의장의 1분기와 2분기 주식평가액은 각각 1조9320억원, 2조833억원이었다. 연초 주식재산을 기준으로 3분기 연속 주식가치가 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주식재산은 1조7969억원이나 크게 낮아졌다. 올해 초만 해도 서 회장은 보통주 보유 주식으로만 4조9975억원으로 50대 그룹총수 중 세 번째로 주식재산 규모가 컸지만 9월 말에는 3조2006억원으로 7위로 밀렸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서 회장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 두 주식 종목의 가치가 낮아진 것이 결정타였다.

SK 최태원 회장도 9개월 새 주식재산이 7712억원(3조3482억원→2조5779억원) 떨어졌다.

이 외에 신세계 이명희 회장 5586억원(1조1623억원→6036억원), 현대중공업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4706억원(1조3867억원→9160억원),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 3138억원(5353억원→2214억원)으로 주식평가액이 하락했다.

이 중 신세계 이 회장과 한국타이어 조 회장은 자녀에게 지분을 넘기면서 주식재산이 크게 낮아진 케이스다.

이 회장은 자신이 쥐고 있던 이마트 지분 중 229만2512주(3200억원 상당)를 지난 추석 명절 이전 정용진 부회장에게, 신세계 지분 중 80만9668주(1600억원 상당)를 정유경 총괄 사장에게 넘겼다. 지분을 두 자녀에게 증여함으로써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는 이명희 회장에서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사장으로 각각 바뀌었다.

이 회장은 주식가치가 6000억원 넘는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여전히 10%씩 보유하고 있어 승계 작업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경영 관할 경계선을 좀더 명확하게 해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은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194만2693주(23.59%)를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을 제치고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전부 넘겨줬다. 지분 증여로만 보면 조 회장은 그룹 승계자로 조현범 사장을 택했다는 의미가 크다.

하지만 지분 증여 이후 장남인 조 부회장 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으로 향후 결론이 뒤바뀔 수 있을 지에 촉각이 모아진다.

한편 3분기 말 기준 50대 그룹총수 중 주식갑부 1·2위는 삼성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두 부자가 차지했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9월 말 주식재산은 17조6117억원으로 주식재산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월2일 주식평가액 때보다 2316억원 많아진 금액이다.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은 7조1298억원으로 연초보다 1461억원 줄어들어 두 부자간 희비는 엇갈렸다.

넘버3는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4위는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꿰찼다. 셀트리온 서 회장은 연초 총수 주식부자 랭킹 6위, 김 의장은 8위에서 각각 3·4계단 앞선 모양새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4조3436억원으로 총수 주식평가액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정 회장은 9개월 새 주식재산을 4806억원 증가시켰다.

이어 6위 넷마블 방준혁 의장, 7위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8위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2조8037억원), 9위 SK 최태원 회장, 10위 LG 구광모 회장(2조4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 외 네이버 이해진 GIO(1조8174억원), CJ 이재현 회장(1조826억원)도 3분기 그룹총수 주식재산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조사 대상 39명이 보유한 주식종목은 112곳이나 됐다. 이 중 47개 종목의 9월 말 주가는 연초보다 올랐지만 65곳은 반대로 주가가 하락했다. 연초 대비 9월 말 주가가 오른 47곳 중 20곳은 50% 상승률을 보였다. 주식가치가 2배 이상 오른 곳도 7곳이나 됐다.

이 중 두산 박정원 회장이 보유한 두산퓨얼셀은 그룹총수가 보유한 주식종목 중 주가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두산퓨얼셀의 연초 보통주 종가는 8800원이었는데 9월29일에는 4만3100원으로 389.8%나 올랐다. 지난달 7일에는 5만9300원까지 주가가 상승하며 6만원대를 넘보는 수준까지 진격했다.

또한 SK디스커버리 142%, 카카오 139%, 키다리스튜디오 135.1%, 두산중공업 132.1%, 코오롱 112.1%, 효성중공업 110% 순으로 주가가 껑충 뛰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향후 몇 년간은 젊은 오너 3~4세 등에게 그룹승계 작업이 활발히 일어날 것”이라며 “특히 경영에 참여하는 자녀가 2명 이상일 경우 총수가 쥐고 있는 지분을 신세계 이명희 회장 사례처럼 단계별로 비교적 공평하게 나눠줄 것인지 아니면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과 같이 자녀 중 특정 1인에게 전량 밀어줄 것인지에 따라 그룹 승계 구도가 180도 달라지고 주식재산 변동에도 큰 변화가 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향후 그룹 승계를 앞둔 그룹 총수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그룹)으로 지정한 64곳 중 동일인(총수)이 있는 50대 그룹으로 공식적으로 총수직에서 물러난 삼성 이건희 회장과 실질적 총수 역할을 하는 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2명을 포함해 총 52명이 대상이었다.

조사는 총수가 직접 비상장사를 제외한 상장사에서 보유한 보통주 주식 기준이고 주식평가액은 올 1월2일과 9월29일 종가로 계산해 산출했다. 보유 주식과 종가는 각각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자료를 참고했고 우선주를 통해 갖고 있는 주식재산은 조사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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