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세대 오너 회장·부회장 36여명…1968년생 8명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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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세대 오너 회장·부회장 36여명…1968년생 8명 ‘최다’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0.10.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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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200대 그룹 55세 이하 오너회장급만 14명

국내 주요 200대 그룹에서 올해 55세 이하이면서 회장·부회장 직급의 오너 경영자는 40명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X세대 중심축인 1968년생이 5명 중 1명꼴로 가장 많았고 그룹회장 직위에 오른 오너 경영자도 14명이나 됐다. 또 조사 대상자 중 70% 정도는 해외 유학 경험이 있고 3·4세 경영자도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200대 그룹에서 공식적으로 회장·부회장 직급의 올해 한국 나이로 55세 이하인 젊은 오너 경영자는 36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회장 명함은 14명으로 1966~1969년생 6명, 1970년 이후 출생자 8명이었다.

젊은 오너 회장급 중에서는 한일시멘트그룹 허기호(1966년) 회장이 가장 먼저 꼽혔다. 허 회장은 51세 되던 지난 2016년부터 한일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 허 회장은 허정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창업주인 고(故) 허채경 선대회장의 장손이다.

경인양행 김흥준(1967년) 회장은 45세였던 2011년부터 대표이사 회장 타이틀을 달았고 동방 김형곤(1967년) 회장은 지난 2017년부터 회장직을 수행해오고 있다.

효성그룹 조현준(1968년) 회장은 지난 2016년 공식적으로 회장 명패를 새겼다. 조 회장은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 회장, 아버지 조석래 명예회장에 이은 3세 경영자다. 이재준 창업자의 손자이자 이준용 명예회장의 장남인 대림 이해욱(1968년) 회장도 지난해부터 회장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넥슨 창업자 김정주(1968년) 회장은 IT그룹 총수들과 달리 오래전부터 이사회 의장 대신 회장 직위를 달아 눈길을 끈다.

1970년대생 중에서는 현대차 정의선(1970년생) 회장이 며칠 전 그룹 회장단에 합류했다. 한국야쿠르트 윤호중 회장(1971년생)도 올해 그룹 수장 자리를 맡았다.

조선내화 이인옥(1971년생)은 43세였던 지난 2013년,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72년생)은 36세였던 지난 2007년부터 그룹 내 최고 자리에 우뚝 섰다.

한진그룹 조원태(1975년) 회장은 지난해 그룹 수장이 됐고 조 회장과 동년배인 DB그룹 김남호 회장은 올해 7월 부사장에서 회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LG그룹 구광모(1978년생) 회장은 지난 2018년 회장으로 등극하고 다음 해에 그룹 총수로 지정받았다.

이번 조사 대상자에 포함된 14명의 그룹회장 중 유일한 30대는 휴켐스 박주환 회장(1983년생)이었다. 휴켐스는 태광실업그룹 계열사다. 박주환 그룹회장은 아버지 고(故) 박연차 회장이 작고하면서 30대 나이에 올해 회장으로 승진했다.

부회장급 오너 경영자도 22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차기 그룹회장 승진 1순위 후보군에는 일진 허정석(1969년) 부회장, 넥센 강호찬(1971년) 부회장, 동원 김남정(1974년) 부회장, 한국콜마 윤상현(1974년) 부회장, 성신양회 김태현 부회장(1974년생)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그룹 내 지주회사 혹은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최다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지위를 함께 유지하고 있어 그룹 회장 승진은 시간문제나 다름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회장급에서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현식 부회장(1970년생)의 향후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다. 조 부회장은 동생인 조현범 사장(1972년생)보다 직위상으로 한 단계 높은 상태다. 하지만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중요 지분이 이미 조 사장에게 상당수 넘어갔지만 이후 형제간 지분 분쟁이 종결되지 않아 향후 한국타이어그룹 회장 자리를 누가 먼저 꿰찰지 촉각이 모아진다.

화승그룹 현승훈 회장의 두 아들 현지호(1971년생)·현석호(1973년생) 부회장 중에서도 그룹 회장으로 누가 먼저 낙점받을 지 관심사다.

여성 중에서는 자동차 부품을 전문으로 하는 인지컨트롤스그룹 정혜승 부회장(1972년생)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정 부회장은 41개 그룹 계열사 중 인지디스플레이 등 3곳에서 대표이사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것을 포함해 총 16곳에서 임원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부친인 정구용 회장 다음으로 많은 직함을 보유해 차기 회장직에 한 발 가까이 서있는 형국이다.

이번에 조사된 36명의 부회장급 이상 젊은 오너 경영자 중 단일 출생년도로는 1968년 태어난 X세대 오너 경영자가 8명으로 최다를 이뤘다.

회장급 중에서는 효성 조현준(1월생), 대림 이해욱(2월생), 넥슨 김정주(2월생) 회장이 포함됐다. 부회장급 중에서는 두산메카텍 박진원(1월생), OCI 이우현(2월), 동국산업 장세희(3월생), 삼성전자 이재용(6월), 이마트 정용진(9월) 부회장이 올해 53세 동갑내기 오너 경영자들이다.

이 중 두산메카텍 박진원 부회장은 전 두산그룹 박성용 회장의 장남이다. 두산은 전통적으로 그룹회장직을 장자상속과 형제승계의 원칙을 따른다. 이러한 원칙을 유지할 경우 현 박정원 회장 다음으로 두산을 이끌어갈 차기 그룹회장 후보 1순위자는 박진원 부회장이 유력하다.

OCI 이우현 부회장은 이미 공정위가 인정하는 그룹총수로 지정된 상태여서 회장 승진 시기를 놓고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이재용·이마트 정용진·동국산업 장세희 부회장은 외아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그룹 승계 1순위자로 꼽힌다.

국내 주요 그룹 승계자 중 X세대 대표격인 1968년생이 가장 많이 포진해 있어 재계에서 이들의 활약이 도드라질 것으로 보인다. 1968년생 오너 경영자들은 이른바 ‘손오공 CEO’로 지칭된다. 1968년생은 원숭이띠로 재계에서도 손오공처럼 탁월한 경영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시대적 흐름으로 볼 때 1968년생들은 프랑스 민주혁명을 필두로 유럽의 젊은이들이 제2의 민주화운동 붐이 일고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일어난 ‘프라하의 봄’이 발생한 해에 태어났다.

국내에서는 15세 되던 1982년 야간 통행금지 해제와 프로야구 출범을 목격했고 1983년부터는 중·고교 교복과 두발 자율화의 자유를 본격적으로 맛보기 시작했다. 스무 살이 되던 1987년에는 민주항쟁을 경험했고 1988에는 올림픽을 계기로 서구 문화의 새로운 바람을 20대 초반부터 받아들인 세대에 속한다. 또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하는 30대 초반에는 IMF 외환위기 속에서 인터넷 열풍과 함께 지금의 국내 IT산업의 핵심 주역으로 성장해온 핵심층에 속한다.

실제 국내 IT산업을 선도하는 핵심 경영자들을 살펴보면 1968년을 전후로 태어난 X세대들이 주도하고 있는 양상이다. 넷마블 방준혁 의장과 전 소카 대표인 이재웅 다음 창업자가 모두 1968년 태생이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 네이버 이해진 의장, 엔씨소프트 김택진(1967년생) 대표이사도 1966~1968년 사이 태어나 국내 IT산업을 대표하는 X세대 경영자들이다.

이번에 조사된 36명의 젊은 오너가 중 학부 출신대는 연세대 출신이 5명으로 최다였다. 두산메카텍 박진원 부회장, 두산건설 박태원 부회장(1969년생), 일진전기 허정석 부회장, 넥센 강호찬 부회장, 인지디스플레이 정혜승 부회장이 연세대 출신이다.

학부 대학과 석·박사를 포함해 해외 유학 경험이 있는 젊은 오너 경영자는 24명으로 3분의 2를 차지했다. 또 지주회사와 그룹 내 핵심 계열사에서 최대주주 지위도 함께 갖고 있는 오너 경영자는 36명 중 29명으로 70%를 넘어섰다.

조사 대상자 중 10명 중 7명 정도는 이미 그룹 최고 자리에 올랐거나 향후 회장 등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가 크다. 3~4세 경영자는 20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최근 국내 재계는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태어난 X세대 오너 경영자들이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핵심 세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특히 기업을 물려받은 X세대 오너 경영자에게 주어진 가장 큰 선택의 갈림길은 투명한 기업문화와 정공법 등으로 기존 세대에서 이룩한 기업을 뛰어넘을 정도의 성장 발전 토대를 새롭게 구축할 것이냐 아니면 창업자 때부터 이어오는 경영 구습과 관행을 답습하며 현상을 유지하는데 주력할 것인 지에 따라 향후 그룹의 운명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64개 대기업 집단과 주요 그룹 136곳을 추가해 총 200개 그룹을 대상을 했다. 조사는 각 그룹별 오너가 중 올해 한국 나이로 55세(1966년) 이하이고 공식적으로 회장이나 부회장 직위에 오른 오너 경영자다. 네이버 이해진(1967년생)·카카오 김범수(1966년생)·넷마블 방준혁(1968년생) 이사회 의장은 그룹총수 반열에 올라서긴 했지만 공식적으로 회장이나 부회장 직위를 따로 쓰지 않아 이번 조사에서는 제외했다. 출생년도와 직위 등은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를 참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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