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암반과 크고 작은 소가 숲과 어우러진 비경…홍천 공작산 약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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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암반과 크고 작은 소가 숲과 어우러진 비경…홍천 공작산 약수봉
  • 이경구 사진작가
  • 승인 2020.11.0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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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구 사진작가의 산행일기]㊲ 청아한 계곡 물소리와 맑은 공기 내뿜은 명품 트레킹 길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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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가 80%를 넘은 강원도 홍천군에는 명산이 즐비하다. 그중 공작산(887.4m)은 이름 그대로 공작새가 날개를 펴고 있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홍천의 진산이다.

9월 중 무거운 짐을 옮기다가 허리를 다쳐 정형외과 한의원을 번갈아가며 치료를 받아도 통증이 남아있어 긴 산행길은 부담스럽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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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산 정상을 산행하지 않고 서쪽 능선에 있는 약수봉(558m)에 올랐다가 귕소로 내려와 수타사 계곡길로 되돌아오는 산행을 시작했다. 비록 짧지만 수타계곡의 산소(O2)길과 겹쳐 계곡의 청아한 물소리와 맑은 공기가 스미는 명품 트레킹 길이다.

수타사 주차장→능선길→약수봉→귕소→용담→수타사→주차장 약 7km 3시간 코스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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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산 약수봉 산행은 수타사 앞 공작교 좌측으로 들어서면 이정표목이 잘 설치돼 있어 들머리를 헤맬 염려는 없다. 정상까지는 2.1km를 가리킨다.

산길은 얼마 걷지 않아 제법 가팔라지고 울창한 숲엔 아름드리 소나무와 굴참나무가 빼곡하다. 산은 깊고 침묵하는 나무의 찬란한 오색 단풍은 곱기만 하다.

산 능선에 닿아 약수봉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완만해 수월하다. 낙엽이 바람에 낙화처럼 길 위로 뒹군다. 만추에 나부끼는 마지막 나뭇잎이다.

완만하고 편한 능선을 따라 속도를 내본다. 얼마 가지 않아 약수봉 정상에 닿고 하얀 화강암에 한껏 힘주어 정상 표지석이 서 있다. 나무숲에 가려 조망이 없어 아쉽다. 간단한 점심식사를 한 후 다시 산행을 이어간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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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급경사길에 낙엽 무덤이 있고 미끄러운 위험성이 있어 스틱에 힘이 들어간다. 낙엽길과 데크길을 조심스럽게 걸어 귕소 출렁다리 앞에 선다.

약수봉에서 1.5km 내려온 지점 귕소의 ‘귕’은 여물통을 일컫는 강원도 사투리로 수타사 산소(O2)길의 반환점이 되는 곳이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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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타계곡은 넓은 암반과 크고 작은 소가 숲과 멋진 비경을 이루어 지친 산객에게 고단함을 어주는 아름다운 계곡으로 인기 있는 트레킹 로드다. 계곡길은 경사가 완만해 공원 산책로 같아서 걷기에는 그만이다. 단풍 깊은 산자락을 보며 잠시 물 맑은 계곡의 너럭바위에서 휴식을 취한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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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붓한 오솔길을 걸어 수타사가 가까워질 무렵 명주실 한 타레를 풀어도 그 끝이 닿지 않을 정도로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깊어 용이 승천했다는 용담이 보인다. 안내문과 주의 경고가 붙어있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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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에서 물길 따라 이어진 걸음이 마무리되며 천년고찰 수타사 경내를 잠시 들러본다. 수타사 사천왕상에서 보물 월인석보가 발견됐고 절 앞으론 연밭과 공작산 생태숲이 펼쳐진다.

홍천에서 출생한 세조의 왕비 정희왕후의 태를 공작산 수타사에 봉안했다 하니 옛 숨결이 깃들고 맑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가진 명산임을 직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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