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직원 129명 중 단 1명”…임원 승진 확률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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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직원 129명 중 단 1명”…임원 승진 확률 0.8%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0.11.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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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코써치, 임원 인사 시리즈③ 올해 100대 기업 임원 1명당 직원수 0.5명↑

올해 100대 기업 임원은 직원 128.8명당 한 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8.3명보다 0.5명 많아져 문턱이 더 높아졌다. 특히 항공·해운, 철강 업종 등은 임원 명함이 더 어려워졌다.

또 올해 100대 기업 직원은 작년보다 6500여명, 미등기임원도 80여명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올해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수는 84만7442명으로 작년 85만3970명보다 6528명 줄었다.

같은 기간 임원은 6655명에서 6578명으로 77명이 짐을 쌌다. 직원 85명당 1명꼴로 임원 책상이 사라진 셈이다.

임원 1명당 직원 수는 128.8명이었다. 84만명이 넘는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중 0.77%만이 기업의 꽃인 별을 달았다는 얘기다. 작년 128.3명보다 0.5명 정도 더 많아진 수치다.

연도별로는 2011년 105.2명(0.95%), 2015년 106.8명(0.94%), 2018년 124.5명(0.8%), 2019년 128.3명(0.78%)으로 점차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 2011년 이후 임원 승진 가능성이 가장 낮아졌다. 대기업서 임원이 될 수 있는 경쟁률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100대 기업 중에서도 회사별로 임원 승진 가능성은 천양지차였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임원 자리에 올라설 가능성이 가장 높은 회사는 현대종합상사였다. 반기보고서에 명시한 올해 직원 수는 240명, 미등기임원 인원은 12명이다. 임원 1명당 직원 수는 20명 수준인 것이다. 산술적인 수치로 따져보면 직원 20명당 임원 1명꼴이다.

LG상사는 22.2명으로 뒤를 이었다. 작년에는 LG상사(21.3명)가 현대종합상사(22.2명)보다 앞섰지만 올해는 역전됐다.

이 외에 SK이노베이션(26.1명), 미래에셋생명(27.8명), SK가스(29.5명)도 올해 조사에서 직원 30명 미만당 1명꼴로 임원이 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군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한국전력공사는 작년 직원 5580명당 임원 1명에서 올해는 7612명당 1명꼴로 조사됐다. 올 반기보고서에 명시된 미등기임원은 3명에 불과했다. 사내이사(상근) 6명까지 포함해 임원을 9명으로 늘려 계산하더라도 임원 한 명당 직원 수는 2537명으로 임원 가능성은 여전히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 힘든 수치다.

뒤집어 해석하면 한전에서 임원 반열까지 올라서려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춰야 함은 물론 행운도 함께 따라줘야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업종별로도 임원 한 명당 관리하는 직원 수가 큰 편차를 보였다. 증권업에 포함된 회사들은 올해 직원 52.4명당 1명꼴로 임원 자리에 올라섰다. 타 업종에 비해 비교적 임원이 될 기회가 높다는 얘기다. 이어 무역(66.5명), 석유화학(74.8명), 보험(81.3명), 건설(99명) 업종 등도 직원 100명 미만 중에서 별을 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유통은 직원 325.2명당 한 명만 임원으로 등극할 수 있어 다른 업종보다 어려웠다. 조선·중공업(234.9명), 항공·해운(203명), 자동차(145.5명), 철강(180.7명), 전기·전자(130.4명), IT·통신(125.5명) 업종 등도 직원 100명 이상 중 별이 나왔다.

특히 항공·해운(작년 176.7명), 철강(174.5명), IT·통신(121.2명) 업종 등은 지난해보다 임원 1명이 관리하는 직원 수가 많아졌다. 이들 업종은 상대적으로 작년보다 올해 임원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더 멀어졌다는 얘기다.

보험(84.1명)과 증권(55.5명)은 임원 1명이 관리하는 직원 수가 더 적어지며 임원 승진 확률도 상대적으로 높아져 대조를 보였다.

재계를 대표하는 4대 기업의 임원 1명당 직원 수도 달랐다. 삼성전자(작년 100.6명→올해 101.7명), SK하이닉스(124.7명→189.5명), LG전자(125.8명→127.7명), 현대자동차(154명→150.1명) 순으로 나타났다. 주요 4대 기업 중 현대차만 제외하고 임원 1명이 관리 직원 수가 작년 대비 올해 많아진 것이다.

이중 삼성전자는 100대 기업 중 미등기임원 수가 가장 많았다. 올해 파악된 미등기임원은 1049명이었다. 여기에 조사에서 빠진 사내이사 5명까지 합치면 전체 임원(사외이사 제외)은 1054명이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임원 1명당 직원 숫자는 2014년(80.7명), 2015년(83.3명), 2016년(89.8명), 2017년(94명), 2018년(97.4명) 순으로 점점 높아지다 작년 처음으로 100명대로 진입했다. 올해는 그 숫자가 작년보다 근소하게 더 늘었다.

참고로 올해 파악된 100대 기업 내 CEO급에 해당하는 사내이사는 84만명이 넘는 전체 직원 중 290여명에 불과했다.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중 고작 0.03% 수준으로 CEO급 반열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기업에서 임원 수를 몇 명으로 할 것인지는 인력 운영 관리 측면에서 경영진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 중 하나”라며 “올해는 코로나19 등으로 일부 업종을 제외한 다수 업종의 실적 악화가 예상돼 선제적으로 임원 숫자부터 축소하려는 경향이 다소 강해질 수 있어 내년 인사에서 임원 승진자는 올해보다 더 적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상장사 매출액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직원과 임원수를 비교했다. 조사는 사내·외 등기임원을 제외한 미등기임원(이하 임원)으로 한정했으며 직원 수는 반기보고서에 명시된 인원을 기준으로 했다. 반기보고서에 명시된 전체 직원 수는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과 미등기임원을 포함한 숫자다. 등기임원은 직원수에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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