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편찬원, 경제성장 주역 구로·금천구 동네이야기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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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편찬원, 경제성장 주역 구로·금천구 동네이야기 발간
  • 김윤태 기자
  • 승인 2020.12.0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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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편찬원이 『서울 洞의 역사』 구로·금천구편을 발간했다.

2018년 성북구편을 시작으로 서울시 내의 동네별 역사와 문화를 정리한 시리즈다.

『서울 洞의 역사』 시리즈는 서울을 도심권, 동북권, 동남권, 서남권, 서북권 등 5개 권역으로 나누어 2018년 동북권의 성북구, 2019년 동남권의 송파구 등 권역별로 매년 자치구를 선정해 발간하고 있다. 올해는 서남권을 대상으로 한국 경제성장의 견인차가 된 지역인 구로·금천구가 선정됐다.

구로구와 금천구는 1964년부터 1974년까지 조성된 구로동 한국수출산업공업단지가 소재한 지역으로 전자·섬유·가발업 등 경공업을 통해 1960~1970년대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었고 오늘날에는 디지털 첨단산업이 융성하고 있는 서울의 산업중심지다.

또한 공단지역 주변으로 노동자들과 가족들이 모여 살아 대규모 주거지를 형성했던 서울 서민들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서울 洞의 역사』 구로·금천구편의 발간은 오늘날 서울의 모습을 형성하는 데 있어 산업 동력이 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정리한다는 의미가 있다.

구로․금천구편은 13개의 법정동을 중심으로 인접한 지역별로 묶어 동의 연혁과 인구, 역사, 시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모두 4권(구로구 3권·금천구 1권)으로 구성됐다.

구로구와 금천구는 구로동 한국수출산업공업단지, 즉 오늘날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대표되고 있지만 각 동네별로 들어가 보면 지역 주민들이 찾는 숨은 명소가 가득하다.

영등포에서 구로구로 접어드는 입구인 신도림동은 오랫동안 대규모 공장이 자리한 공업지대였지만 최근 경인로를 따라 인근 지역이 개발되면서 동네의 모습이 크게 바뀌었다. 특히 신도림역과 연결된 디큐브시티의 모습은 첨단지역 구로의 모습을 상징하는 동시에 안양천변에 여전히 남아있는 중소 공장지대와 대비돼 오늘날 공업지역의 현실을 상징한다.

구로구 항동과 오류동 사이에는 1950년대 산업철도로 건설돼 이제는 인근 주민들이 휴식을 위해 찾는 산책길이자 멋진 풍광을 찾는 시민 사진작가들에게 입소문이 난 항동철길이 있다. 항동철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오랜 세월 동안 서울 속 시골 낚시터의 모습을 간직했던 저수지가 있는데, 이곳은 오늘날 서울 서남권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항동 푸른수목원으로 재탄생했다.

구로구 고척동에는 동대문운동장의 꿈을 이어받아 새롭게 탄생한 고척스카이돔이 있다. 경인로변에 자리한 고척스카이돔은 프로야구 구단 키움 히어로즈에서 이용하고 있으며 2020년 한국시리즈의 주무대로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또한 고척동에 있던 영등포교도소와 구치소가 구로구 천왕동으로 이전하면서 교도소와 구치소가 있던 자리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공원 등이 지어지고 있어 동네의 모습이 완전히 새롭게 바뀔 예정이다.

관악산의 줄기를 따라 이어져 금천구를 감싸고 있는 호암산에는 신라시대 한강을 방어하기 위해 건설된 호암산성이 있다. 워낙 오랜 세월이 흘러 비록 산성의 온전한 모습이 남아 있지는 않지만 산성 경내에는 산성에 주둔하는 군사들에게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마련된 한우물과 개의 형상을 한 석구상이 있다. 한때 ‘돌해태’라고도 알려졌던 석구상은 발굴과정에서 ‘석구지(石狗池)’라고 새긴 돌이 나오면서 ‘석구상’으로 명칭이 정리됐다. 석구상은 관악산의 화기를 막기 위해 세운 것으로 여겨진다.

시흥동에는 또한 조선 태조 이성계와 관련된 재미있는 전설이 전하는 호압사가 있다. 전설에 따르면 조선을 건국하고 태조 이성계가 한양에 궁궐을 지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궁궐이 제대로 지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밤 괴물이 나타나 다시 궁궐을 무너뜨렸고, 이 일로 상심한 이성계에게 한 노인이 나타나 호암산의 형상이 호랑이 모습인데 이 봉우리의 기운을 누르기 위해 산봉우리의 꼬리 부분에 절을 지으면 된다고 귀띔해주었다. 그래서 지은 것이 호압사인 것이다.

구로공단 제2단지와 제3단지가 자리했던 가산동에는 구로공단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들의 생활공간을 재현해 오늘날 사람들에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구로공단 노동자 생활체험관이 있다. 이곳에는 이른바 ‘벌집’이라고도 알려진 여성 노동자들의 좁은 방을 재현해 놓고 있으며 또한 구로공단 관련 전시를 상설 시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가산동에는 구로공단과 관련된 수출의 다리, 가리봉역(현 가산디지털단지역), 구로공단 복지관(현 가산문화센터) 등 여러 가지 서울미래유산이 보존돼 당대의 모습을 전하고 있다.

『서울 洞의 역사』 구로·금천구편은 서울시 소재 공공도서관 등에 무상 배포돼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구입을 원하는 경우 서울시청 시민청 지하 1층에 있는 서울책방에서 구매할 수 있다. 현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예방을 위하여 온라인으로만 구매가 가능하다.

또한 서울역사편찬원 누리집(history.seoul.go.kr)에서 제공하는 전자책으로 열람이 가능하다. 12월 중 업로드 예정이다.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구로구와 금천구는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끈 구로공단이 자리하여 현대 서울의 산업동력이었고 동시에 서민들의 보금자리였던 곳으로 오늘날 서울의 발전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꼭 연구해보아야 할 곳”이라며 “책 발간을 계기로 현대 서울이 발전하는 동력이 된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2000년 서울 역사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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