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순서 따라 나무를 만나다…『나무 입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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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는 순서 따라 나무를 만나다…『나무 입문 3』
  • 심양우 기자
  • 승인 2021.01.2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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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는 백성들에게는 찔레꽃이 모내기 철을 알리는 꽃이다. 찔레꽃이 한창 필 때 일 년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모내기에 들어가야 한다. 가뭄이 들면 농군들의 가슴은 논보다 더 바짝바짝 탄다. 주위를 둘러보면 곳곳에 찔레꽃이 하얗게 피어 있다. 그때의 가뭄은 얼마나 한이 되었을까. 그래서 나온 말이 찔레꽃가뭄이다.”

“배롱나무는 간지럼나무라는 재미있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한자어로는 ‘간지럼을 두려워하는 나무’라는 뜻으로 파양수(怕癢樹)라 한다. 누가 나무에 간지럼을 태워볼 생각을 했을까. 나무줄기가 사람 피부처럼 매끈했기 때문에 그런 유희가 생겨 유행했을 것이다. 줄기가 보통 나무와 달리 까슬한 딱지 없이 매끌매끌해 보이면 한번 쓰다듬고 싶어진다. 호기심이 놀이로, 놀이가 이름으로 이어졌다.”

나무에는 저마다 간직한 이야기가 있다. 때론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하지만 때로는 슬픈 사연을 담고 있는 나무도 있다.

나무에 얽힌 과거와 현재, 옛사람들과 오늘날 우리의 이야기가 곁들어진 ‘나무 입문’ 시리즈의 마지막 책인 『나무 입문 3』(나미북스)가 발간됐다.

『나무 입문 1』과 『나무 입문 2』에 이어 남이섬 나무를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여느 길이나 공원, 산, 강변 등에서도 쉽게 마주치는 그 나무들의 이야기다.

『나무 입문 3』에서는 남이섬 나무 220여종 가운데 5월 중순 늦봄부터 9~10월 가을까지 꽃이 피는 75종을 63편의 글로 풀었다. 꽃 피는 시기에 맞추어 나무를 알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궁금한 나무를 사전처럼 찾아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그친다면 수목 도감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저자 민점호는 여기에 읽는 재미를 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나무의 문화사, 즉 나무와 사람이 어떤 관계를 맺고 지내왔는가이다.

때문에 책은 꽃, 잎, 열매, 수피 등 나무의 생김새와 특징을 기본으로 나무 이름의 유래, 나무에 얽힌 이야기, 시·소설과 같은 문학 작품, 약재로서의 나무 정보까지 아우른다.

지리산 자락 산청에서 태어나고 자란 저자는 일찍부터 소 먹이러 산을 오르내리고 꼴을 베러 산과 들을 쏘다녔기에 몸으로 느끼고 눈으로 익히고 귀로 들은 나무가 꽤 많았다.

나무의 겉뿐 아니라 속까지 알고자 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책을 내기 위해 같은 나무를 수없이 찾아가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고 공부하고 글을 쓰면서 알았다. 나무에게도 마음이 있다는 것을, 자신이 동화가 아닌 현실 세계에서 나무와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저자는 “나무에 관한 기초 지식이 없는 사람도 읽을 수 있도록 어려운 말은 쓰지 않았다”면서 “그것이 늘 베풀기만 하는 생명체, 싫든 좋든 평생 함께 해야 할 삶의 반려자인 나무에게 사람들이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하는 한 방법이라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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