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만에 국내기업 K자형 양극화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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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년 만에 국내기업 K자형 양극화 뚜렷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1.04.0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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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24.9% 늘었지만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비중 증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거둔 성적표는 기업규모별·업종별로 뚜렷이 명암이 갈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코스피·코스닥 비금융 상장기업 1017개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상장사 영업이익은 24.9% 증가했지만 4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기업규모별로 상하위 20% 기업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격차가 확대된 가운데 업종별로도 의료·제약, 전기·전자 등 코로나 수혜업종과 유통·대면서비스 등 피해업종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업종 내에서도 상위 3개 기업이 업종 전체 영업이익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국내 상장기업 매출액은 1076조1000억원으로 2019년 1093조원보다 16.9조원(1.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 53조9000억원보다 24.9% 증가한 6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코로나 반사이익을 누렸던 반도체, 가전 등 주력산업의 이익률 개선 때문이다.

영업이익 증가가 코로나 수혜업종과 일부 기업에 집중되면서 기업 간 K자형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상장사 매출액 5분위 배율은 2019년 266.6배에서 2020년 304.9배로 확대됐다. 매출액 상·하위 20% 기업간 평균 영업이익 차이도 2019년 2386억원에서 지난해 3060억2000만원으로 674억2000만원(28.3%) 늘어났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내는 기업의 수는 2019년 249개에서 255개로 6개 늘어났다. 이는 상장기업의 25.1%에 해당한다.

K자형 양극화는 업종별로도 뚜렷했다. 코로나 진단키트 등에 대한 수요 증가로 지난해 의료·제약업종은 영업이익이 2019년 대비 125.7% 급증했다. 전기·전자(64.0%), 음식료(27.4%), 소프트웨어·인터넷·방송서비스(18.6%) 등 비대면화 수혜업종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반면 유통·대면서비스(26.4%), 사업서비스(39.1%) 등 서비스 업종과 기계(72.8%), 운송장비(38.7%), 철강·금속(37.8%), 화학(27.1%) 등 전통 제조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9년에 비해 줄어들었다.

지난해 상장사 종업원 수는 108만명으로 2019년 109만1000명보다 1만1000명 줄었다. 화학 6665명(7.5%), 유통·대면서비스 5794명(6.0%) 등 영업이익이 줄어든 업종에서 종업원 수 감소가 두드러졌다.

SW·인터넷·방송서비스 2129명(3.9%), 통신 1106명(2.6%), 음식료 1012명(2.1%) 등은 영업이익이 증가했음에도 종업원 수가 오히려 감소했다.

업종 내에서도 기업 간 쏠림현상이 뚜렷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0% 이상 증가한 7개 업종(기타 업종 제외)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각 업종별 영업이익 증가분 중 상위 3개사의 비중이 62.7%에서 최대 191.8%까지 나타났다.

전기·전자 업종에서는 기업 수 기준 1.9%에 불과한 상위 3개사의 영업이익 증가분이 업종 전체 영업이익 증가분의 91.0%를 차지했다. 운수·창고(상위 3개사 비중 191.8%), 비금속(175.0%)은 상위 3개사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오히려 줄어들 정도로 업종 내 양극화가 심각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상장사 실적이 양호해 보이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들은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기업활력 제고를 위해 규제개혁 등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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