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회장’ 그룹총수 절반 안돼…친인척 580명 계열사 주식보유
상태바
‘대표이사 회장’ 그룹총수 절반 안돼…친인척 580명 계열사 주식보유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1.04.29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XO연구소, 창업 2세 22명…1953년생·고려대 경영학 출신

국내 55개 대기업집단(그룹) 중 ‘대표이사 회장’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총수는 25곳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55개 총수 친족이 해당 그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인원은 600명에 육박했다.

29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55개 그룹총수 중 남성은 53명으로 96.4%에 달했다. 반면 여성 총수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장영신 애경 회장 2명에 불과했다.

장자와 아들 중심으로 경영 승계가 이뤄지다 보니 여성이 그룹 수장까지 오를 수 있는 환경 여건이 녹록치 않다는 반증이다.

55명 총수의 평균 연령은 67.9세였다. 60대가 21명으로 가장 많았고 70대(13명), 50대(10명), 80대(9명) 순으로 많았다.

조원태(47세) 한진그룹 회장과 구광모(44세) LG그룹 회장 두 명은 40대 젊은 총수에 속했다.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1953년생이 6명으로 가장 많았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우오현 SM(삼라마이다스) 회장 등이 올해 69세 동갑내기 그룹 총수에 속했다.

1968년생은 4명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정주 넥슨 대표이사,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이우현 OCI그룹 부회장 등이다.

55명 중 회장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는 이는 39명이었다. 이어 명예회장(7명), 부회장(2명), 이사회 의장(2명) 등의 직함을 가지고 있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글로벌투자책임자(GIO)라는 명칭을 공식 쓰고 있다. 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대주주는 관련 계열사 임원을 따로 맡고 있지 않고 아산재단 이사장 직함을 별도 보유 중이다.

그룹 계열사 중 한 곳에서라도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총수는 27명으로 49%에 그쳤다. 계열사에서 CEO 역할을 하고 있는 동일인은 55명 중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대표이사이면서 회장 직위를 동시에 쓰고 있는 그룹 총수는 25명(45.5%)이었다. 각종 권한과 지위를 행사하면서도 법적 책임을 피해가려는 그룹 총수가 평균 두 명중 한 명꼴인 셈이다.

경영 세대별로 분류해보면 창업 2세 경영자가 22명으로 가장 많았고 창업 1세대 총수도 20명이었다. 3세와 4세 경영자는 각각 11명, 2명으로 파악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 등은 대표적인 창업 2세 총수들이다. 조석래 명예회장과 조양래 회장은 형제지간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해진 네이버 GIO, 김정주 넥슨 대표이사, 방준혁 넷마블 의장 등은 창업 1세대다. 이와 달리 LG그룹 구광모 회장과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은 창업 4세 총수에 속했다.

그룹총수들의 출신대학(학부기준)은 고려대가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대(11명), 연세대(4명), 건국대·한양대(각 2명) 순으로 나타났다. 전공은 경영학도 출신이 18명으로 최다였다. 이어 경제학(8명), 건축공학(3명) 순이었다.

단일 학과별 대학 중에서는 고려대 경영학과가 그룹총수의 최고 요람지로 꼽혔다. 55명의 총수 중 10명이 포함됐다. 허창수 GS건설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정몽진 KCC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이 고려대 경영학과 선후배 동문 그룹총수들이다.

55개 그룹 중 6촌 이내 혈족과 4촌 이내 인척을 포함한 총수의 친족 등이 해당 그룹 계열사에서 주식을 보유한 인원은 모두 580명으로 집계됐다. 한 개 그룹당 평균 10명 정도의 친족들이 해당 그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50곳이 넘는 그룹 중에서도 서정진 명예회장의 친족 중 52명이 셀트리온그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588명 그룹총수 친인척의 9%에 해당될 정도로 다른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숫자다. 이어 GS(41명), 두산(31명), LS(27명), 삼양(26명), KCC(23명)도 20명 이상의 친족들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반면 19개 그룹은 5명 미만이었다. 이중 방준혁 넷마블 의장의 친인척은 어느 누구도 해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의 친족 중에서도 주식보유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이외에 이랜드·장금장선(각 1명), 현대중공업·신세계·아모레퍼시픽·현대백화점·IMM인베스트먼트(각 2명) 그룹 등은 주식을 보유한 친족이 1~2명 정도에 불과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넷마블을 비롯해 카카오·네이버·넥슨 등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IT그룹들은 친족들이 유의미한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적고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을 맡는 경우도 다른 그룹에 비해 현저히 낮아 다른 전통 그룹들처럼 일률적으로 동일한 법을 적용하는 것이 시대 흐름에 부합되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중소기업 등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 등은 여전히 필요하지만 급격하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맞게 대기업 집단을 관리하는 기준들은 새롭게 재정비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할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