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지분 50% 이상 개인 34명…1994년생 서산 염종학 최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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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지분 50% 이상 개인 34명…1994년생 서산 염종학 최연소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1.05.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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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오너일가 이사회 비율 와토스코리아·남양유업 50%↑

국내 2500여 상장사 중 주식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개인주주는 34명으로 조사됐다.

개별 상장사에서 50% 지분에 1주 이상의 주식이 더해져 사실상 다른 주주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확고한 경영권을 갖고 있는 곳이 34곳이나 된다는 얘기다.

이 중에서도 오너가의 이사회 진출 비율이 10%대 이하로 낮아 다소나마 독립적이고 투명한 경영시스템을 구축한 곳은 6곳(17.6%)로 나타났다.

10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2500여 상장사 중 개인주주 1명이 해당 상장사에서 주식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최대주주는 34명이었다.

이 가운데 교촌에프앤비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권원강 전 교촌회장 지분율이 가장 높았다. 권 전 회장은 교촌에프앤비 지분을 73.1%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74.13%로 더 높아진다. 다른 주주들의 경영권 분쟁과 같은 외부 공격이 사실상 희박한 셈이다.

에스티오 CEO 김흥수 대표이사도 67.73%로 70%에 육박하는 높은 지분을 갖고 있다. 자이글 이진희 대표이사 역시 66.17%의 높은 주식을 보유 중이다.

이외에 TS트릴리온 장기영 대표이사(64.35%), 케어젠 정용지 대표이사(63.55%), 유니테크노 이좌영 대표이사(62.39%), 린드먼아시아 김진하 대표이사(61.85%), 서산 염종학 최대주주(60.02%)도 개인 주식 비율이 60%를 넘어섰다. 이들 기업은 다른 주주들의 도움 없이도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셈이다.

개인주주 지분이 50%가 넘는 34개 상장사 중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작년 매출액이 가장 큰 곳은 남양유업이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9360억원으로 조사 대상 중 유일하게 5000억원을 넘었다. 즉 매출 5000억원이 넘는 상장사 중 개인주주 한 명의 지분이 50%를 넘어선 곳은 남양유업이 유일하다는 얘기다.

이어 교촌에프앤비(4358억원), 일진머티리얼즈(2917억원), 연우(2456억원), 클리오(2110억원), 대양전기공업(1681억원), 푸드나무(1147억원), 풀무원(1085억원), 에스디생명공학(1006억원) 등도 매출 외형이 1000억원 이상이었다.

조사 대상 34곳은 개인주주 지분만 50%를 넘어서 외부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다소 희박하지만 이사회 운영 방식에는 극과 극 차이를 보였다.

이를 구분하는 주요한 기준은 오너일가의 이사회 참여율이다. 이사회에 오너일가 참여 비율이 높으면 다소 폐쇄적인 경영을 한다고 해석할 여지가 높다. 가족 단위로 이사회를 구성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대로 오너가 비율이 낮으면 다소나마 투명한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이 같은 기준으로 살펴보면 와토스코리아와 남양유업은 다소 폐쇄적인 방식으로 이사회를 운영하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사업보고서 기준 와토스코리아의 이사회 구성은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으로 총 4명이다. 이중 사내이사 3명은 송공석 대표이사(지분 50.76%)를 비롯해 송 대표이사의 자녀들인 송태양·송태광 사내이사 2명이었다. 이사회 멤버 4명 중 3명이 아버지와 자녀들로 오너가 비율은 75%나 됐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할 경우 송공석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67%나 되는데도 이사회까지 한 가족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남양유업도 사정은 비슷하다. 최대주주는 51.58% 지분을 갖고 있는 홍원식 회장이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홍원식 최대주주의 지분은 53%까지 늘어난다. 남양유업의 최근 보고서 기준 이사회에 활동하는 인원은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2명으로 총 6명이다. 이중 오너가는 홍원식 회장을 포함해 지송죽 이사, 홍진석 상무 세 명이다. 지송죽 이사는 홍원식 회장의 모친이며 홍진석 상무는 홍 회장의 아들이다.

홍 상무는 지난달 보직 해임된 상태다. 현재 기준으로 볼 때 이사회 중 50%인 절반이 가족 구성원으로 채워진 셈이다. 이중 지송죽 이사는 1929년생으로 올해 93세로 고령인 데다 최근 3년간 지송죽 이사의 이사회 참석률은 0%이다. 최근 3년간 단 한 번도 이사회에서 참석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반면 교촌에프앤비와 풀무원은 이들 두 회사와 사정이 전혀 다르다. 특히 교촌에프앤비의 경우 권원강 전 회장의 지분은 70%를 넘지만 6명이 활약하는 이사회에서 권 전 회장을 비롯해 오너일가는 한 명도 없었다. 이사회 멤버 구성만 놓고 보면 오너일가의 전횡을 원천 차단하고 다소 투명한 경영 시스템을 마련하려는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

풀무원도 오너가의 이사회 참여율은 9.1%로 낮은 편에 속했다. 최근 사업보고서 기준 풀무원 이사회 멤버는 총 11명. 이중 오너가는 남승우 이사회 의장(지분 51.84%) 한 명뿐이었다. 풀무원 이사회와 관련해 눈여겨볼 대목은 11명의 이사회 멤버 중 7명이 전문성 등을 갖춘 사외이사로 메워졌다는 점이다. 사외이사 수를 다른 기업들보다 많이 늘린 것은 경영 투명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클래시스·아모레퍼시픽그룹·케어젠·미스터블루 등도 오너일가의 이사회 참여율이 20% 미만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했다.

조사 대상 34명 주주 중 작년 한 해 급여가 가장 높은 최대주주는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이었다. 홍 회장은 지난해 남양유업에서만 15억원 상당의 보수를 받았다. 등기임원 개인별 급여가 공개되기 시작한 지난 2013년에는 13억1400만원으로 회사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챙겼다. 지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홍 회장이 챙긴 급여액만 127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문경영인이 5억원 이상 급여를 받은 해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이와 함께 사업보고서에 의하면 홍 회장은 지난 1977년부터 근무해 2020년까지 40년 넘게 재직해 왔다. 최근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해 올해 받게 될 퇴직금만 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어젠 정용지 대표이사도 작년 한 해 13억2700만원으로 10억원대 급여를 기록했다. 이어 노바텍 오춘택 대표이사(9억3200만원), 광진윈텍 신규진 대표이사(8억8800만원), 위드텍 유승교 대표이사(7억5000만원), 연우 기중현 대표이사(6억8600만원), 에스앤더블류 정화섭 전 대표이사(6억1700만원) 순으로 5억원 이상을 받았다.

반면 최대주주보다 전문경영인 보수가 오히려 더 높은 곳도 있어 눈길을 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최대주주인 서경배 회장의 작년 한 해 급여는 5억3400만원 수준이었다. 오너인 서 회장보다 급여를 많이 받은 주인공은 전문경영인 배동현 사장이다. 배 사장의 작년 한 해 급여는 37억3700만원으로 서경배 회장보다 7배 가까이 높았다.

서호전기 역시 오너보다 전문경영인 급여가 월등히 많았다. 이상호 회장의 작년 연봉은 따로 명시되지 않았다. 급여를 전혀 받지 않았거나 5억원 미만이라는 얘기다. 이와 달리 전문경영인 김승남 대표이사에게는 31억5200만원이 지급돼 눈길을 끌었다. 윤옥현 부사장도 5억2900만원으로 오너인 회장보다 보수가 많았다.

클래시스도 최대주주인 정성재 대표이사는 5억원 미만으로 따로 명시되지 않았지만 김동석 상무는 11억3200만원으로 10억원대 보수를 지급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 34명의 최대주주 중 최고령은 1946년생으로 올해 76세인 에스앤더블류 정화섭 최대주주와 서호전기 이상호 회장이었다. 이외에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72세), 교촌비엔애프 권원강 전 회장(71세), 와토스코리아 송공석 대표이사·풀무원 남승우 이사회 의장(70세)도 70세를 넘었다.

이외에 60대(11명), 50대(16명) 순으로 많았고 50세 미만도 세 명 있었다. 이중 최연소는 1994년생으로 올해 28세인 서산 염종학 최대주주였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염종학 최대주주는 지난 2008년 서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염종학 최대주주가 1994년생인 것을 감안하면 15세에 서산 최대주주가 된 것이다. 이외에 푸드나무 김영문 대표이사(38세), 씨이랩 이우영 대표이사(48세)는 50세 미만이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최대주주 본인과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쳐 최대주주 측 지분이 50% 이상인 국내 상장사는 300곳이 넘었다”며 “외부 도움 없이 독자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업일수록 최대주주를 견제하고 투명한 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이사회 구성을 전문성 등을 가진 비오너일가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로 다수 구성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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