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아닌 그룹 총수 10명 중 6명…35%는 사내이사도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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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 아닌 그룹 총수 10명 중 6명…35%는 사내이사도 NO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1.06.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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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SM 우오현 회장 등기임원만 12곳 ‘최다’

국내 주요 60개 그룹 중 대표이사 타이틀을 보유한 총수는 10명 중 6명꼴로 조사됐다.

또 10명 중 3명 이상은 상법상 책임이 있는 등기임원조차 맡고 있지 않고 있었으며 등기임원이면서 이사회 의장도 겸하고 있는 총수도 있었다.

23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 5조원 이상으로 지정한 71개 그룹 중 자연인 동일인(총수)을 두고 있는 60개 그룹의 총수가 대표이사인 그룹은 23개였다.

이들 23명의 총수는 33개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16명은 1개 계열사에서만 대표이사를 직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총수들은 2개 이상 회사에서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었다.

반면 60명의 총수 중 37명은 대표이사 직함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CEO에 해당하는 대표이사 직함이 없는 그룹총수가 61.7%나 되는 것이다.

가장 많은 대표이사 직함을 보유한 총수는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이었다. 김 회장은 하림지주, 팬오션, 하림, 팜스코 4개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롯데지주,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4개 계열사 대표이사다. 현대차 정의선·한진 조원태·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등은 계열사 2곳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대표이사 직함이 없는 총수 유형은 각양각색이다. 먼저 법적인 문제로 구속수감 중으로 대표이사를 맡을 수 없는 유형이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 부영 이중근 회장,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 태광 이호진 전 회장 등이다. CJ 이재현 회장·한화 김승연 회장·동국제강 장세주 회장 등은 과거 구속수감된 전례가 있지만 당시 사정으로 등기임원을 내려놓은 이후 아직 대표이사 등으로 복귀하지 않고 있다.

미등기임원 회장 등으로 그림자 경영을 하는 총수 유형도 눈에 띈다. 신세계 이명희 회장, 이랜드 박성수 회장,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삼천리 이만득 회장,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 유진 유경선 회장, 대방건설 구교운 회장 등이다.

그룹경영에서 이미 손을 뗐거나 경영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대표이사 직함을 내려놓은 총수도 있다. 현대중공업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코오롱 이웅열 전 회장,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 셀트리온 서정진 명예회장, 동원 김재철 명예회장 등이다.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도 그룹총수로 지정됐지만 대표이사는 물론 사내이사와 같은 등기임원 타이틀도 없다. 네이버와 비슷한 IT기업 넥슨 김정주 창업자가 계열사 엔엑스씨(NXC)에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대표이사 타이틀이 없는 37명의 총수 중에서도 21명은 다른 사내이사 직함도 따로 없었다. 60명의 총수 중 35%는 등기임원이 아니어서 기업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이사회 멤버로 참여할 수 없다는 얘기다.

사내이사 직함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그룹총수는 SM(삼라마이다스)그룹 우오현 회장이었다. 우 회장은 대한해운, 경남기업, 대한상선, 우방산업 등 현재 12개 계열사에서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 2018년 36개 계열사 등기임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로 줄었다. 그러나 10곳이 넘는 사내이사에도 대표이사는 단 한 곳도 맡고 있지 않다. 사내이사와 같은 등기임원으로는 참여하지만 대표이사는 맡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영풍 장형진 회장 5곳, 중흥건설 정창선 회장 4곳 순으로 사내이사 직함이 많았다. 카카오 김범수 이사회 의장과 애경 장연신 회장도 사내이사를 3곳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처럼 등기임원이면서 이사회 의장도 함께 겸임하고 있는 총수는 20명이었다. 넷마블 방준혁 사내이사는 계열사인 코웨이에서도 사내이사를 겸임하고 있는데 두 곳 모두 이사회 의장직도 함께 맡고 있었다. 세아그룹 이순형 회장, 한국투자금융 김남구 회장도 각각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맡고 있으며 2개 회사에서는 이사회 의장도 겸하고 있다.

10대 그룹 중에서는 현대차 정의선 회장과 LG 구광모 회장이 각각 현대차와 (주)LG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다. 이중 현대차 정 회장은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와 기아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어 총수 중에서는 비교적 책임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오너 경영자는 대표이사나 사내이사 등을 맡으며 책임 경영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내년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 시행되면 그룹 오너의 계열사 대표이사나 사내이사직을 전문경영인에게 넘기려는 사례도 일부 발생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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