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에스컬레이터 넘어짐 사고 원인은 ‘짐’…가디단역·제기동역 다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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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에스컬레이터 넘어짐 사고 원인은 ‘짐’…가디단역·제기동역 다발
  • 김윤태 기자
  • 승인 2021.11.0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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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사에 부착될 안내문(왼쪽)과 실제 부착 모습. [서울교통공사 제공]
지하철 역사에 부착될 안내문(왼쪽)과 실제 부착 모습. [서울교통공사 제공]

서울교통공사는 2017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서울 지하철 내 에스컬레이터 넘어짐 사고를 집계한 결과 총 257건(치료비 지급 건수 기준)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매달 평균 약 4~5건가량으로, 특히 신체 반응이 빠르지 않은 60대 이상 고령층 사고가 전체 사고의 절반 이상인 150건(58.4%)을 차지했다.

넘어짐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역은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13건)이었다. 일일 수송인원이 5만3963명(9월까지 기준)으로 혼잡한 역이며 에스컬레이터 대수 또한 12대로 많은 데다 인근 상업지역(쇼핑몰·아울렛 등)에서 물건을 사고 지하철을 타는 인원이 많은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여기에 1호선과의 환승 시 어르신들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다 발생한 사고도 많았다.

이외에 3호선 고속터미널역(7건), 4호선 충무로역, 7호선 이수역·노원역(각 6건)이 그 뒤를 이었다. 환승인원이 많은 곳으로 내부 에스컬레이터 이용 시 사고가 많았다.

넘어짐 사고의 유형은 다양했다. 보행보조기나 물건을 가득 실은 손수레 등 큰 짐을 든 승객이 에스컬레이터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거나 도착 시 끝부분에 있는 턱 부분에 짐이 걸려 넘어지면서 발생하는 사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외에 술에 취한 채 에스컬레이터를 탑승하다 손잡이를 놓치는 등 부주의로 인한 사고도 있었다.

자체 집계된 경미 사고까지 합한 개별 유형으로는 1호선 제기동역은 손수레로 인한 에스컬레이터 사고가 잦았다. 승차인원 중 고령층 비율이 51.5%로 가장 높은 데다 인근에 경동시장·약령시장 등이 위치해 물건을 사러 온 고령층들이 손수레를 끌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다 부주의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까치산역·암사역도 손수레 사고가 많았다.

이외에 음주로 인한 에스컬레이터 부주의 사고는 충무로역·신대방역·이수역 등에서 많이 발생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에스컬레이터 탑승 시 유모차나 수레 등 큰 짐을 휴대할 수 없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아 승객들이 거리낌 없이 이용하고 있다.

공사는 사고 예방을 위해 ‘손수레·보행보조기 등 큰 짐을 든 승객은 에스컬레이터 대신 엘리베이터!’라는 이용예절 방침을 정하고 널리 알리기로 했다.

지난달 22일 5호선 아차산역·천호역 에스컬레이터 탑승구 앞에 대신 이용 가능한 엘리베이터 위치를 알리는 홍보물을 한국승강기안전공단 국민참여단과 함께 부착했으며 11월부터는 사고 발생건수 상위 30개 역사를 대상으로 엘리베이터 위치 알림을 확대할 예정이다. 역 직원들도 큰 짐을 든 승객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도록 지속적인 안내에 힘쓴다.

또한 지난달 26일에는 사고 다발역 중 하나인 고속터미널역에서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지하철경찰대 등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안전한 승강시설 이용을 알리는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김석호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큰 짐을 들고 에스컬레이터를 탑승하다 발생하는 사고는 자칫 대형 사고로 발생할 우려가 큰 데다 대부분 개인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기에 피해자와 민·형사상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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