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실적, '매출↑·영업이익↓' 고착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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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실적, '매출↑·영업이익↓' 고착화 우려
  • 김윤태 기자
  • 승인 2014.01.2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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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엔저는 엄살 수준···과거 20년 엔/달러 추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실적을 내놓았다.

특히 삼성전자의 이같은 실적을 시장에서는 어닝쇼크로까지 받아들였다.

일부에서는 최대 매출·최대 영업이익이라는 이들 기업의 고공 실적 행진이 사실상 마감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환율 영향과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실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고착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4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액 59조원, 영업이익 8조3000억원으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전년도 동기 대비 매출액은 5.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1%가 줄어든 것이다.

직전 분기(2013년 3분기) 대비 역시 매출액(59조800억원)은 0.14% 줄었고, 영업이익(10조1천600억원)은 18.31%나 감소했다.

물론 연간으로 따지면 매출액과 영업이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228조4200억원, 영업이익은 36조7700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13.6%, 26.4%가 각각 증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환율 영향과 특별상여금 지급, 휴대전화 등 세트제품의 판매 성장세 둔화 등이 4분기 실적 급락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실적을 발표한 지 보름 뒤인 23일 현대자동차도 비슷한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매출액은 87조3076억원, 영업이익은 8조3155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은 3.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가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 및 연결법인 증가 효과 등으로 매출액은 늘었지만 내수 시장 부진과 국내공장 생산 차질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원화 강세와 더불어 엔화 약세까지 더해진 환율 변동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꼽은 실적 부진의 이유 가운데 공통 분모는 엔저에 따른 환율 영향이다.

그러나 엔저는 비단 지난해 처음 등장한 악재가 아니다. 우리나라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고유 리스크다.

오히려 과거 20년 동안 엔/달러 환율이 추이를 보면 지금의 엔저는 엄살에 불과한 수준이다.

실제 1999년 엔/달러 환율은 140엔을 넘었고 2002년에는 140엔까지 다가갔다. 23일 현재 엔/달러 환율은 103.1815엔이다.

특히 2005~07년 엔/달러환율은 103엔에서 125엔으로 상승했지만, 이 기간 동안 우리 수출은 연평균 14%나 증가했다.

물론 엔저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 다만 이들 기업의 실적이 사실상 고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우려에 무게 중심이 쏠린다.

특히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했던 휴대폰과 반도체에 대한 과거의 기대감은 사라지고 있는 한편 성장을 이끌 신수종 사업 부재는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지난 2010년 이건희 회장의 경영 복귀와 함께 추진했던 신수종 사업 5개 분야는 지금까지 아무런 실적도 없고 사업 구체화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실적이 단기적인 일회성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성장을 멈추고 내리막길로 들어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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