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일제 때 사라진 조선관청 ‘군기시’ 디지털로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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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일제 때 사라진 조선관청 ‘군기시’ 디지털로 복원
  • 김윤태 기자
  • 승인 2022.02.1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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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 체험 예시. [서울시 제공]
XR 체험 예시. [서울시 제공]

세계 최초의 로켓 무기인 신기전을 비롯해 조선 시대 군수물자 제조를 담당했던 국가기관 ‘군기시(軍器寺)’가 오는 9월 디지털 기술로 복원된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철거돼 자취를 잃은 지 한 세기만이다.

군기시는 조선 건국과 함께 설치돼 군수물자 제조를 담당했던 관청이다. 조선 초 태종·세조가 조직을 구축하고 문종·세조 때 무기 개발에 나서 중종·선조 때는 군기시에서 만든 무기가 전술적으로 활용됐다. 임진왜란 이후엔 신무기를 도입하는 등 500여년간 활약했다.

지금의 서울시청(본청)과 무교동 일대에 방대한 규모로 존재했지만 1884년(고종 21년) 폐지되면서 기능을 잃었고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흔적이 사라지게 됐다.

서울시는 문화재청·금파재단(우미건설)·제일기획과 군기시의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기 위한 ‘군기시 프로젝트’를 본격화한다고 15일 밝혔다.

현재 서울시청 지하 ‘군기시 유적전시실’에 터만 남아있는 5채 건물을 디지털로 재현하고 XR(확장현실)·VR(가상현실) 등 기술을 적용해 군기시 내·외부와 군기시에서 제작된 무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실감형 역사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내용이다.

대표적으로 당시 군기시 내부로 들어가서 생생하게 볼 수 있는 XR체험, 신기전 등 무기류 체험, 군기시와 관련된 역사 인물과의 만남, 역사적 현장으로 가보는 VR체험 등 콘텐츠가 기획 중이다.

시는 디지털 복원·재현 작업에 앞서 오는 16일 13시30분 서울시청 본청 대회의실(3층)에서 ‘조선 시대 군기시 제도와 운영-헤리티지 메타버스 플랫폼 구현 및 역사교육 콘텐츠 개발을 위한 학술포럼’을 개최한다.

관련 역사·건축·무기 전문가 등이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군기시에 대해 종합적으로 연구·고찰하는 자리이자 군기시를 단일주제로 한 국내 최초의 학술포럼이다. 시는 이번 포럼에서 논의되는 연구내용을 군기시 복원의 기초자료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포럼에서는 역사학자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조직과 관리, 재정과 운영, 화기 제조·관리, 냉병기 제조·관리, 건물과 활용 공간, 군복 제작과 운영 등 군기시에 대해 6개 분야별로 발표하고 토론한다.

군기시 프로젝트는 2019년 돈의문(서대문) 복원에 이은 헤리티지 메타버스 구축 작업의 하나다. 헤리티지 메타버스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보이는 문화유산과 보이지 않는 문화유산이 공존하고 가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체험할 수 있는 관광 콘텐츠다. 돈의문·군기시에 이어 조선 시대 대표 궁궐인 경복궁에서 열렸던 다양한 궁중의례도 AR로 재현될 예정이다.

헤리티지 메타버스 구축이 완료되면 돈의문 터(정동사거리), 군기시 터(서울시청 본청 지하 1층), 경복궁 등에서 현장을 직접 보면서 XR·VR 등을 통한 박진감 넘치는 가상 체험이 가능해진다. 스마트폰 앱만 있으면 전국, 전 세계 어디서든 XR 체험을 할 수 있다.

시는 군기시 복원에 맞춰 2019년 출시한 ‘돈의문AR’ 앱을 ‘헤리티지 메타버스’ 앱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또한 앱 내에서 개인별로 아바타를 생성해 다양한 역사 체험, 역사 포럼, 역사 교육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번 포럼 발표자로 참여하는 경기대 이왕무 교수는 “조선 전기 북방의 여진족 정벌, 남방의 왜구 소탕, 임진왜란 시 육전과 수전의 승리 등을 필두로 대내외 위기 상황 시 동원되던 무기를 제작 보급하는 기관이자 세종대 과학기술의 원천은 군기시였다”며 “군기시에서 제작한 신기전에서 화약을 이용해 다연장 로켓을 발사하는 기술은 하이테크 정보로 조선 왕조의 과학 수준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군기시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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