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의 남성성이 경제 균형도 파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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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남성성이 경제 균형도 파괴했다”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5.01.2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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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살림살이를 관장하는 학문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먹고사는 문제를 잘 해결해보려고 만든 실용 학문인 것이다.

어원을 보더라도 경제의 영어 표기인 ‘economy’는 그리스어 ‘oikonomia’에서 연유했다. 이는 집을 의미하는 ‘oikos’와 경영 혹은 관리를 의미하는 ‘nomia가 합해진 것이다.

한자 ‘經濟’는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준말로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자가 ‘집안’을 경영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국가’를 경영하는 것으로 서양의 개인주의 성향과 동양의 공동체 의식이 담겨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경제 이론과 현실은 이 같은 의미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실업의 공포, 부의 양극화 등 오히려 먹고살기 힘들다는 목소리만 커지고 있다.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경제학자 홍태희 교수(조선대 경제학과)는 『여성주의 경제학: 젠더와 대안 경제』(한울)에서 이를 치유하는 대안으로 여성주의 경제학을 제시한다.

 

여성주의 경제학(Feminist Economics)은 경제학에 여성이라는 세계를 보탠 개념이다. 기존 경제학의 문제를 경제학의 지나친 남성성 때문으로 보고 여성성으로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경제학에 인류 절반의 현실이 담겨 있지 않다는 홍 교수는 경제학의 분석 방법, 분석 대상 선정, 연구자의 성별 등에 묻어 있는 지나친 남성성이 경제학의 균형을 깨뜨리고 이를 적용하면서 경제의 균형도 파괴됐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남성성이 부추긴 경쟁과 이윤 극대화로 범벅돼 결국 세상이 공멸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경제 운영 방식은 물론 학문 세계에서도 여성성을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자식을 기르는 엄마’ 같은 경제학만이 모두가 잘사는 세상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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