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한양도성-탕춘대성-북한산성’ 세계유산 등재 추진…탕춘대성 발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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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한양도성-탕춘대성-북한산성’ 세계유산 등재 추진…탕춘대성 발굴조사
  • 김윤태 기자
  • 승인 2022.04.2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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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탕춘대성-북한산성이 한폭에 그려진 도성연융북한합도. 19세기 전반, 서울대 규장각 소장.
한양도성-탕춘대성-북한산성이 한폭에 그려진 <도성연융북한합도>. 19세기 전반, 서울대 규장각 소장.

서울시는 조선왕조 수도 한양을 수호했던 성곽인 ‘한양도성-탕춘대성-북한산성’을 통합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첫걸음으로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성곽이었던 탕춘대성에 대한 첫 발굴조사를 오는 28일 시작한다. 탕춘대성이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1976년)된 지 46년 만이다. 종로구와 서대문구 경계의 북한산 자락 1000㎡(정밀발굴 50㎡)가 대상으로 오는 7월까지 발굴조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발굴조사 구간은 상명사대 부속여고 인근 2개소로 모두 종로구·서대문구 경계에 위치해 있다.

서울시는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탕춘대성의 성벽 원형과 구조, 성격 등을 규명해 연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등재를 추진한다.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중요한 문화유적임에도 제대로 된 보존·정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탕춘대성을 한양도성·북한산성과 동일하게 사적으로 승격해 보존‧관리를 강화한다는 목표다.

발굴조사는 한양도성도감이 주관하고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실시한다. 탕춘대성은 도심에 위치한 한양도성과 달리 홍지문을 제외한 인근 지역의 개발이 드물고 현재 대부분이 북한산국립공원 내 위치하고 있어 숙종~영조 연간의 성벽 유구 원형이 잘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탕춘대성은 도성인 한양도성과 산성인 북한산성을 잇는 성곽으로 1718년(숙종 44년)~1753년(영조 29년) 축조됐다. 전란 시 왕실은 물론 도성 사람들이 북한산성으로 피난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연결통로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평상시에는 도성 내부 평창동 일대의 식량과 물자를 보관하는 군수창고를 보호하는 방어시설로 기능을 했다.

탕춘대성은 총융청과 경리청 주관으로 축성됐는데 당초 토성으로 계획됐지만 인근 지역에 석재가 많다는 의견을 수용해 일부를 제외하고 석축으로 계획을 변경해 쌓았다. 성 내부에는 경리청의 업무를 이관받아 북한산성을 책임지게 된 총융청이 있었다. 총융청의 위치는 현재 세검정초등학교로 전해지고 있다. 그밖에 조지서와 세검정, 평창, 하창 등 창고시설 등 국가의 중요 시설이 자리 잡고 있었다.

19세기 작성된 지도인 <연융대도(鍊戎臺圖)>에는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잇는 탕춘대성의 모습이 잘 나와 있다. 도성과 북한산성이 방어를 위한 요충으로 인식됐던 탕춘대성의 성곽과 주변 군사시설, 창고시설의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연융대도>는 『동국여도』에 수록된 지도로 국난 상황에 대비해 국왕과 종사를 유지할 전략을 모색하게 하는 의미 있는 지도다.

<연융대도>에서는 탕춘대성을 ‘연융서성’으로 표시하고 있다. 대문인 홍지문은 한북문이라고 쓰여 있고, 그 서쪽에 홍제천 위로 오간수문이 그려져 있다. 성 안의 군영과 창고가 그려졌고 홍제원을 지나 녹번현을 거쳐 박석현으로 가는 길도 표시돼 있다.

탕춘대성은 1921년까지 축조 당시(숙종~영조)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홍수로 홍지문과 오간수문, 탕춘대성 일부가 훼손됐다. 이후 약 50여년간 방치돼오다가 1976년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후 복원공사가 시작돼 이듬해 복원이 완료됐다. 현재는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탐방하는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서울시는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탕춘대성 복원·정비의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연말까지 사적 지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탐방로 정비, 수목 정비, 성벽 3D 스캔 도면 작성 등 보존 관리 활용을 위한 정비사업을 연차적으로 추진한다. 발굴조사뿐 아니라 탕춘대성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한 학술 심포지엄도 6월 중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2008년 문화재실측조사를 종로구와 함께 실시했으며 2016년 ‘탕춘대성 보존·관리 종합계획’ 연구를 실시해 탕춘대성을 발굴·정비하기 위한 학술적 근거를 마련했다. 2022년에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탕춘대성 보존·정비·활용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주용태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탕춘대성은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해 전란 시 피난민을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고 올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을 추진해 보존‧관리를 강화하고자 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향후 ‘한양도성-탕춘대성-북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통합 등재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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