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00대 기업 매출 역대 최대…37곳 1조원 이상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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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00대 기업 매출 역대 최대…37곳 1조원 이상 증가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2.05.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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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00대 상장사 중 800곳 정도가 코로나 상황에서도 매출이 상승하며 1년 새 회사 외형이 16% 넘게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 규모도 처음 1700조원을 돌파했고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기업 숫자도 230여곳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12일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코로나19 국내 발생 2년차에 접어든 지난해 국내 1000대 상장사의 매출액 규모는 1734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996년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2020년 1489조원과 비교하면 1년 새 매출이 245조원(16.4%) 증가했다. 특히 1000곳 중 801곳은 매출 외형이 늘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국내 대기업들은 특수를 누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000대 상장사의 매출 규모는 1996년 390조원 수준에 불과했다. 2년 후인 1998년(501조원)에는 500조원을 넘어섰고 2008년(1197조원) 처음으로 1000조원 시대를 열었다. 2011년에는 1419조원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2011년 이후 매출 외형 성장은 다소 정체기로 접어들었다. 2011년부터 2017년(1492조원)까지는 1400조원대에 머물렀다. 2018년(1537조원)과 2019년(1508조원)에는 1500조원대로 진입했지만 코로나19가 본격 발생한 2020년(1489조원) 다시 1400조원대로 회귀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단숨에 1700조원대로 점프했다.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이 오히려 국내 대기업 입장에서는 매출이 오르는 새로운 기회가 되어 준 셈이다.

1996년부터 2021년까지 26년간 1000대 상장사 매출 변동에서 가장 두각을 보인 회사는 삼성전자였다. 1996년 당시만 해도 삼성전자는 매출 15조8745억원으로 삼성물산과 현대종합상사에 이은 3위였다. 이후 2002년 삼성물산을 제치고 국내 매출 왕좌 자리를 탈환했다. 이때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삼성전자가 매출 1위에 올라설 때만 해도 외형은 39조8131억원으로 40조원에도 못 미쳤다. 이후 2010년(112조원) 매출 100조원 시대에 진입했고 지난해에는 199조7447억원(연결기준 279조원)으로 200조원에 근접했다. 최근 1년 새 매출증가율은 20%대 수준이다.

1996년부터 각 연도별 1000대 기업 전체 매출 규모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에서도 지난해가 11.5%로 가장 높았다. 이는 2020년 11.2%보다 0.3%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1000대 기업 중 삼성전자의 매출 영향력이 더 커진 수치다.

삼성전자가 처음 매출 1위에 올랐던 2002년 당시 매출 2위였던 삼성물산과의 매출 격차는 3조원도 나지 않았다. 당시 삼성전자 매출이 100이라고 할 때 삼성물산은 92.7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국내 매출 2위 한국전력공사와의 매출 격차가 100대29.8로 크게 벌어졌다.

지난해 1000대 기업 중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기업은 229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가장 많았던 2019년(209곳)보다 20곳 늘었다.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230여곳 중에서도 2020년 대비 2021년 매출이 10조원 이상 증가한 곳은 5곳이었다. 삼성전자가 33조4000억원 증가했고, 이어 포스코홀딩스 13조4102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 11조3028억원, SK하이닉스 11조323억원, 에쓰-오일 10조4683억원 순으로 늘었다.

최근 1년 새 매출이 1조~10조원 미만 늘어난 곳도 32곳이었다. 1조 클럽에 새로 가입한 기업으로는 게임업체 크래프톤이 있다. 연결기준 매출로는 지난 2018년부터 이미 매출 1조원대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달리 별도 기준 매출 규모로 보면 지난해 들어서야 처음으로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크래프톤의 사업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2020년 매출액은 954억원(매출 순위 1048위)이었다. 이후 1년이 흐른 지난해에는 1조8283억원(140위)으로 매출 상위권대로 뛰었다. 2020년 대비 2021년 매출증가율은 1815%로 조사 대상 1000대 기업 중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이러한 매출 증가에는 여러 회사들을 흡수 합병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연결 기준 매출로 보면 크래프톤은 2020년 1조6704억원에서 지난해 1조8863억원으로 12.9% 정도 증가했다.

이외에 국도화학(1조4874억원), 선진(1조1692억원), DB하이텍(1조2146억원), 하림(1조871억원), SK렌터카(1조370억원), 팜스토리(1조356억원) 등이 지난해 매출 1조 클럽에 처음 가입했다.

해운업체인 HMM은 1년 새 매출이 120% 가까이 성장하며 지난해 처음 매출 10조 클럽에 명함을 내밀었다. 2020년 6조2239억원의 매출에서 지난해에는 13조6645억원으로 7조원 이상 증가했다. HMM과 동종 업계의 팬오션도 2020년 2조1028억원에서 지난해 4조492억원으로 매출증가율이 90%를 상회했다. 코로나 상황에서 해운 관련 회사들이 매출 성장이라는 호황을 누렸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1000대 상장사 중 2020년 대비 2021년 기준 매출증가율이 1000%를 넘어선 기업 중에는 우리기술투자도 이름을 올렸다. 2020년 기준 436억원(1500위)였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8118억원(266위)으로 1760% 증가했다. 이는 벤처캐피탈 업체인 우리기술투자가 지난 2015년부터 보유한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지분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평가 이익이 높아지는 잭팟이 터졌기 때문이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 7조원대 수준이었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4조원대로 2조5000억원 이상 줄었다. 또 GS건설도 8조8000억원대에서 7조7000억원대로 1조원 이상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조선·중공업과 건설 업체의 경우 최근 1년 새 매출이 떨어진 곳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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